올리브 세이지 협죽도의 도시,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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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세이지 협죽도의 도시,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승인 2018.01.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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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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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⑦

이번 호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시를 아름답게 드리우고 있는 협죽도, 세이지 그리고 올리브나무에 대해 소개한다.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 남부의 항구도시로 이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도시이다. 이 곳은 이웃나라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네움을 사이에 두고 본토와 떨어져 있는 것을 알아 둘만하다. 긴 국가이름을 가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네움 때문에 아드리아 해로 통하는 좁은 해안선을 확보하여 내륙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반면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는 네움으로 말미암아 본토와 육로가 끊어진 셈이다. 본토에서 자동차로 두브로브니크에 가기위해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국경을 지나 가야한다. 여행자는 간단한 여권 검사로 두 나라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두브로브니크에 막 도착한 필자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식물은 협죽도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가로수로 흔하게 봐왔던 협죽도지만 지구 건너편인 크로아티아의 식물로 만난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 됐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고상한 거리, 성벽, 카페 그리고 집들의 정원 곳곳에 빨간 꽃이나 흰 꽃이 만개한 협죽도가 있다보니 이 도시는 마치 협죽도로 감싸진 꽃의 도시로 그림처럼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로폿(Lopud), 시판(Sipan), 콜로셉(Kolocep)의 3개섬 투어에서도 협죽도는 자주 만났다. 이들 섬 여행은 여행자들에게 인기 코스다. 유람선에서 선상 식사는 물론 수영을 하고 섬 산책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콜로셉 섬과 시판 섬에서 협죽도는 바다, 해안가, 관광객을 배경으로 강렬한 줄기와 잎의 모습을 뽐내고 있다. 협죽도를 주인공으로 배치하고 바닷가 경치를 배경으로 넣어 수십장의 사진을 확보해 놨다.

협죽도 잎에는 오레안드린이란 강심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의 함량은 개화기때 최고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잎 또는 나무껍질은 이뇨, 거담, 진통 등의 효능이 있지만, 독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두브로브니크 방문에서 일몰 감상은 여행자들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의 백미다. 케이블카 탑승지에는 일몰 감상의 포인트인 스르지(Srd) 산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해 항상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해발 412m의 정상에 서면 붉은 색 지붕으로 덮힌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와 대비되는 푸른 색 아드리아 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때는 여행자 모두가 프로 사진작가가 된다.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멋진 풍경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산 정상에는 두 번째 식물인 세이지가 기다리고 있다. 산 전체를 덮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양의 세이지가 자라고 있다. 일몰을 보기위해 앉아 있는 여행자들 사이사이에 세이지도 함께 앉아 있다. 세이지의 황색 꽃과 밝은 녹색 잎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다. 사람들이 꺾지 않다 보니 야생으로 튼튼하게 잘 산다. 산 정상 뿐 아니라 바닷가 언덕에도 온통 이 식물이다. 언덕의 돌 틈 사이에서 세이지는 멀리 해안가, 건너편 절벽을 배경으로 바람과 함께 멋진 향을 날려 보낸다. 세이지는 꿀풀과 식물로 잎을 활용하는 향신료이다. 향이 강해서 요리에 넣을 때는 적은 양을 쓴다. 소화불량에 쓸 수 있고 항당뇨, 진경, 구풍작용도 있다.

이 도시에서 세 번째로 만난 식물은 올리브나무다. 이 식물은 멕시코가 원산지이나 현재는 유럽, 아프리카 남부지역, 미국,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재배한다. 올리브 오일은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며 나뭇잎은 혈당을 낮추고 혈압을 내리는 약리작용이 많이 알려져 있다. 성서에서 올리브나무를 감람(橄欖)나무로 잘못 번역하여 혼란을 주기도 하여 꼭 바로 잡고 싶다. 올리브나무의 과명은 물푸레나무과이며 감람나무의 과명은 감람과로서 전혀 다른 나무이다. 중국 책에서도 가끔씩 올리브를 감람으로 잘못 소개를 한다.

올리브나무를 콜로셉 섬 투어에서 실컷 구경한다. 무리를 이룬 올리브나무의 잎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장관이다. 올리브나무는 외국에서 몇 번 보기는 했으나 이 곳 섬에서처럼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것은 처음 발견한다. 귀한 수확이라 카메라 셔터가 쉴 틈이 없고 필자의 기념촬영도 해 둔다. 아름다운 도시, 두브로브니크에서 관심 있는 예쁜 꽃식물들을 만나니 여행이 즐겁고 식물을 공부하는 의욕도 더 앞선다.

박종철 /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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