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생 위한 앱 만들며 한의학과 IT 사이 교량역할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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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생 위한 앱 만들며 한의학과 IT 사이 교량역할 하고파”
  • 승인 2017.12.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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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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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생 교육용 앱 ‘MPS FLEX’ 제작한 남룡북매 팀장 조재성·양운호 학생

교재 구입 후 인터넷 무료강의 스터디…차기작 ‘경혈 검색 앱’ 등 개발 예정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달 30일, 한의대생들의 MPS 근육학 교육용 앱 ‘MPS FLEX’가 발매됐다. 이 앱을 만든 것은 동신한의대 앱·웹 개발팀 남룡북매였다. 본과 공부만 해도 벅찰 한의대생들이 앱 개발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의학플랫폼 제공 회사인 BALKY 같은 팀을 꿈꾸는 남룡북매의 개발·기획팀장 조재성 학생과 양운호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조재성, 양운호 학생

▶‘남룡북매’라는 팀의 소개를 부탁한다.

동신한의대 본과 2학년으로 이루어진 앱·웹 개발팀이다. 구체적으로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며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를 통한 웹사이트 구축을 공부하는 모임이다.

‘남룡북매’라는 팀명은 남해 출신으로 공룡을 닮은 조재성군을 상징화한 ‘남룡’, 북쪽인 서울 출신으로 독수리를 닮은 양운호군을 상징화한 ‘북매'에서 따왔다. 팀 결성 당시 여러 팀명이 있었지만 결국 가장 유치한 이름을 선택하게 됐다.

 

▶‘MPS FLEX’라는 앱을 만들었다. 뜻은 무엇이고, 앱의 특성은 무엇인가?

MPS란 Myofascial Pain Syndrome(근막통증증후군)으로 경근근막침 연구회에서 연구하는 분야다. 그리고 FLEX는 E-Sports에서 어떤 포지션에서든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MPS FLEX는 한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근막통증의 유발점(TP점)을 이미지로 확인하며 체표취혈법을 읽고, 실제 자침하는 장면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MPS연구회의 콘텐츠를 학생의 입장에서 재해석했고 숙련된 MPS조교들과 협업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앱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조재성군이 ‘한의플래닛’이라는 한의학 플랫폼을 출시한 BALKY의 대표 전상호 선배의 강의를 들은 것이 큰 계기다. 우연히 남룡북매의 팀원이자 조재성군의 여자친구인 김석영양의 권유로 인해 특강을 듣게 되었고, 그 때 이후 생각만 하던 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게 됐다. 특강의 핵심은 ‘아무도 너의 아이디어에 관심 없다. 나누라’와 ‘혼자는 못한다. 팀원을 찾아라’ 이 두 가지였다.

사실 조재성군은 2년 전인 예과 2학년 때 앱 개발을 시작했다가 높은 진입장벽에 부딪혀 한 달이 못돼 포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전상호 선배의 조언을 듣고 난 뒤 지난 여름방학부터 매일 6시간 정도 앱 개발에 몰두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MPS연구회에서 매 방학마다 여는 해부학 캠프를 다녀오게 됐다. 캠프가 끝난 이후 자료를 정리하면서 문득 “이건 앱으로 개발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앱 개발 공부와 MPS자료 정리가 운 좋게 맞물려서 동시에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후 약 19개의 통증부위에 따른 62개의 근육리스트를 자체적으로 넘버링하고 학생 입장에서의 통증유발점 및 체표취혈법을 서술식으로 데이터베이스화시켜 현재의 MPS FLEX가 탄생했다.

 

▶각자 맡은 파트는 무엇인가?

역할분배는 분명하다. 조재성군은 개발, 양운호군은 기획 및 홍보로 역할을 세분화하고 남은 팀원들의 도움으로 MPS FLEX를 완성하였다. 팀의 구성원은 모두 같은 학번으로 개발자, 기획자 이외에 디자이너, 컨텐츠 담당으로 세분화 되어 있다.

양운호군은 현재 한의과대학 학생회장으로, 대외활동을 교내 누구보다 잘한다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팀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양운호군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여러 루트에 대해 알아보았고, 풍부한 대외활동을 바탕으로 교내 취업창직동아리에게 지원을 받아 앱 개발에 힘을 실어주었다.

 

▶자력으로 앱과 웹을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배웠는가?

학교 주위에서 앱 개발 관련 스터디나 학원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인터넷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을 사고 무료강의를 들으며 구글링을 통해 의문점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기본서를 병행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거 한 달이 안돼서 포기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를 메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앱 개발에 사용되는 도구들은 모두 시각적인 개발환경을 갖지만 그 기저에는 C언어, Java 등의 기본 컴퓨터 언어가 밑바탕 되어 있어 섣불리 덤볐다가는 조금만 심화돼도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당장은 텍스트만 보이는 기본 컴퓨터 언어일지라도 꼭 기초가 선행 혹은 병행되어야 한다.

 

▶앱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가장 힘든 점은 공부 중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주위에 물어볼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많은 것을 구글링으로 해결했지만 시행착오가 많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또 팀내 동료 개발자를 찾을 수가 없는 것도 문제였다. 우리는 타과의 교학처를 돌면서 앱 개발 팀원으로 적절한 학생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잘 구해지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컴퓨터관련 학과를 대상으로 한 ‘웹 콘서트’라는 특강이 있었다. 우리는 그 곳에 찾아가 쉬는 시간을 이용해 팀원을 찾는다고 홍보하면서 자체 제작한 전단지를 뿌렸고, 결국 웹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를 찾았다. 하지만 그 친구가 졸업학기라 내년부터는 같이 활동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앱에 대해 아쉬웠던 점은 없는가?

아쉬운 점이 있긴 하나 개발 시작 4개월 만에 나온 작품치고는 만족하고 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친구들이 앱을 사용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차기작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차기작 계획이 듣고 싶다.

현재 계획 중인 것은 더욱 한글화되고 시각화된 안드로이드 버전의 경혈·본초 검색 앱과 본과생들을 위한 장부변증 앱이다.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만 개발해 볼 생각이다.

 

▶이 앱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MPS FLEX는 많은 이해관계로 얽혀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은 통증유발점/체표취혈법 정리, 앱 전체적인 구성 정도다. 그 외에 일러스트 이미지는 MPS연구회에서, 실습사진은 각 실습원들에게 동의를 구해 사용하고 있다. 이 이미지들은 교육목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의과대학 졸업과 동시에 MPS FLEX는 구글 스토어에서 내릴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두 번의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으니 지켜봐주길 바라겠다.

 

▶앞으로의 개인적인 포부나 계획은 어떠한가?

우리는 MPS FLEX를 시작으로 한의대생의 편의를 위한 무료 앱과 웹사이트를 구축하며 졸업 전까지 IT전문 지식과 기술력을 확보할 생각이다. 그리고 졸업 이후에는 한의학과 IT분야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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