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를 기억하며…
상태바
20년 만에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를 기억하며…
  • 승인 2017.11.10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영화 읽기 | 공조
감독 : 김성훈
출연 : 현빈, 유해진, 김주혁, 윤아, 장영남

필자는 포털사이트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살펴보는 편이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1위에 그의 이름이 있었고, 좋은 소식이 있나하고 클릭을 했다. 하지만 연결된 뉴스 내용을 보고 뒷머리가 하얘지는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일면식도 없지만 <1박 2일>의 애청자였던 필자에게는 매우 친근한 사람이었는데 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는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더욱 세상 떠나기 3일 전 <더 서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배우 생활 20년 만에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었기에 안타까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 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들을 잃게 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현빈)은 남한으로 숨어든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한편, 북한의 속내가 의심스런 남한은 먼저 차기성을 잡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고,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에게 공조수사를 위장한 철령의 밀착 감시를 지시한다. 

지난 설 연휴에 개봉하여 7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공조>는 화끈한 액션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대역 없이 액션씬을 소화한 현빈과 생활 코믹연기의 달인 유해진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의외로 잘 어울리는 브로맨스를 선보였고, 소녀시대 윤아와 김주혁의 연기 변신 등으로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주었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북한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데 있어 약간의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기존의 버디 영화와 남북한 관련 영화처럼 대조적인 성격의 두 주인공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주되게 그리고 있으며, 이전 영화들과 달리 두 주인공들이 남북한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과 미국 등의 제 3자들이 등장하여 새로운 갈등요소를 만드는 장면 없이 영화 제목대로 공조하는 모습만을 다루고 있어 이데올로기와 아무 상관없이 관객의 입장에서도 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물론 평이한 구조와 뻔한 결말이 조금 아쉽지만 화끈한 카체이싱과 액션, 배우들의 연기들로 인해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동안 멜로 드라마 등에서 따뜻한 모습의 주인공을 통해 주로 착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김주혁이 찔러도 눈물 한 방울 안 나올 정도의 악한으로 등장하여 강한 액션씬을 선보이는 연기 변신을 통해 신선함을 주기도 했었다. 그로인해 그가 또 어떤 새로운 연기를 보여줄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을 찰나에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영화 속 차량사고가 난 장면이 이번 사고와 겹치면서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제나 영화 속에 살아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故김주혁의 연기 변신이 궁금한 관객들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