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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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만날 수 있을까
  • 승인 2017.10.1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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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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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요즘 유행하는 말인 ‘이게 실화냐!’를 외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석연휴가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물론 긴 휴일 덕분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 계발 등을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도 했지만 뭔가 더 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럴 때 우리는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영화나 드라마처럼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아마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최근 타임 슬립물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스무 살의 타카토시(후쿠시 소우타)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에미(고마츠 나나)를 보고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긴다. 운명 같은 끌림을 느낀 타카토시의 고백으로 두 사람은 연인이 되고, 매일 만나 행복한 데이트를 한다. 하지만, 왠지 종종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을 보이던 에미로부터 믿을 수 없는 비밀을 듣게 된 타카토시는 큰 혼란에 빠진다. 그 비밀은 바로 타카토시와 에미의 시간은 서로 반대로 흐르고 있고, 교차되는 시간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30일뿐이라는 것이다.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지금까지 봐왔던 타임 슬립 영화들과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다루고 있다. 이미 제목에서 영화의 내용을 알려주고 있듯이 남녀 주인공들의 시간이 서로 반대로 진행되면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이 한 사람에게는 마지막 날이 된다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애틋한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주인공들의 특이한 상황을 숨겨놓고 마지막 부분에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초반부터 열어두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두 사람이 겪는 감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감독 : 미키 타카히로
출연 : 후쿠시 소우타, 고마츠 나나, 히가시데 마사히로

그로 인해 개연성 없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주인공들과 동화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며, 마지막 부분에 다른 사람의 시간에 따라 두 사람의 만남을 역순으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코끝이 찡해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멜로 영화답게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서정적이고, 예쁜 영상 연출과 함께 로케이션 장소인 일본 쿄토의 다양한 명소를 보여주고 있다.  

5년마다 만남이 허락되는 두 사람의 운명적 사랑을 담담하게 표현해 낸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후쿠시 소우타, 고마츠 나나라는 젊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가슴 아픈 내용이지만 최루성이 아닌 미소를 띠며 볼 수 있다. 그리고 멜로 영화이지만 영화 감상 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긴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복귀한 후 점점 짙어가는 가을에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내일, 어제이 너와 만난다>라는 타임 판타지 로맨스 영화 한 편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러면 나에게 주어진 지금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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