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에 한 사람의 일생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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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에 한 사람의 일생 다 있다
  • 승인 2017.02.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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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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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사랑하기 때문에

한 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나는 많은 과정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개봉을 언제 하느냐이다. 물론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개봉일에 따라 흥행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 현실이기에 영화 제작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로인해 작년 11월에는 개봉예정이었던 한국영화들의 개봉일정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었는데 그 중 한 작품이었던 <사랑하기 때문에>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올해 1월초에 개봉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봉일 변경이라는 강수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홍보과정에서 불거진 문제 등이 겹쳐지면서 흥행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사랑하는 연인이 현경(서현진)에게 고백하러 가던 날, 이형(차태현)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 후 그는 여고생, 이혼위기의 형사, 모태솔로 노총각 선생, 첫사랑만 찾는 치매할머니까지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뜻밖의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유일하게 자신의 비밀을 알아챈 4차원 소녀 스컬리(김유정)의 도움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기로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그간 차태현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를 한 번쯤 본 관객들이라면 눈치챌 수 있는 말 그대로 차태현표 영화, 즉 소소한 재미가 있는 착한 영화이다. 故유재하의 동명의 노래인 ‘사랑하기 때문에’를 모티브로, 차태현이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의 몸에 들어간 뒤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하는 내용이다. 그로인해 차태현뿐만 아니라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를 연기하는 배우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이며, 성별과 나이를 떠나 다양한 사람들의 연기를 한 번에 해내는 차태현의 연기를 보는 재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연결되면서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방해한다. 물론 이를 의식해서 결말부분에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려고 하지만 이미 그 힘은 매우 약하게 작용되면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무난한 선택을 하고 만다. 또한 예상과 달리 남녀주인공들의 분량과 2016년 스타로 발돋움한 서현진과 김유정이라는 좋은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부분은 너무나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확실하게 전달되지만 요즘 같이 내용으로나 액션으로나 강한 영화들이 판을 치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반면 2017년을 좀 더 밝게 보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관객들이라면 <사랑하기 때문에>는 ‘힐링영화’라는 광고 카피에 걸맞게 보고 나면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연배우인 차태현이 직접 부른 <지난 날>을 엔딩크레딧에서 들을 수 있으니 끝까지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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