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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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찾고 있어”
  • 승인 2017.01.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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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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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너의 이름은

2017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작년부터 이어져온 뉴스가 연일 계속 되면서 여러모로 뒤숭숭한 분위기는 여전하여 새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안방극장과 극장가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잠시나마 현실을 벗어나 묘한 판타지 속에 빠지고 싶은 대중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카미키 류노스케)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카미시라이시 모네)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신기한 꿈을 꾼다. 낯선 가족, 낯선 친구들, 낯선 풍경들이 반복되는 꿈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마침내 두 사람이 서로 뒤바뀌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후 뒤바뀐 삶을 살고 나면 서로에게 메모를 남기게 되면서 두 사람은 점점 친구가 되어간다. 하지만 타키는 언제부턴가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자 자신들이 특별하게 이어져 있었음을 깨닫게 되고, 미츠하를 만나러 간다.

<초속 5센티미터>와 <언어의 정원> 등 작품성 뛰어난 애니메이션을 연출하며 차세대 미야자키 하야오, 포스트 호소다 마모루라 불리우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인 <너의 이름은.>은 얼핏 보면 여타의 영화들에서 무수히 다뤘던 남녀간 바디 체인지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그저 그런 영화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은 극중 미츠하의 할머니 대사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이어져있다는 ‘무스비(맺음)’를 강조하면서 앞서도 언급했듯이 일본의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혀 개연성 없는 바디 체인지 이야기로 시작하고, 나중에는 시간을 되돌리며 인간의 생사에 관여하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점점 결말로 가면서 이야기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너의 이름은.>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마치 실사 영화를 방불케하며 도쿄와 시골의 모습을 매우 아름다운 영상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고,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가슴 한 켠을 찡하게 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슬픔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있기에 역대 일본영화 흥행 순위 4위와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2위라는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실에 지친 관객들의 위로하고 힐링 시켜주는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개봉에도 영향을 끼치며 쟁쟁한 한국영화들을 따돌리며 개봉 첫 주 흥행 1위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물론 관객들에 따라 호불호가 명백하게 나누어질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우리 모두가 이어져 있다는 무스비라는 말이 꽤나 인상적으로 남는 <너의 이름은.>을 통해 2017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넉넉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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