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양과 상관없이 대장암 간 전이 촉진 입증
암 전이 관리하는 중요한 근거 마련
[민족의학신문=박애자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암은 대장암이다. 대장암은 발병률 세계 1위로 주요 사망원인은 간으로의 전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주가 대장암의 간 전이에 미치는 영향과 기전을 증명한 논문이 발표됐다. 임휘진 한의사(대전대학교한방병원 암연구팀)는 음주가 대장암의 간 전이에 미치는 영향과 기전을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 이와 관련, 임휘진 한의사를 만나 논문을 연구하게된 계기와 한의계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논문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달라.
논문 제목이 ‘A Preclinical Model of Chronic Alcohol Consumption Reveals Increased Metastatic Seeding of Colon Cancer Cells in the Liver’이다. 이번 논문은 음주가 대장암의 간 전이에 미치는 영향과 기전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연구이다. 암의 전이는 암세포의 씨앗이 다른 조직에 뿌려지고(Seed) 영양분을 잘 받아야 하는데(Soil), 음주가 이 Seed 과정을 약 2.5배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암세포가 조직에 더 뿌려지는(Seed) 기전으로 암세포가 간 조직에 부착하는데 필요한 ICAM1이라는 단백질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음주는 Soil 과정도 2배 이상 촉진했는데, 암세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염증세포들이 혈액에서 간으로 이동해 암의 성장을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는 또한 혈액에서 암세포를 감시하고 죽이는 NK cell과 같은 면역세포의 숫자를 30~40%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논문은 석사과정 중 제1저자로 참여해 대전대학교한방병원 암연구팀(지도교수 손창규)이 2년간 연구한 결과로, 미국암연구협회(AACR)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암 분야 권위지 Cancer Research (Impact Factor 9.3)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손창규 지도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좋은 연구는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라 생각한다. 이러한 모토 아래 연구팀은 다양한 연구주제(스트레스, 대사성질환, 뇌질환, 암, 한의학 등)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중 평소 암이라는 질환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암 환자의 90% 이상이 전이로 인해 사망하는데, 이러한 전이를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더욱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대장암(발병률 세계 1위, 10만 명당 45명)도 주요 사망원인은 간으로의 전이다. 또한 암 진단 후에도 30% 이상의 환자들이 술을 마시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아직까지 음주가 간 전이에 미치는 영향과 기전에 대한 과학적 실험연구는 없었기에 이번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논문을 준비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다양한 변인을 통제하고 재현성 있는 실험법을 세팅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또한 임상적인 상황과 가까운 실험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이슈였다.
▶이번 논문이 의미하는 바는.
음주가 대장암의 간 전이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음주가 일부 질환에서는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대장암 위험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하는 것이 분명히 증명됐다. 암의 전이 예방은 암 환자의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이슈인데, 특히 후속연구에서는 음주의 양과 상관없이 대장암의 간 전이를 촉진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서 한국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의 간 전이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기전을 밝힘으로써, 향후 대장암의 간 전이를 막는 약물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논문이 한의계에 미칠 영향은.
암 환자를 진료하는 한의사에게는 암의 전이를 관리하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한의학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학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는데 기여해, 한의사의 국제적인 위상을 제고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계획은.
연구하는 한의사로서 한의학의 과학적인 증명, 만성질환의 치료법 개발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 임상과 연구의 적절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