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칼럼] 한의학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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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칼럼] 한의학의 미래는?
  • 승인 2016.02.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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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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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 간에 많이 읽혀지던 한의학 서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한의사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의학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書誌學的 考察을 하는 것은 끝났다고 생각된다. 한의과 대학이 만들어지면서 그리고 학위과정이 생기면서 書誌學的 考察로 한의학을 증명하는 것은 점점 없어졌다. 특히 임상과목에서는 현격하게 없어졌다.

고   흥
세명대 한의대 교수
한의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중의학 기초이론과 변증이 빨리 접목된 것으로 알 수 있다. 중국에서 1955년부터 30년 동안 정리한 중의학 이론을 처음 접할 때, 모호하고 분산되었던 것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기술되었으며 역사적 고증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을 보면서, 여기에 과학적인 검증만 더해지면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다만 중국에서는 1990년 이후로 자신들의 중의학 체계를 한방병명의 정리에서 양방병명에 한방적 변증을 하는 식의 현대의학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진행될 때, 우리는 辨證論治를 확대 적용하여 辨證名을 진단명으로 확대하는 식으로 반대로 간 것 같다.

임상과목에서는 현대병명을 기준으로 한방내용을 채우는 방식과 현대병명과 한의학을 별도로 구분하여 기술하는 방식이 있지만, 현대병명과 한의학을 연계시키고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였다.

그러나 辨證體系로 한의학을 검증하는 프로토콜 기준을 만들기 어려웠고, 한의사들 사이에 현재 공통적으로 인지되고 있는 한의학 이론을 증명하는 프로토콜은 없다. 점차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이 한의학을 검증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생각되고 있고, 현재는 표준화 작업을 통한 임상검증이 준비되고 있다.

한의학 교육 혁신…기초학 교실의 변혁 필요
필자가 지금까지 써온 생각을 정리하여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한의학의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書誌學的 고찰을 충분히 했고, 書誌學的 고찰을 통한 연구는 한계점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점검하고 우리 것을 다시 새롭게 정의내릴 필요가 있으며, 한계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향후 배출되는 한의사의 교육에서 임상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기초학 교실에 바라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임상의에서 볼 때 한방의 미래는 書誌學的 고찰에 있지 않으며, 우리를 객관적 과학적 방법으로 볼 수 있고 해석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가르치는 기초학 교실의 변혁이 필요하다. 학부과정에서 書誌學的 연구를 하는 원전, 의사학, 한방생리, 한방병리는 한의학 원론으로 축소 통합되고 대학원과정에서 개설되어 심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학부과정에서는 書誌學的 연구를 통하여 임상에 적용되지 못하는 것을 철학적으로 학생들에게 이야기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버트란트 러셀은 “과학은 우리가 아는 것이고, 철학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아는 것으로 전환된 것을 추려서 활용하고 발전시키고, 모르는 것을 강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금의 한의과대학 교육은 書誌學的 이론의 연역적 사고보다는 이미 밝혀진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생화학의 지식을 전공한 교육자를 통해 공부하고, 많은 임상보고와 실험 결과물을 이용하여 古典의 의미를 과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고방식과 응용할 수 있는 사고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학부시절에 배웠던 양방지식과 한방지식을 연결하여 어떤 식으로 운영하고 생각하여야 하는지를 가르치지 않고, 따로 배우고 학생이 알아서 연결시켜 보는 식의 소모적 교육은 의미가 없다.

이런 풍토가 한의학이 상상력을 통해 각 한의사마다 다른 판단을 하게 만드는 현실로 이어졌다고 본다. 정확한 의미의 해석이 어렵지만, 임상의와 교류하여 임상에서 적용되는 것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필요하다. 기초학 교수가 자신들의 방식으로 진료하는 진료교수가 되어 한의학 이론을 임상으로 증명하겠다는 것은, 현재의 기초 한의학 연구가 실제와 거리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본다.

임상실례 통한 활용 후 바탕되는 이론 공부 실용적
한의학 원론에서 언급되는 이론이 실제 임상질환에서 어떤 식으로 응용되는가를 가르치는 실용적 지식과 ‘철학과 같은 모르는 것’을 배제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의학자로 인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중심으로 이미 밝혀지고 검증된 것을 이용하여 한방 이론을 점검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書誌學的인 의학관에서 나온 것은 의학적 운용이 중요하다.

그런데 막상 운용방법은 단순한데, 배경지식과 기초이론으로 단순한 것을 복잡하고 난해하고 무언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포장된 경우가 있다. 임상에서 실제 운용되는 방식을 보게 되면, ‘이런 단순한 운용을 왜 그리 복잡하게 생각했을까?’ 할 때가 있었다.

처음의 기초를 몰라서 그런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개인적으로 최종적인 활용의 예를 듣다보면 실망스러운 것을 경험했다. 고전의 배경지식과 기초를 중시하여 설명하지만, 막상 최종 활용을 듣다보면 한계점과 모순을 금방 알게 된다.

이런 방식에서 또 다르게 느끼는 문제점은 ‘단순한 사실인데, 빙 둘러서 이야기하고 스스로 알게 한다는 명목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안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힌트를 주면서 ‘아! 하고 大悟覺醒’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선문답 같은 깨달음을 추구하도록 한다.

처음부터 고생고생해서 배경지식을 배우고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는 식의 교육은 소모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교육관이며, 결론적 활용을 보면 그런 연구나 노력을 하지 않았을 것을 붙잡고 있을 수 있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로 ‘자기 아버지는 60년 평생을 주역을 공부하시고 어느 날 자기에게 주역의 참뜻을 알게 되었는데, 책이나 말로 자신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셨다’라는 이야기나 ‘한평생 연구하여 절대법칙을 알아내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라는 이야기 같이, 스스로의 이론에 매몰되어 주변을 보지 못하고, 결론만 보면 사실 별거 아닌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書誌學的인 이론은 ‘운용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배경지식이나 그 이론의 배경만 배우고 활용을 적게 하는 것보다는, 임상실례를 통한 활용을 우선 배우고, 그 바탕이 되는 이론을 공부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

한의학 미래, 안전하고,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의학의 미래는 안전하고,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에 있다고 본다. 한약 복용 후 간 기능 이상이 있으면, 추적검사로 간기능 검사를 통하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편하며 약효가 높고 가격이 저렴한 질 좋은 한약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한의학의 개혁은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과학적인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키우는데 있다. 학부과정에서 書誌學的 연구는 한계점을 고려하면서 강의되어야 하며, 새로운 연구와 개발은 기존의 임상보고, 경험보고, 실험결과를 고려하여 판단하는 사고전환을 증진시키는 방향에서 필요한 교육이 보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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