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 이끄는데 성공… 포털서 ‘뜨거운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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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관심 이끄는데 성공… 포털서 ‘뜨거운 논쟁’
  • 승인 2016.01.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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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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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회장 골밀도 시연 기자회견’ 파장… 결과 값 해석 ‘논란’ 양방 공격 받기도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지난 12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김필건 회장이 직접 골밀도측정기를 시연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피켓을 들고 사진 찍는 기자회견의 틀에서 벗어나 한의사도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진행된 것이었다. 김필건 회장의 시연으로 인해 ‘논쟁’이 뜨거웠다.

기자회견에는 공중파를 비롯해 다수의 방송사 및 신문-인터넷 매체 기자들이 참석해 한의협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 매체들은 지난해까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복지부의 직무유기와 향후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을 진행할 계획 등의 내용을 보도해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다.

한 인터넷 매체는 “저를 고발하세요, 한의사협회 의료기기 사용 강행”이라는 제목으로 당일 기자회견 기사를 정리했다. 포털에 공개된 이 기사에 ID speed***는 “의사들도 저것을 설치기사나 영업사원한테 배운다! 저런 게 뭐 대단한 특권이나 의료기술도 아닌데 의사들이 독점을 한다는 건 불합리하다”, ID 엑**는 “측정기는 단순 측정기계일 뿐이다. 의사가 아니라 국민 누구라도 사용법만 알면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뭐가 문제인지”, ID 제임스**은 “의료기기를 의사가 만드냐? 과학자나 기술자가 만들지. 그들이 만든 의료기기를 의사만 쓰고 한의사는 못쓰게 하는 건 누구를 위한 의료정책인가”, ID GN*는 “나는 의료기기 누가 사용해도 좋아요, 다만 치료 잘하고 치료비 저렴하게 해주는 의료인이 좋아요. 무슨 야구장도 아니고 나무배트, 알루미늄배트 따지나”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또한 포털사이트 네이트에서 진행 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논란… 어떻게 생각하세요?’ 찬반투표에서도 22만5668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55.38%(14만1601명)’, ‘반대 44.54%(11만3869명)’으로 최종 마감됐다. 의사협회의 ‘참여 독려 여론조작 의혹’ 속에서도 찬성이 많았다.

기자들 뿐 아니라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도 이날 기자회견 기사의 링크가 많이 올라와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양의계에서는 김필건 회장의 판독이 잘못됐다며 한의사에게 의료기기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기자회견 직후 ‘의료혁신투쟁위원회’에서는 초음파골밀도기 시연을 한 김필건 회장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한의협은 기자회견 당시부터 의료기기를 사용했으니 문제가 되면 법적 조치를 해 줄 것을 선언하고 법 앞에서 당위성을 설명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날 건강한 20대 남성의 골밀도를 측정한 결과 T-score -4.41로 나와 골감소증으로 진단했는데 T스코어 수치가 -4.0 이하로 나오는 경우는 80세 노인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라는 게 양의계의 의견이다.
또 의협은 “단순히 기계 값을 읽을 수 있다는 것과, 의학적 분석 및 소견을 통해 이를 치료하는 문제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며 “측정 대상으로 삼은 29세 남성의 골밀도 수치가 떨어진 원인이 무엇인지 김 회장은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명확히 답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양방의료계의 반응에 대해 김필건 회장은 기자회견 다음날인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초음파골밀도기 시연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골밀도측정기만으로 확진할 수 없어 다른 검사를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며 “29세 남성분 같은 경우에는 -4정도가 나왔다. 그 장비에 있어서 -1 수치 이하일 때는 정상이고 -1에서 -2.5수치가 나올 적에는 골감소증, -2.5 이상일 때는 골다공증으로 보통 진단을 하는데 이럴 경우 그 장비 하나만으로 확진을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도 수치가 그렇게 떨어지게 나타날 경우에는 촉발성, 그러니까 약물이나 종양 또는 신장질환 같은 다른 기저 질환들을 의심해야 한다”며 “그 검사 장비 하나만으로 확진을 지을 수 없으니 다른 검사를 병행해 확진을 지어야지 지금 상태에서 골다공증을 확진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였다. 그렇게 이야기했던 것을 악의적으로 해석해 공격을 했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한의사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한 한의사는 “회원들이 원하는 것을 회장이 직접 나서서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의사는 “기기사용과 데이터의 적용, 분석의 과정에서 해당 진단에 능숙한 양의사 수준의 시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다”며 “법적인 문제를 우려해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진단기기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학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분들이 한의계에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기에, 한의사들은 진단기기를 사용할 능력이 없다는 음해에는 어렵지 않게 반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복수의 또다른 한의사들은 “차라리 전문의한테 맡겼으면 좋았을 뻔 했다”며 “초음파나 혈액검사, MRI를 제시해도 판독할 전문의들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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