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99] 궁중비전 興陽續嗣의 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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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99] 궁중비전 興陽續嗣의 묘결
  • 승인 2015.10.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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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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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 산책- 699 「春方妙訣」

 
일제강점기인 1934년 봄에 펴낸 방중의약서 1종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그 이름은 「春方妙訣」, 서명의 春方이란 표현은 성애를 증진하기 위한 방도라는 의미로서 고아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서명 앞에 ‘宮中秘傳’이란 부제가 붙어 있지만 본문 안에서는 분명하게 왕실에서 유래하였다는 명문이나 확증을 찾아볼 수 없어 의아할 뿐이다.
 

◇「춘방묘결」본문

편저자는 서문에 ‘寶蓋山人’이란 아호로만 밝혀져 있는데, 국내에 연천과 창원 등 여러 곳에 보개산이 실재하고 있어 지명만으로는 더 이상 추적하기 어렵다. 아마도 책의 성격상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어 실명을 밝히기 꺼려했던 저자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형식을 갖춘 서문은 아니나 4조로 나누어 기술한 편자의 집례를 보면 이 책의 성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곧 “의학에 助陽하는 약제가 있지만 재주 있고 똑똑한 젊은이들이 幸樂의 구실로 삼을까 염려되어 前聖께서 감춰두고 세상에 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후대에 사대부들이 방술하는 방사에게 간구하여 금석약을 만들어서 오히려 인명을 크게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금석약으로 몸을 상하느니 정혈을 滋潤시키는 약으로써 진액을 생기게 하고 양기를 돕는 것만 못하므로 특별히 보익강장제를 골라 갖추어 기록하였다”라고 밝혔다.

또 남자에게는 양기가 부족하면 세상사는 즐거움이 없고 여자에게는 월경이 고르지 못하면 후사를 잇는 慶事를 누리지 못한다고 전제해 놓았다. 바꿔 말해서 이 책을 펴낸 주안점이 ‘興陽續嗣’ 즉, 남자의 양기를 돋우고 여자에게는 求嗣를 목적으로 하는 2가지 초점에 놓여 있어,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적용해야 할 것임을 말하고 있다.

집례에는 또한 이 책의 밑거름이 된 몇 가지 인용서가 거명되어 있는데, 「攝生秘劑」, 陳希夷의 「房術玄機」, 岐天師의 「石室秘錄」, 錢太醫의 「辨證奇聞」등이다. 다만 주인용서 가운데 「변증기문」은 陳士鐸이 황제시대의 명의 기백을 天師로 가탁하여 쓴 작품인데, 여기서 錢太醫라고 지칭한 것은 淸 太醫院使 錢松이 刪定한 판본을 말하는 것이며, 이로부터 왕실비방이라 칭탁한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본문에 수록된 방제는 모두 136종으로 밝혀져 있는데, 본편에는 斑龍補天丸으로부터 固本建陽丹, 五子衍宗丸, 加味雙補丸, … 興陽單方, 弱陽諸物에 이르기까지 93조가 수록되어 있다. 또 부록편에는 寬皮湯(洗龜法), 興陽蜈蚣岱, 武則天花心動房術, 錦帳生春丹, 相思鎖, … 對爐入戶方, 快女丸, 小浴盆 같은 갖가지 흥양하는 비법과 구사 명방이 수록되었고 끝으로 春方藥性歌가 실려 있다.

약성가는 7언으로 되어 있으며 18귀의 많지 않은 분량이다. 이것은 우리가 아는 여러 가지 약물의 氣味와 약성, 그리고 주치, 효능 등을 암송하려는 일반적인 약성가와 다르게 보양제의 相兼, 相須, 相惡약등을 열거하여 방제구성에 있어서 편리를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이 책을 처음 펴냈다는 1934년판은 보이지 않고 1971년에 신활자로 인쇄한 것만 확인된다. 그마저도 300부 한정판이라 이제는 보기 드문 형편이다. 소형의 袖珍本으로 한지로 표지를 입히고 전통방식의 線裝으로 제책하여 품격이 느껴진다.

또 안쪽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인 귀부인이 ‘一度千年思’라고 적힌 보함을 두 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그 아래 藥??紙로 입구를 봉한 약탕관 그림에 ‘千金補腎湯’이라고 적혀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후로 누군가에 의해 이 책의 주요 내용을 골자로 「養生妙訣」이란 이름의 번역판이 나왔으나 본문 일부가 바뀌었고 권후반에 四季調攝, 服食方, 衛生至要, 香譜 등 여러 가지 다른 내용이 혼입되어 본서의 구성과 특색이 상당 부분 변형되었기에 차라리 서로 다른 책으로 보는 것이 나을 듯하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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