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한의대 인증평가, 사태 해결 후 최우선 처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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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한의대 인증평가, 사태 해결 후 최우선 처리할 것”
  • 승인 2015.10.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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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자 기자

박애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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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균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한의대 교수)

상지대 사태,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학생들한테 미안
한의대 인증평가, 학내 구성원 공감대 형성


[민족의학신문=박애자 기자] 지난 7월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가 파면 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번 징계와 관련해 학생들은 부당징계라며 징계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급기야 학생들은 무기한 수업거부까지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수업거부까지 하며 징계철회를 요구할까?

◇방정균 교수
파면 당한 교수는 방정균 교수다. 상지대 한의대 1기 졸업생이며, 한의대에서 원전학을 가르치고 있다. 방 교수는 교수협의회 회장으로서 지난해 8월 사학비리 전과가 있는 김문기 전 이사장이 20년 만에 상지대 총장으로 돌아오자 지속적으로 퇴진 운동을 벌였다.

결국 눈엣가시로 여긴 대학본부 측에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파면이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학생들은 반발했다.

설상가상 지난해 8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상지대는 D등급을 받았고, 누적된 불만 등이 쌓이며, 학내 분규가 일어났다. 이와 관련, 방 교수를 만나 상지대 상황을 들어봤다.

▶현 상황은 어떤가.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상지대에 정이사 8명과 임시이사 1명을 선임했다. 사분위는 김문기 옛 상지대 재단 이사장의 둘째 아들 김길남 씨를 포함해 옛 재단 인사 4명을 정이사에 선임했다.

이렇게 형성된 이사회는 2014년 8월 김문기 씨를 상지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그때부터 교수와 학생들이 김문기 씨 퇴진과 이사회 퇴진 요구 운동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정대화 교수를 파면한데 이어 7월에는 저를 포함한 교수 3명이 부당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8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상지대가 D등급을 받았다. 이번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2점만 더 떨어졌으면 자연 폐교나 평생교육원으로 강등될 뻔한 것이다.

기존에 누적된 불만과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교수 부당징계 등 상황이 이렇게 되자 8000명 학생들은 9월 14일 총회를 통해 수업거부를 의결했고, 15일 5대 요구안을 내세우며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5대 요구안은 ▲총장 이하 본부 보직교수 총사퇴 ▲구성원이 참여하는 대학구조개혁평가 진상조사위원회 및 대책위원회 설치 ▲구성원 부당 징계 즉각 철회 ▲상지학원 이사 전원 사퇴 ▲교육부 재감사 및 임시이사 파견 등이다.

이에 앞서 한의대는 총학생회 총회가 열리기 1주일 전인 9월 7일 총회를 통해 6대 요구안을 내세우며, 수업거부를 의결했다. 다만, 수업거부는 총학생회 총회를 지켜본 이후 실행에 옮기기로 했고, 총학생회가 수업거부를 의결하면서 15일 동시에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한의대가 내세운 6대 요구안에는 총학생회에서 요구하는 5대 요구안과 함께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 대책 마련을 포함했다.

그렇게 시작된 수업거부는 현재 4주차에 접어들었고, 학생들은 유급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교육부와 대학본부는 요지부동인 상태다.

▶한의대 교수 신분으로서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수락한 이유는.
상지대 한의대 1기 졸업생이다. 1988년 입학했고, 재학 시절 김문기 씨의 반교육적인 행태와 잘못된 악행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2년 한약재료학과 폐과 논란이었다. 당시 김문기 씨는 한약재료학과를 개설해놓고는 약대로 속여 신입생을 모집했다. 추후 문제가 불거지자 한약재료학과를 폐과하면서 이를 무마하기 위해 한약재료학과 학생들은 한의대에 편입시키려고 했다. 이에 당시 한의대생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2학기 내내 수업거부를 진행했으며, 당시 비대위원장은 자해까지 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도 보였다.

부조리를 몸으로 겪었으면서도 지금까지 상지대를 떠나지 않았다. 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도 상지대에 있었다. 김문기 씨의 퇴출 전과 후를 모두 겪었고, 김문기 씨의 퇴출 이후 이것이 진정한 대학이라는 것, 상지대의 발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문기 씨의 등장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고, 상지대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학교 문제도 심각하지만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도 심각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 상지대 한의대는 50병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의대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한다.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2017년부터는 상지대 한의대 졸업생들은 한의사 국가고시를 응시할 수도 없게 된다. 이에 따라 10월 1일 상지대 부총장, 기획처장, 교수단, 상지대 한의대생들이 모두 모여 한의대 인증평가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부총장은 한방병원 추진위원회를 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한방병원 추진위원회는 기존에도 존재했다. 한의대 교수까지 포함된 한방병원 추진위에서는 그 동안 여러 가지 기획안을 제출했었지만 본부 측에서 무시만 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다시 논의하자고 말하고 있다. 결국 이번 간담회는 지난 1년 동안 본부가 한의대 인증평가와 관련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드러냈다.

▶현재 학생들이 무기한 수업 거부 중이다. 교수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상지대를 졸업한 선배이자 교수로서 학생들한테 미안하다. 선배들이 나서서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도록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다. 번듯하게 잘 꾸려진 교육 환경에서 수업을 들어야 할 학생들이 강의실을 벗어나 투쟁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더 이상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교수들이 나서야 한다. 학생들의 주장은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수업에 복귀해주길 부탁한다.

▶중간고사가 얼마 안 남았다. 수업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학생들이 유급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대한 복안은.
현재 학생들은 5주차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교육부 규정상 전체 출석일수의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학생들의 성적 입력이 안 된다. 학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교육부도 개입해야 한다. 학생들의 유급은 학교 본부와 교육부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정을 적용해 학생들을 유급시키는 것은 교육부와 본부의 직무유기다. 만약 학생들이 유급된다면 교수들은 전원 사퇴하고 온 몸으로 막을 준비도 돼 있다.

▶한의대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작다. 한의대 교수로서 한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그러지 않는 이유는.
한의대 교수 대표라면 한의대 목소리를 언급하겠지만 현재 처해있는 위치가 상지대 전체 교수협의회를 대표하고, 학생, 직원 등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이다. 한의대 역시 총학생회의 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학생회에서 7개 단과대학의 의견을 모아 제안한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상지대에서 한의대 빼면 뭐가 있냐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상지대 속의 한의대다. 상지대가 존재하지 않으면 한의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지대 사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 해결은 한의대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의대 비대위와 교수협의회간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됐었고, 상지대 사태가 해결되면 최우선 정책으로 처리하기로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개인적으로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상지대를 졸업한 학생이자 소속 교수로서 상지대 한의대가 전국 어느 대학 못지 않은 우수한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한의대 인증평가 뿐만 아니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한의대 교수이지만 크게는 상지대 소속이다. 현재 학교 상황이 파행으로 혼란스럽지만 과거의 민주대학으로 자리잡고 중부권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 또한, 치열하게 복직 투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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