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94] 건강식단을 지향하는 최선의 조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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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94] 건강식단을 지향하는 최선의 조리법
  • 승인 2015.09.0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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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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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饌饍繕冊」①


고조리서이자 약선 식치의 적용방법에 대해 참고할 만한 문헌 한 종을 소개하기로 한다. 대부분의 민간 전래 사본류들이 그렇듯이 이 책자 역시 저자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 「찬선선책」

 

 

특히 이 책자를 베껴 쓴 작성자의 서명이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자료의 특성상 다른 조리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사본 역시 한 집안의 사람들 이외에 바깥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어서 반드시 작성자를 적어야할 별다른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때문일 것으로 해설하고 있다.

원서는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지난 2013년 청주시에서 지역문화연구 성과물로 해설과 번역, 영인을 곁들여 「반찬등속」이란 서명으로 펴낸 바 있다. 원서의 표지에 적힌 서명에는 ‘‘반찬(ㅊ+아래아+ㄴ)하(ㅎ+아래아)난(ㄴ+아래아+ㄴ)등속’이라고 적은 한글 표기와 함께 ‘饌饍繕冊’이라는 한자서명이 적혀 있다.

아울러 한쪽 켠에는 ‘文字冊’이라고 쓴 부제도 병기되어 있어 애초에 실용적인 용도로 여러 가지 내용을 한 책안에 모아서 기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본문에는 한글로 ‘반찬등속’이란 제목이 적혀있어 일반적으로는 「반찬등속」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

해설에 따르면 이 책의 크기는 가로 19.3cm, 세로 20.5cm이고 반엽, 즉 1면에 9∼11행, 행당 자수는 11∼16자로 일정치 않은 필서본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앞뒤 표지 2장을 제외하고 본문이 30장, 60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음식조리법을 적은 부분과 문자책에 해당하는 부분이 2부분씩 번갈아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문자책은 앞쪽에 5장, 뒤쪽에 8장 들어 있다. 음식 부분은 한글로 쓰였고 문자 부분은 한문으로 기재하여 구성상 구별되는 것 또한 이 책만의 특징이다.

연구자에 따르면 이 사본의 뒤표지에 적힌 ‘淸州西江內壹上新里’를 근거로 이 책의 출처를 현재 충청북도 청주시 일대로 비정하였으며, 이 지역에 세거하여 집성촌을 이루어 살았던 진주 강씨 일족 가운데 한 집안의 부인네가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사본의 작성 시기에 있어서도 앞표지에 적힌 ‘癸丑臘月二十四日’을 토대로 한글표기라든가, 식재료, 조리방법 등을 감안하여 1913년으로 고정하였다.

이 책에 담겨진 실제 내용에 있어서는 1800년대 말엽에서 1900년대 초반까지의 한국 음식문화사와 충청도 청주지역 일원에서 행해졌던 식생활 문화를 알려주는 귀중한 문헌자료라고 그 가치를 높게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필자가 보기엔 식재료나 식단, 음료, 조리법 등 식생활문화 측면뿐만 아니라 자연식품만을 조리했던 조선시대 마지막 세대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향후 미래세대의 건강음식의 지향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면에서도 고려할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글표기와 문자어휘 부분에서 19세기말엽 청주지역의 충청도방언이나 일상사물의 표기방법 등 국어학적인 면에서도 연구할 가치가 있다.

본문 가운데 조리법 부분은 김치나 짠지 종류의 반찬, 과자와 떡, 음료 등을 만드는 방법이 서술되어있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조리법은 각 조리법 내에서 음식을 종류별로 분류하여 서술하고 있기는 하나 음식의 종류가 중복하여 등장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보아 애초에 집필의도를 갖고 체계적으로 분류를 나누어 적은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실생활에서 경험하고 체득한 지식을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시기에 기록하였기 때문에 각자 나뉘어져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문자집 부분의 주요 내용으로는 음식이나 과자류의 명칭을 적거나, 약초나 식재료를 언급하고 있어 서로 관련성을 띠고 있으며, 음식조리와 관련된 것 이외에도 혼례용품이나 생활소품이나 가구 등 다종다양한 일상사물을 지칭하는 단어나 四字成句들을 수록해 놓았기에 자그마한 일상어사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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