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휴가에서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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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휴가에서 벌어지는 일
  • 승인 2015.08.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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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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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숀 더 쉽

감독 : 마크 버튼, 리처드 스타잭
출연 : 저스틴 플레처, 존 스파크스, 오미드 다릴리


숨 막힐 듯한 찜통더위와 잠 못 이루게 하던 열대야도 서서히 사라지면서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어느 덧 가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또한 여름방학과 여름휴가도 끝나면서 모두들 상반기에 이루지 못했던 일들을 하반기에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꾀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특히 올 여름 한국영화계는 상반기의 부진을 떨쳐내면서 여름 영화 시장에서 연이어 선전을 하면서 하반기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그리고 올해 여름 영화 시장에서 눈에 뜨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애니메이션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7월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을 비롯하여 ‘미니언즈’가 블록버스터 영화들과의 대결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이번에 개봉하는 <숀 더 쉽> 역시 이미 ‘월레스와 그로밋’을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드만 스튜디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애니메이션의 열풍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던 숀은 어느 날 버스 광고처럼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함께 아빠를 잠시 재우고 그들만의 휴가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만 아빠가 잠들어 있던 자동차가 움직이면서 빅시티로 향하게 된다.

그래서 숀과 친구들은 달랑 아빠 사진 한 장을 들고 아빠를 찾기 위해 빅시티행 버스에 탑승해버린다.

1997년에 개봉했던 ‘월레스와 그로밋’의 에피소드 중에 하나인 ‘양털도둑’에 등장했으며, ‘못말리는 어린 양’이라는 TV 시리즈로 익숙한 어린 양 숀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만들어진 <숀 더 쉽>은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너무 귀여운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보여주면서 단순히 영화 감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형으로라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다.

또한 대사가 전혀 없이 거의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모든 것을 행동과 얼굴표정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기에 나이에 상관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도대체 어떻게 작업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배경과 스피드한 화면들이 전개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관객들의 긴장감을 유도하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물론 예상 가능한 이야기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이야기 구조로 구성되어 있지만 중간중간 허를 찌르는 유머는 마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숀이 유기동물보호소에 가게 되면서 만나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비록 우스꽝스럽게 표현되고 있지만 마냥 웃기만 할 수는 없다. 요즘 같은 휴가철에 유기동물들이 급증한다는 뉴스를 연일 접하는 시점에서는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은유적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뭔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의 끝자락에 그동안 소모되었던 에너지를 다시 모아주는 행복한 애니메이션을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길 바란다. 2015년 양의 해에 양이 나오는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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