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소련)는 왜 오미자의 약용가치에 관심을 가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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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소련)는 왜 오미자의 약용가치에 관심을 가졌나
  • 승인 2015.07.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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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희

공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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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희의 ‘본초이야기’ <3> 오미자

공 병 희
사랑채움한의원 원장
오미자는 ‘식약동원’의 철학과 닿아있는 또 다른 본초(한약)입니다. 소청룡탕, 생맥산 등의 처방이 오미자를 함유한 약물인 한편에, 오미자차, 오미자청 등의 식품이 소비되는 것이 바로 ‘식약동원’의 철학을 단적으로 나타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오미자의 식품적 가치에 비해, 오미자가 가지는 약물적 가치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20세기 중반부터 오미자의 약용가치에 관심을 가져왔던 한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오미자의 가치를 우습게 봤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미자의 분류
오미자는 오미자과(Schizandraceae) 오미자속(genus Schisandra)에 속하는 오미자(S. chinensis)의 잘 익은 열매를 의미합니다. 오미자는 과거 목련과(Magnoliaceae)로 분류되었는데, 학자들 사이에선 수십 년 이전부터 오미자과를 인정하고 있습니다.(아직 목련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1]

오미자속에는 약 25개종의 식물이 포함됩니다. 이중 오미자(S. chinensis), 화중오미자(S. sphenanthera)를 한약재인 ‘오미자’로 사용했으며, 자생지역에 따라서 북오미자, 남오미자로 부르기도 합니다. 몇몇 기록에 따르면, 검은색의 오미자(북오미자; S. chinensis)가 효과적이며, 붉은색의 오미자(남오미자; S. sphenanthera)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하는데, 실제 이 두 오미자는 성분이 달라 현재는 통칭 ‘오미자’로 혼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2000년 이후로 중국약전에 오미자와 화중오미자가 각각 따로 등재되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1, 2]

전통적 사용: 러시아
앞서 말했던 오미자의 약용가치에 주목하고, 다수의 과학적 연구를 진행한 국가는 바로, ‘러시아(소련)’입니다. 러시아는 1940~1960년에 다수의 오미자 약리 및 임상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러시아가 왜 오미자에 관심을 가졌을까?’ 라는 물음이 떠오르는데,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유명한 탐험가인 아르세니예프(Vladimir Arsenyev)는 한 때 우수리 지역으로 원정을 떠났는데, 이때 나나이족 사냥꾼인 데루수 우자라(Dersu Uzala)를 만나게 됩니다.(일본 영화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는 이 둘의 만남을 영화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나나이족은 밤눈을 개선하고, 허기를 달래주며, 갈증 및 강장작용을 위해 오미자를 사용했는데, 이러한 오미자의 사용은 아르세니예프에 의해 러시아 연구진에게 전해집니다.

그리고 2차 대전 중에 인민위원회(People’s Commissar Council)는 오미자의 “유기산, 에테르 오일 및 강장물질”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지시했는데, 목적은 오미자를 군인에 사용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국가의 지시로 시작된 오미자 연구에 의해, 1960년대에는 오미자가 러시아의 공식약물로 등재되었습니다.[1]

전통적 사용: 중국
현대에 들어 다수의 오미자 연구를 러시아가 진행했지만, 오미자가 약용으로 사용된 역사는 중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미자는 「신농본초경」에 상품에 기재되었을 정도로, 약용으로 사용된 역사가 깊습니다. 전통적으로 오미자는 성기능 약화, 유정, 몽정, 야뇨증, 빈뇨, 설사, 자한, 도한, 천식, 기침, 구갈, 단시, 요로감염, 체력감소 및 소모, 동계, 불면 등의 다양한 상황에 사용되었습니다.[1, 2, 3]

성분
1. lignan(약 7.2~19.2%)
2. 정유(약 3%)
3. 기타

1961년 N.K. Kochetkov에 의해, 오미자의 schizandrin 성분이 분리되었으며, 그 이후 다수의 lignans이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이 lignan 성분들이 오미자 약리의 중요 활성성분으로 생각됩니다. 이외에도 오미자는 정유성분, 유기산, 탄닌 그리고 색소물질부터 구리, 망칸, 니켈, 아연 등의 미량원소까지 함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미자 씨 또는 잎에 대한 성분 연구도 보고되는데, 추후에는 열매 이외의 부위를 본초로 사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2]

약리작용
1. 신체운동능력에 효과
2. 항스트레스 작용
3. 중추신경계에 대한 효과
-진정 및 최면활성(sedative and hypnotic activity)
4. 교감신경계에 대한 효과
5. 내분비계에 대한 효과
6. 면역계에 대한 효과
-항염증 작용
-항알레르기 작용
7. 호흡기계에 대한 효과
8. 위장관계에 대한 효과
9. 심혈관계에 대한 효과
-혈관이완 및 심장작용
-실험적 죽상경화증의 촉진
-모세혈관 투과성의 감소
10. 간보호 작용
11. 항암 작용
12. 기타

연구자들은 신체운동능력 또는 외부의 환경스트레스(열, 한랭, 저기압 등)에 대한 오미자의 효과를 평가했는데, 이는 러시아 정부에서 군인들에게 오미자를 이용하려던 목적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고된 동물연구에 따르면 오미자 처치로 수영테스트 등에서 작업능력이 증가되었으며,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저항성 역시 증가시켰습니다.[1]

오미자는 전통적으로 불면에도 사용되었는데, 불면증에 대한 오미자 또는 오미자 성분들의 작용 역시 연구되고 있습니다.
연구에서 오미자는 진정 및 최면 활성을 나타냈으며, 오미자의 성분인 Gomizin N, schizandrin이 세로토닌 및 가바성 시스템(GABAergic system)을 매개할 것으로 보입니다.[4, 5, 6] 반면에 오미자는 강장작용을 가지고 있어, 졸음 및 무기력 환자를 치료했는데 이때에는 중추신경계 자극효과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오미자는 에피네프린 등의 성분과 시너지작용을 보였으며, 교감신경차단제 또는 항아드레날린 약물에는 길항작용을 보고하기도 합니다.[1] 마황+오미자의 조합은 소청룡탕 등에서 볼 수 있으며, 항비만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신강지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7] 특히 오미자 및 그 성분의 항비만 기전연구도 보고되고 있어, 추후연구가 기대됩니다.[8, 9]

임상연구
1. 신경계 질환에 대한 작용
2. 신체 및 정신기능의 개선
3. 스트레스 보호효과
4. 상처 회복 및 알레르기 피부염
5. 심혈관계 질환
6. 기타

약리연구와 유사하게 임상연구에서도 작업능력, 동작의 정확성 등에 오미자가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습니다. 오미자는 육체능력 및 정신력 그리고 동작의 정확성을 개선했습니다. 또한 무기력을 개선했습니다.(러시아의 오미자 연구를 소개한 리뷰는 ‘오미자는 졸음과 무기력을 줄이며, 감정과 식욕을 개선하기 때문에, 강장제로 추천될 수 있다’라고 합니다.)[1]

최근 뚜렛증후군에 5-Ling과립이 효과적이라고 보고되었는데[10], 이때 사용된 5-Ling과립은 오미자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오미자의 약리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으며, 러시아에서는 다수의 임상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보고에 의하면 오미자는 쇠약, 식욕감퇴, 무기력 등을 개선했으며 더불어 수면패턴을 정상화시켜 불면을 치료했습니다. 이때 흥미로운 점은 오미자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졸음과 무기력을 개선하는 강장제인 동시에, 진정 및 최면 작용으로 불면치료에 사용된다는 점입니다.(실제 오미자의 부작용으로 ‘불면’을 언급한 환자가 있습니다)

오미자는 심혈관계 질환에 사용되기도 하는데, 오미자 15~40일 처치에 의해 고혈압 또는 저혈압 환자의 동맥압 및 심장리듬(cardiac rhythm)이 정상화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1] 처방에서는 오미자를 함유한 생맥산을 심부전 등의 질환에 활용하는 중국의 예를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생맥산은 처방 및 주사제로 활용합니다.[11]

이외에도 오미자의 처치로 폐렴 합병증의 회복을 빠르게 했다거나[1], 암화학 치료 시 면역억제를 개선했고[1], 장내세균의 비율을 변경시켰다는 임상보고가 존재합니다.[12] 또한 오미자는 망막의 민감성을 증가시켜 어둠에 더 빨리 적응하게 했습니다.[1]

사용상 주의
일반적으로 오미자는 무독하며, 부작용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미자가 교감신경계에 미치는 영향 및 중추신경계 자극효과로 인해, 2~3주의 오미자 장기 복용 시 불면, 흥분 및 웰빙의 감소를 보고한 환자도 존재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열에 노출되는 환경이라면 오미자 복용을 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1] 
 


참고문헌

1. Panossian A, Wikman G. Pharmacology of Schisandra
chinensis Bail.: an overview of Russian research and
uses in medicine. J Ethnopharmacol. 2008 Jul 23;
118(2):183-212. doi: 10.1016/j.jep.2008.04.020.
Epub 2008 Apr 24.
2. Lu Y, Chen DF. Analysis of Schisandra chinensis and
Schisandra sphenanthera. J Chromatogr A. 2009 Mar
13;1216(11):1980-90. doi: 10.1016/j.chroma.2008.
09.070. Epub 2008 Sep 26.
3. Zhu M et al. Evaluation of the protective effects of
Schisandra chinensis on Phase I drug metabolism using
a CCl4 intoxication model. J Ethnopharmacol. 1999
Oct;67(1):61-8.
4. Huang F et al. Sedative and hypnotic activities of the
ethanol fraction from Fructus Schisandrae in mice and
rats. J Ethnopharmacol. 2007 Apr 4;110(3):471-5. Epub
2006 Oct 19.
5. Zhang C et al. Gomisin N isolated from Schisandra
chinensis augments pentobarbital-induced sleep
behaviors through the modification of the serotonergic
and GABAergic system. Fitoterapia. 2014 Jul;96:123- 30. doi: 10.1016/j.fitote.2014.04.017. Epub 2014 Apr 29.
6. Zhang C et al. Pharmacological evaluation of sedative and hypnotic effects of schizandrin through the modification of pentobarbital-induced sleep behaviors in mice. Eur J Pharmacol. 2014 Dec 5;744:157-63. doi: 10.1016/j.ejphar.2014.09.012. Epub 2014 Oct 19.
7. Jeong S et al. The Korean traditional medicine Gyeongshingangjeehwan inhibits obesity through the regulation of leptin and PPARalpha action in OLETF rats. J Ethnopharmacol. 2008 Sep 26;119(2):245-51. doi: 10.1016/j.jep.2008.06.037. Epub 2008 Jul 15.
8. Na M et al. Fatty acid synthase inhibitory activity of dibenzocyclooctadiene lignans isolated from Schisandra chinensis. Phytother Res. 2010 Jun;24 Suppl 2:S225-8. doi: 10.1002/ptr.3149.
9. Hyoung Joon Park et al. Anti-obesity effect of Schisandra chinensis in 3T3-L1 cells and high fat diet- induced obese rats. Food Chemistry 134 (2012) 227?234
10. Zheng Y et al. A proprietary herbal medicine (5-Ling Granule) for Tourette syndrom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Child Psychol Psychiatry. 2015 Jun 13. doi: 10.1111/jcpp.12432. [Epub ahead of print]
11. Zhou Q et al. Shengmai (a traditional Chinese herbal medicine) for heart failure.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4 Apr 14;4:CD005052. doi: 10.1002/14651858.CD005052.pub5.
12. Song MY et al. Schisandra chinensis fruit modulates the gut microbiota composition in association with metabolic markers in obese women: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 controlled study. Nutr Res. 2015 May 14. pii: S0271-5317(15)00096-2. doi: 10.1016/j.nutres.2015.05.001. [Epub ahead of 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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