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이론 집대성한 종합 의학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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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론 집대성한 종합 의학 서적
  • 승인 2015.04.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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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훈

조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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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조남훈의 독서일기 <10> 李梴 「醫學入門」

조 남 훈
원당경희한의원 원장
이천(李梴)의 저작이다. 사실 제목이 의학에 입문하는 입문서의 뜻을 가지고 있지만, 한의학의 거의 모든 이론을 모아 놓은 종합 의학 서적이다.

<醫學入門>은 저학년 때 한두 번 스터디를 했다. 그 당시에 이 책을 보면서 어떤 것을 얻으려고 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아마도 한의학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漢字 原文 서적이어서 해석도 어려운 데다가 한의학 기본 이론을 모두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한의학이 어떤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한자로 된 책에 주눅이 들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醫學入門>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臟腑에 나오는 肝과 肺에 대한 서술이다. 肝을 生으로 물에 넣으면 가라앉고, 익혀서(熟) 물에 넣으면 뜬다. 肺는 반대다. 그 이유에 대해서 肝은 純木이 아니고, 肺는 純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익히면 純木, 純金이 되기 때문(乙當歸甲, 辛當歸庚)에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이 글을 읽고, 난 사실 충격에 빠졌다. 세상의 모든 현상을 陰陽, 五行으로 해석하려는 시도 때문이었다. 물론 한의학이 음양. 오행설을 채택하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폐와 간에 관한 기술은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肺는 폐포에 많은 공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처음엔 물에 뜨지만, 익히면, 폐포가 쪼그라들면 가라앉을 것이고, 肝은 처음에는 血을 많이 담고 있기에 가라앉지만, 간을 익히면 물에 뜬다. 하지만 익힌 간이 물에 뜨는 것은 논리가 궁색해진다. 여하튼, 이런 현상에 어떤 철학적, 또는 의학적, 아니면 단순한 이유가 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해부학 교수님께 제안하여 실험을 해보았으면 어떠했을까?

위 내용은 「난경」 33難에 나온다. 三十三難曰 : 肝靑象木, 肺白象金. 肝得水而沆, 木得水而浮 ; 肺得水而浮, 金得水而沆. 其意何也然, 肝者, 非爲純木也. 乙角也, 庚之柔. 大言陰與陽, 小言夫與婦. 釋其微陽, 而吸其微 陰之氣, 其意樂金, 又行陰道多, 姑令肝得水而沆也. 肺者, 非爲純金也. 辛商也, 丙之柔, 大言陰與陽, 小言夫與婦. 釋其微陰, 婚而就火, 其意樂火, 又行陽道多, 故令肺得水而浮也. 肺熱而復沆, 肝熱而復浮者, 何也? 故知辛當歸庚, 乙當歸甲也.

쉽게 얘기하면 肝은 木+金으로 熱을 가하여 익히면, 木이 된다. 肺는 金+火로 열을 가하면, 金이 된다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凌耀星의 難經校主에는 33難의 木浮金沈, 肺浮肝沈, 乙庚, 丙辛 등의 논설은 당시 유행하던 五行學說에 따른 것이지, 의학이론이 아니라고 하였다. 상당히 타당한 주장인 것 같다.

아무튼, <醫學入門>은 큰 산과도 같다. 왜냐하면, 「東醫寶鑑」은 학교에서도 배우고, 선배들에게도 배웠다. 하지만, <醫學入門>은 그렇게 정식으로 배우지도 못하였지만, 한 편에 제쳐 두지도 못하는 그런 책이었다.

개업의가 되고, <醫學入門> 큰 글자를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그 때 입문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큰 글자가 중요한데, 처음엔 너무 注釋(작은 글자)에 현혹되어, 큰 흐름도 모르고 멍하게 책의 논리에 빠져 버리곤 했다.

◇의학입문
東醫寶鑑과 많이 비교가 되는 책이기도 하다. 東醫寶鑑을 보면, 특히 處方에서 寒熱虛實의 구별이 없는 것 같아 처방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다. 그에 비하면, <醫學入門>은 논리정연한 辨證과 治療가 연결되어 있다.

<醫學入門>을 보다 편하게 보려면, 「實用醫學入門」이라는 제본 책이 있다. 1988년 이종률 선배가 대학노트에 손으로 직접 쓴 책이다. 그 노력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책의 구성은 총론과 각론으로 한의학의 모든 것이 기술되어 있다. 내용 중에 눈여겨 볼 만한 것들을 간추려 보았다.

아래 글은 問診의 끝에 있는 문장인데, 진료함에 많은 도움을 준다.

凡初證題目未定 最宜詳審 病者不可諱疾忌醫 醫者必須委曲請問 決無一診而能悉知其病情也.
初學宜另抄問法一紙 常出以問病. 若題目已定 或外感 或內傷 或雜病 自當遵守古法 不可槩施發散劑也.

「東醫壽世保元」에 發散劑(敗毒散) 사용 후 반응을 살펴 약을 쓰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러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설문지를 쓰라고, 이미 오래 전부터 말씀하셨다.

脾胃虛實傳變論 글의 진행이 논리적이지 않고, 많은 부분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그래서 李東垣의 원문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본문을 李梴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요약 정리해 글이 난삽해진 것이다. 결코 李東垣의 글은 난삽하지 않다. 줄 친 부분은 李東垣 원문에는 있으나 <醫學入門>에는 없는 부분이다.

‘如脈緩 病怠惰嗜臥 四肢不收 或大便泄瀉 此濕勝也 從平胃散.
若脈弦 氣弱自汗 四肢發熱 泄瀉 毛枯髮落 從黃芪建中湯.
脈虛血弱 摘四物湯一二味, 脈弱氣短 摘四君子湯一二味, 或小便赤黃 從五苓散去桂, 摘一二味, 俱以本證中加之.
如妨悶此非腹脹 乃散而不收 可加芍藥收之, 中焦用芍藥 則脾中升陽 使肝膽之邪不敢犯. 如腹中窄狹 及縮急者去之 及諸澁酸藥 亦不可用.
腹痛者 加甘草 白芍. 稼穡作甘 甘者已也, 曲直作酸 酸者甲也, 甲已化土 此仲景之妙也.
五苓散 治渴而小便不利 無惡寒者不可用桂.
不渴而小便自利 妄見妄聞, 乃瘀血證 用炒黃柏 知母.
心臟熱而竅不利者 導赤散.
或虛坐而大便不得者 皆血虛也, 血虛則裏急 或血氣虛弱而目睛痛者 皆加當歸身,
調理脾胃 於此五藥(번역본에는 平胃散, 黃芪健中湯, 五苓散, 導赤散, 芍藥甘草湯으로 되어 있다.)中加減 無不應驗, 然終不能使人完復’

‘脾胃論’ 원문에는 如脈緩 病怠惰嗜臥 四肢不收 或大便泄瀉 此濕勝(也) 從平胃散.
若脈弦 氣弱自汗 四肢發熱或大便泄瀉 或皮毛枯槁髮落 從黃芪建中湯.
脈虛而血弱 於四物湯中的一味或二味, 以本顯證中加之 或眞氣虛弱及氣短脈弱從 四君子湯
或渴, 或小便閉澁, 赤黃多少, 從五苓散去桂, 摘一二味加正藥中, 以上五藥 當於本證中隨所兼見證 加減 假令表虛自汗 春夏加黃芪, 秋冬加桂調

처음 번역본에서 五藥을 平胃散, 黃芪健中湯, 五苓散, 導赤散, 芍藥甘草湯으로 되어 있어, 이상한 마음에 찾아본 ‘脾胃論’원문에는 이렇게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결국 五藥은 平胃散, 黃芪健中湯, 四物湯, 四君子湯, 五苓散이다. 그리고 아래 부분은 위의 5가지 처방에 가감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如腹妨悶此非腹脹 乃散而不收 可加芍藥收之, 사실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었으나 탈락된 글자 腹 하나만으로도 이해하기가 휠씬 쉬워진 것 같다. 아래에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이것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오역과 탈락된 기재를 우리가 아무런 비평 없이 공부했나 하는 자책이 많이 든다.

위의 <醫學入門>에서의 잘못은 크게 두 가지 인데, 첫 번째는 이 글의 인용문 제목이 脾胃虛實傳變論이 아니라 ‘脾胃勝衰論’이다. 그리고 위에 지적한 것처럼, 자의적인 삭제와 탈락으로 원문의 뜻을 크게 훼손했다는 점이다.

內傷饑飽勞倦總方
이동원의 책에는 없는 부분이다. 아마도 이천이 직접 정리한 것 같다. 아래 처방을 보면 알겠지만, 사용한 약재 중에는 소양인 것에 해당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補土派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동원은 陽虛熱을 치료함에 있어 이제마의 방법을 아직 체득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補益
①補中益氣湯 불후의 명처방이다. 이동원 책에도 곳곳에 이 처방을 설명하고 있다. 학교에서 補土派라고 해서, 補脾胃하는 약만 사용하는 학파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동원 책을 살펴보니, 그 깊이가 대단하고 약을 사용함에 있어 중용에 가깝게(찬 약, 더운 약을 적절히 조화롭게) 썼다. 그리고 찬약을 사용한 예도 의외로 많다.

治形神勞役, 飮食失節, 虛損身熱而煩, 脈大而虛, 頸痛或惡寒而渴自汗無力, 氣高而喘. 兼治婦人室女經候不調. 血脫益氣之大法也.
黃芪 人參 甘草 當歸 白朮
陳皮 柴胡 升麻

仲景張先生傷寒簒要
【太陽】則頭疼身熱脊强
【陽明】則目痛鼻乾不眠

상한론에서 제시하는 양명병 제강보다, 포괄적이고 합리적인 것 같다, 상한론에서는 위가실(변비)를 양명병으로 정의하는데, 양명병에서 변비에 이르기 전 단계도 많다. 만약 위가실로 제강을 삼는다면, 양명병이지만, 양명병이 아닌 경우가 많다.

【少陽】耳聾脇痛寒熱 嘔而口爲之苦
소양병 제강도 상한론보다, 보다 실리적인 것이다.
【太陰】腹滿自利尺寸沈 而津不到咽
【少陰】舌乾口燥

소음병 제강이 가장 문제이다. 열화증, 한화증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상기 제강은 약간은 열화증으로 편중된 감이 있다. 맥미세 단욕매의 상한론 제강은 약간 한화증으로 편중되었다. 공통점이라면, 맥미세정도라고 해야 하나.

【厥陰】煩滿囊拳
특징을 아주 잘 표현한 것 같다.

<醫學入門> 마지막 習醫規格에는 李梴 선생께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하여 직접 말씀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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