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난임치료사업 국가사업으로 전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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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치료사업 국가사업으로 전환돼야”
  • 승인 2015.03.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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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자 기자

박애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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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방난임치료사업’ 적극 추진 최민호 익산시한의사회장

[민족의학신문=박애자 기자] 피임을 시행하지 않은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불임’이라고 한다. 하지만 ‘불임’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음을 의미하는 어감 때문에 ‘난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는 난임 부부가 아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양방진료에만 해당된다. 이에 따라 일부 한의사들이 나서서 지자체와 손 잡고 한방난임치료사업을 추진했고, 지역한의사회 주도로 시행하고 있다. 익산시한의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익산시와 손잡고 한방난임치료사업을 시행, 매년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지역한의사회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최민호 익산시한의사회장을 만나 한방난임치료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익산시와 손잡고 시행…매년 좋은 성과 거둬
양방 진료 3분의 1 비용으로 효과적 치료

◇최민호 익산시한의사회장이 한방난임치료 후 임신에 성공해 출생한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한방난임치료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현재 한의계는 너무 침체돼 있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당시 한의사협회에 기댈 것이 없었다. 회원들이 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랐지만 그러질 못했다.

하다못해 감기 유행 시즌이나 입학 시즌, 노인 보약 시즌 등 한방 치료가 필요한 시즌에 대국민 홍보 광고를 해주길 바랐지만 협회는 그러질 못했다. 자력갱생이었다. 그래서 한의계가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봤더니 부인과 부분에서 특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중 한방난임치료사업을 추진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타 지역 분회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국가에서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규격화해서 준비했다.

▶ 한방난임치료사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한방난임치료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후 익산시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는데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지자체 재정자립도가 낮다보니 예산을 받기까지 꽤 힘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1년 동안 자료 수집, 처방 범위, 커리큘럼 등을 구성하고, 이를 보건소와 건강증진협의회에서 발제했다. 이후 다시 익산시 시장과 익산시의회 의원들 앞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특히, 사업계획 발표 당시 자료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책에는 한방난임사업의 필요성과 사업계획 등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이 책을 다른 분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다른 지역에도 배포했다.

▶ 한방난임치료사업 성과는 어땠나.
지난 2년 동안 진행한 사업에 대해 책자로 만들어 각 언론사와 지부에 배포했으며, 지난해에는 각 보건소 담당자들과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사무관들을 초청해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3년도 사업에서는 30명 중 8명(26.7%)이 임신에 성공했으며, 이 중 1명은 체외수정 경험자였다. 2014년도에는 35명 중 9명(25.7%)이 임신에 성공했다. 흥미로운 것은 9명 중 5명이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경험자였다. 더욱이, 사업 종료 후 한방난임치료를 받고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한 산모가 3명에 달했다. 한·양방 협진이 난임치료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익산시한의사회에서 진행하는 한방난임치료사업은 한, 두곳의 한의원에서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10여 곳의 한의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15곳에서 30명의 환자를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한방난임치료에 대해 한의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 한방난임치료사업 결과를 보면 생각보다 높지는 않은 것 같다. 양방과 비교해 본다면.
2013년 국정감사에서 김미희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5년 평균 양방 성공률이 인공수정 11.5%, 체외수정 26.1% 정도이다. 하지만 익산시 한방난임치료사업의 2013년 26.7%, 2014년 25.7%가 자연임신에 성공했다.

더욱이 양방의 경우 산부인과 국가 지원 사업에 따라 환자 1명당 체외수정 4회 시술하는데 720만원을 지원해준다. 하지만 익산시 한방난임치료사업은 환자 1명당 180만원으로 3개월 동안 치료한다. 양방진료에서 환자 1인당 소요되는 비용으로 한방진료는 3명의 환자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체외 수정의 경우 산모의 고통이 매우 심하다. 하지만 한방치료의 경우 산모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도록 우선하고 있다. 산모의 몸이 건강해야 아기가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한방난임치료를 받은 산모들은 생리통과 냉대하 개선 효과를 동시에 봤다.

▶ 한방난임치료사업을 시행하면서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데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 그동안 산모만 치료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한방난임치료사업에 남편도 포함할 수 있도록 익산시에 예산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지자체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가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양방치료의 경우 국가에서 매년 3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익산시의 경우 8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지원된다. 한방난임치료사업이 국가 사업으로 전환된다면 훨씬 많은 난임 부부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난임치료의 경우 한·양방 협진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서 통계자료에서 보면 체외수정과 인공수정에 모두 실패한 산모가 한방치료로 자연임신을 하거나 한방치료 후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한 산모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가 난임치료에 한해서 한·양방이 협진할 수 있는 시스템과 예산만 마련해줘도 난임부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독자들에게 하고싶은 말.
난임 같이 한방의 특성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질환을 열심히 연구해서 국민들한테 인정받고 싶다. 이미 난임치료를 잘하는 한의원은 전국에서 환자가 몰린다. 이처럼 한방 진료를 특화시킬 수 있는 분야를 연구하고, 전문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한의사 개개인이 좀 더 연구에 매진해야 하고, 정부는 양의사를 위한 보건 정책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보건 정책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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