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탈출증의 비수술적 접근시 주의해야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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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탈출증의 비수술적 접근시 주의해야할 점
  • 승인 2014.09.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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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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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김지용의 ‘몸이야기’ <3>

김 지 용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디스크 수술, 화장실 문제만 없으면 일단은 미뤄도 된다
추간판 탈출증에서 튀어나온 디스크의 양은 치료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신경이 심한 손상을 받은 경우는 예외로 마미 증후군이 있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추간판 탈출증이 신경의 기능을 완전히 차단할 정도로 충분히 커서 그 신경의 기능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상으로는 직장과 방광의 마비 증상으로 대소변을 제어하지 못하거나, 하지로 내려가는 근육을 지배하지 못하여 발목과 다리의 근력이 떨어지는 것이 있다. 다만, 하지 근력의 저하는 단계가 있는데 심하지 않은 근력저하는 수술의 대상이 아니며, 이미 근력 저하가 발생한 지 24~48시간이 지나면 그 수술을 통한 근력의 회복은 미지수의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실제 임상에서는 대소변의 제어능력을 잃은 환자가 아니면 우선적으로 비수술적 치료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

MRI는 추간판 탈출증의 예후를 설명하지 못 한다
일반적으로 디스크의 튀어나온 양이 많을수록, 여러 디스크에서 탈출증이 있을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Saal은 Spine지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MRI상 영상과 치료 예후의 관계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추간판 탈출증이 한 레벨에서 튀어나온 환자에 비해서 여러 레벨에서 튀어나온 환자의 예후가 나쁘다는 명백한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분자생물학 연구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생물과 무생물의 사이’라는 책에서 밝히길, 분자생물학에서 생명체란 마이크로 부품으로 이루어진 플라스틱 조립식 장난감, 분자 기계에 불과하다고 가정한다. 신이치는 소화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한 부품에 관심을 두고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여 DNA에서 이 개체의 정보를 빼내어 이 부품이 결여된 실험쥐를 만들고 이 쥐가 소화효소가 부족하여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인슐린 분비의 이상으로 당뇨병이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 쥐는 성인 쥐가 되어도 영양실조나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았고, 혈액 검사에서도 정상이었다.

유전자 조작 기술로 부품의 한 종류, 한 조각을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그 결함이 채워져 보완 작용이 일어나고 전체가 조화를 이루면 기능 부전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생명에는 부품을 끼워 맞춰 만드는 조립식 장난감 같지 않은 동적 평형이 있는 것인데 척추도 마찬가지이다. 척추의 디스크가 많은 양이 나오거나, 여러 레벨에서 탈출증이 있어도 디스크를 둘러싼 수많은 조건들, 부척추 근육의 상태, 골반과 요추의 인대, 골반과 요추의 평형상태, 직업적 환경적 요건들을 최대한 조화를 이루도록 하면 한 부위의 추간판 탈출증 환자보다 더 좋은 예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MRI영상은 추간판 탈출증의 예후를 설명하지 못한다.

비수술적 치료에서 치료에 잘 반응하는 환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MRI촬영이 예후에 영향이 크게 없다면, 어떤 요소를 가지고 추간판 탈출증의 예후를 평가해야할까? 첫째로 신경근 압박에 의한 신경 증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이다. 교차성 SLR 테스트에 양성(추간판 탈출증이 있는 반대쪽 다리를 하지직거상 했는데도 본래 방사통이 있던 다리로 방사된 통증이 있는 것)인 경우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다리로 방사통이 있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두번째로 치료에 대한 반응이 있다. 치료를 통해 통증이 요추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중심화라고 하고, 다리쪽으로 진행하는 것을 말초화라고 한다. 말초화는 디스크 탈출증의 악화를 의미하고 중심화는 치료의 호전을 의미한다. 치료의 반응 시기도 예후와 관련이 있다. 초기 6주 이내에 하지 통증이 50% 미만으로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는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의 감각과 근력의 저하의 경우는 12주 이내에 회복 진행이 시작하지 않으면 예후가 좋지 않다.

세번째로 환경적 요인이 있다. 통증을 이루는 요소에는 심리적인 요소가 다분히 존재하므로 감정적으로 안정적이고 긍정적이며 운동치료에 적극적인 사람일수록 예후가 좋다. 다만, 무조건적이고 막연한 기대만 있는 사람의 경우는 오히려 예후가 나쁘다. 그러므로 예후가 어려운 환자에게 무조건적인 예후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고 치료를 하는 것은 의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비수술 치료를 하다가 경계해야 할 경우
디스크 탈출에 의한 광범위한 신경학적 장애로 인한 마미 증후군은 가장 경계해야한다. 환자가 배뇨와 배변에 어려움을 느끼고, 항문이나 회음부 등의 감각이 저하된다면 이는 급성 수술을 받아야하는 경우이다. 또한 진행성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초기 내원 시에는 신경학적 결손이 적은 상태였지만, 지속적 재진기에 갑자기 신경학적 결손의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도 수술의 대상이 된다.

만약 지속적 발열과 혈액검사상 ESR 수치가 높게 나오면 이는 척추 추간판염(Spondylodiscitis)을 의심할 수 있다. 결핵과 같은 타 부위의 세균성 질환이 있는 상황에서 혈류 전파를 통해 발생될 수도 있고, 수술 과정에서 멸균의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이런 염증의 경우 화농을 형성하면서 구조적 조직을 파괴하게 되며 그 파괴 속도가 매우 빠를 가능성도 있다. X-ray 검사 상 척추 이상을 발견할 정도라면 이미 염증이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예후는 좋지 않다. 필자의 환자 중 수술 후 재활을 위해 입원한 환자에게 발열과 ESR 수치의 증가가 상기도 감염과 함께 발생해서 진단을 놓칠 뻔했던 경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악성 종양과 같이 디스크 탈출증이 아닌 공간점유성 병변이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신경근 압박 증상은 디스크 탈출증과 동일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감별이 어렵다. 그러므로 이유 없는 체중감소, 종양의 과거력 및 가족력, 야간 발열이 있거나,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반드시 추가적 검사를 통해 종양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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