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식욕증진 효과가 스테로이드 성분의 결과라구요?
상태바
한약의 식욕증진 효과가 스테로이드 성분의 결과라구요?
  • 승인 2014.08.21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승원

권승원

editor@http://


한의학 위키칼럼&메타블로그
권 승 원
육군 한의군의관
한방내과 전문의http://blog.naver.com/kkokkottung
예로부터 많은 분들이 식욕증진을 위해 한약을 복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요즘 들어 종종 이러한 한약의 식욕부진 개선 효과를 ‘스테로이드 성분’ 효과라고 폄하하는 장면을 종종 보게 됩니다. 과연 정말! 스테로이드 성분 때문에 식욕이 증진되는 것일까요?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바로, 식욕 부진에 대한 ‘육군자탕’의 개선 효과 메커니즘 일부를 해명한 아라이 마코토진 선생(치바 대학 의학부 종양 내과 조교수) 그룹의 연구 성과입니다. 이 연구는 일본 소화기병 학회 영문잡지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2009년 12월 게재되었습니다. 육군자탕이 식욕을 조절하는 소화관 호르몬인 혈장 그렐린 농도를 증가시켜 식욕부진을 개선한다는 내용입니다.

육군자탕은 인삼, 감초, 생강, 백출(창출), 복령, 대추, 진피, 반하로 구성되어, 위장 기능을 호전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상부 소화관 기능 이상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식욕 부진이나 위 불쾌감 등의 치료에 이용해 왔습니다. 특히, 일본 소화기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 FD) 치료제로 인지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2010년 본 연구가 발표되기 전까지 식욕부진에 대한 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효과가 있으니까 사용했던 것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21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육군자탕을 7.5g/일로 2주간 투여하고, 혈장 중 펩타이드 및 호르몬 변화를 검토했습니다. 대상자는 남성 19명, 여성 2명, 평균연령은 34.7±6.2세, BMI는 22.3±2.0kg/m2였습니다. 육군자탕 투여 시작 후 0, 2, 6주의 혈장 acyl-그렐린 (ghrelin) 농도는, 각각 6.7±2.8, 11.7±4.0, 10.5±4.4fmol/mL였습니다. 2주와 6주시점의 혈장 acyl-그렐린(ghrelin) 농도는, 0주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p<0.01, paired t-test). 주목할 점은 이러한 그렐린 농도의 상승이 육군자탕 투여 종료 후, 적어도 4주 정도 계속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렐린은 1999년 발견된 식욕 조절 호르몬 중 하나입니다만, 섭식 촉진, 소화관 운동 촉진, 위산 분비 촉진 등 다양한 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아라이 선생 그룹은 “육군자탕이 식욕 부진 관련 여러 메커니즘 중, 호르몬 계통, 즉 이 그렐린에 대해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번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미 다른 연구자 그룹(홋카이도 대학, 타케타 히로모리 교수 등)에서 시행한 후향적 검토에서 항암제 시스플라틴 투여에 동반되는 식욕 부진에 ‘육군자탕’이 유효한 이유가 저하된 그렐린을 회복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그러한 육군자탕의 그렐린에 대한 영향을 보다 자세히 전향적으로 조사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육군자탕은 건강한 성인의 혈장 acyl-그렐린(ghrelin) 농도를 증가시키며 이 변화는 육군자탕 투여 종료 후, 적어도 4주 정도 계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식욕부진에 사용되는 한약 중 하나인 육군자탕은 식욕을 조절하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을 증가시켜, 식욕을 증진시킵니다. 더 이상 한약의 식욕부진 개선효과가 스테로이드 성분에 의한 것이라는 폄하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