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질환자의 한약복용이 사망률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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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장질환자의 한약복용이 사망률을 낮춘다
  • 승인 2014.05.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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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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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110>/ (1만3864명 대상 후향적 연구)

[출처] Hsieh CF, Huang SL et al. Non-aristolochic acid prescribed Chinese herbal medicines and the risk of mortality in patients with chronic kidney disease: results from a population-based follow-up study. BMJ Open. 2014 Feb 21;4(2):e004033.

[개요] 1990년대 유럽에서 방기와 목통의 위품인 광방기나 관목통을 복용한 후 신장이 손상되어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광방기와 관목통에 포함된 Aristolochic Acid(AA)가 그 원인으로 밝혀졌고, 한의사들은 광방기와 관목통은 처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약을 먹으면 신장에 안 좋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대만은 건강보험에서 한약도 급여대상인데, 최근 대만에서 1만386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가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NHIRD)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여 만성신장질환(CKD) 환자에서 AA가 함유되어 있지 않은 한약을 복용한 경우 사망률이 더 낮았다는 연구가 2014년 BMJ Open에 게재되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논문 내용] 대만 국민의 96%를 포함하는 NHIRD에서 2000년 1월부터 2007년 12월 31일까지 최초로 CKD를 진단받은 환자를 포함시켰으며 2008년 말까지의 사망여부을 확인했습니다. NHIRD에는 한약의 처방도 기록되며 CKD 진단 전에 AA를 함유해서 신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마두령, 천선등, 세신, 관목통, 광방기, 청목향, 목통, 방기, 목향 등이 들어간 처방을 복용한 환자(3만2000명)는 제외했습니다.
또한 CKD 진단 후 1개월 내에 사망하거나 암이나 에이즈에 걸린 환자(1882명)도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1만3864명을 생존분석과 Cox의 비례위험모형을 통한 회귀분석을 시행하였습니다.
추적기간 동안 전체의 6.7%인 929명이 사망했으며. 생존자의 25.1%, 사망자의 14.4%가 CKD 진단 후에 한약을 복용했습니다. 사망률은 한약 비복용군이 가장 높았고, CKD 진단 전에만 한약을 복용하고 진단 후에 중단한 군이 그 다음으로 높았으며, CKD 진단 후에만 한약을 복용했거나(adjusted Hazard Ratio,aHR:0.6 95%CI 0.4-0.7) 진단 전후 모두 한약을 복용한 군(aHR:0.6 95%CI 0.5-0.8)에서는 낮았습니다. 한편 하위그룹 분석 결과 한약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는 Erythropoietin(EPO) 비투여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aHR 0.3 95%CI 0.3-0.4) 투여군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며 사망률을 더 높이지도 않았습니다.

[필진 의견] EPO를 사용하지 않은 CKD 환자 중 한약 복용군에서 사망률이 낮았으며 EPO를 투여한 사람들에게서도 한약 복용군의 사망률이 더 높아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 CKD 환자에게 한약을 처방하는 것이 더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EPO를 투여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경증의 CKD 환자에서는 한약의 신장보호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한약이 환자에게 이득을 주었는지, 환자들의 신기능이 어떠했는지, 사망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습관 요인에 대한 정보가 일부 부족한 것이 이 연구의 아쉬운 점입니다.
한편, 이 연구결과를 신장질환자에게 한약을 투약하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라는 식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며 중중의 신장질환자는 신장질환에 대한 진료 경험이 많은 한방내과전문의와 한방병원급에서 관리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합니다.
중증 신장질환 환자에서는 양약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개별 환자 사례에 적합한 임상의의 판단이 요구됩니다.
같은 연구진에 의해 2012년 대만에서 CKD환자와 건강인 424명을 짝지은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한약 투약 자체는 CKD와 관련이 없었지만 처방전 없이 한약을 복용하거나 민간요법으로 한약재를 복용한 경우 CKD의 오즈비(OR)가 6.2(95% CI 1.8-21.6)였다는 연구결과가 2012년에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참고1).
따라서 신장질환 치료를 위해 무분별하게 개인이 한약을 복용하는 것은 신장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한의사의 처방하에 복용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합니다.

[링크] http://www.ncbi.nlm.nih.gov/ pubmed/24561496

[참고 1] Increased risk of chronic kidney disease among users of non-prescribed Chinese herbal medicine in Taiwan. Prev Med. 2012;55(2):155-9.
http://www.ncbi.nlm.nih.gov/pubmed/22705017

[참고 2] Erythropoietin : 주로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서, 골수에서의 적혈구의 생산(生産)을 조절합니다. 만성신부전이 진행된 환자는 EPO의 생산이 부족해져 빈혈이 발생하게 되므로 주사로 보충을 합니다.

※5월 참여필진: 이선행 박정경 조준영 임정태 정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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