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뭉쳤을 때 왜 침을 맞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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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뭉쳤을 때 왜 침을 맞아야할까
  • 승인 2014.04.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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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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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김 지 용
수술 없이 척추를 치료하는 한의사의 Spine story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http://blog.naver.com/jyong2288
근육이 뭉쳤을 때 왜 침을 맞아야할까? 그리고 침을 맞으면 왜 뻐근할까?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서 “꾸준히 목 스트레칭을 해도 계속 뻐근해요”, “앉아 있는 중간 중간 스트레칭을 해도 허리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왜 스트레칭을 해도 근육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까?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단순한 근육 손상에서 벗어나 인대, 힘줄, 관절 손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둘째로는 스트레칭 방법이 잘못되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반사성 근수축을 발생하여 통증이 더 심해진 경우이다. 이런 경우 정확한 스트레칭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로는 잘못된 자세, 반복된 작업 등으로 인해 스트레칭으로 이완되지 않을 정도로 근육이 뭉친 경우이다.

근육은 액틴과 마이오신이라는 작은 근섬유의 다발로 구성되어 있다. 액틴과 마이오신이라는 두 개의 섬유가 가까워지면 근육은 수축하는 것이고, 멀어지면 이완하게 된다. 근육이 운동신경의 지배를 받는 부위를 근-신경접합부 혹은 종판(endplate)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서 시냅스를 거쳐 온 전기적 신호가 화학적 신호로 바뀌게 된다. 신경전달물질인 칼슘을 방출하여 근육에 수축을 명령하고, 수축이 끝난 근육은 이완된다. 그런데 전기적 신호를 통해 수축을 명령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수축하는 경우가 있다.

기전은 다음과 같다. 좋지 않은 자세나 반복된 노동을 통해 근육을 사용하면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수축된 근육은 단면적이 증가해 모세혈관을 압박하여 국소적인 허혈성 상태를 만들게 되고, 허혈성 상태는 에너지 부족 상태를 더 심하게 한다. 에너지는 근육이 수축할 때에도 사용되지만 종판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칼슘을 재흡수 할 때에도 사용되는데, 에너지 부족으로 칼슘이 재흡수되지 못하면 수축 명령이 지속되게 된다. 근육의 수축이 지속되면 근육이 짧아지고 뻣뻣하고 두꺼워진다.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근섬유의 밀도가 증가된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부위를 통증 유발점이라고 한다.

통증 유발점에 침치료를 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통증유발점으로부터 3cm, 1cm, 0.5cm 먼 곳에, 그리고 통증유발점 내부에 침 자극을 주고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확인하는 실험에서, 자극이 통증유발점 위치에 가까워질수록 전기적 신호가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확인하였을 때에는 치료 전보다 감소하였다. 즉, 근육은 침 맞는 순간 일시적으로 과반응을 보이지만, 그 뒤로는 긴장이 줄어들고 이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근육은 지속되는 수축의 악순환을 마치고 휴식하게 하게 된다.

그러나 근육이 뭉친 곳에 침을 놓고 나면 오히려 뻐근하다고 한다. 이런 피드백은 한의사로 하여금 깊은 깊이의 침치료를 피하게 한다. 통증유발점에 프로카인이나, 리도카인과 같은 마취 용액을 주사하는 것과 마취 없이 자극만 준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자극만 받은 환자군에서는 초기 8시간까지 통증 호전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2주간 추적관찰 결과 두 군의 치료 효과는 동일했다. 즉, 마취제의 화학적 작용이 아닌 기계적 자극이 통증유발점을 해결하는 기능을 한다는 뜻이며, 뻐근함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좋지 않은 자세나 반복적인 업무는 근육을 뭉치게 하는데, 이는 근 섬유가 반복적으로 수축하기 때문이다. 침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침치료 과정에서 뻐근함은 근육의 뭉침과는 관계가 없다. 침치료 전에 이런 과정을 충분히 설명을 하면, 환자는 근육이 뭉칠 때마다 지속적으로 침치료 받기 위해 내원할 것이며, 뻐근함에 의한 침 거부감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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