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찾아 ‘삶의 리모델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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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찾아 ‘삶의 리모델링’을…
  • 승인 2014.01.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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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mjmedi@http://


김영호 칼럼
김 영 호
부산시 한의사회
정책기획·홍보이사
공감한의원 원장
‘관계’가 사람을 아프게 한다

유럽 쪽 사람들의 일상과 교육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비록 TV로 보는 것이지만 동양의 우리들과는 조금 다른 삶의 태도를 볼 수 있었다. 여유가 있고 느리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학생들은 입시에 시달리기보다 자신의 재능을 찾는데 중·고교 시절을 보내고 직장인들은 휴가를 길고 여유 있게 가지며 은퇴 후에는 여행을 통해 삶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들에게 들은 인터뷰 내용은 상당히 새롭다.

“내가 가장 즐겁게 하는 일을 찾을 거예요. 그것이 내 직업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학생시절 목표죠.” (네덜란드 17세 학생)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요. 하루하루를 천천히 음미하며 살려고 노력해요.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기 보다는 오늘을 충분히 느끼고 최선을 다해 사는 게 더 중요한 일 아닌가요?” (벨기에 41세 은행원)
“평생 내가 가장 잘하는 배관수리 일을 해왔어요. 만족해요. 이제는 여행을 다니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할 거예요. 그리고 아직 찾지 못한 나의 재능이 있는지 찾아볼 거예요.” (62세 독일 배관수리공)

유럽의 모든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은 전반적으로 동양과 달리 타인과의 관계보다 자신의 행복, 자기만의 시간, 가족이 공유하는 추억을 타인과의 관계보다 중요시 하는 분위기임은 크게 틀리지 않는 듯하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는 ‘관계’에 인생을 건다. 인간(人間)이라는 단어 속에 이미 관계가 포함되어 있듯이 한자문화권과 동양에서 관계는 중요하다. 아시아 사회가 사람들 간의 공동체 문화, 조화, 조직사회 등을 통해 많은 발전과 긍정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은 분명하지만 관계 때문에 발생한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관계 속에서 개인은 평생 동안 자의 혹은 타의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타인과 ‘경쟁’하게 된다. 경쟁에서 이기고 ‘남 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추구하다 보니 만족이 없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개인적 만족과 행복은 느껴보지 못하고 평생 ‘의무’만 수행하다가 시간이 지나간다.

그리고 개인이 주도하는 삶보다는 항상 수동적인 인생의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 하루 중 정말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일이 돈을 받지 않고도 계속 하고 싶은 일인지 자문(自問)해보자.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 타의에 의해 정해진 룰을 따라 가는 경우가 많다 ‘몇 시까지 출근해야 하고’ ‘생계 부양을 위해 일을 해야 하고’ ‘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모임에 나가야 하고’ ‘명절이니 주변을 챙겨야 하고’….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한다기보다 원래 그렇게 해야 된다고 관습화 된 것들을 ‘그러려니’하고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의 세대는 먹고 사는 일을 해결하는 것이 행복과 동일한 가치였지만 이제는 ‘개인의 행복과 건강’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개인이 행복해지는 인생이 되기 위해 해가 진 이후에 1차적 즐거움을 쫓을 것이 아니라 해가 뜬 이후에 보내는 하루가 즐겁도록 인생을 리모델링해야 할 시점에 이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리모델링의 가장 핵심이 ‘내가 주도하는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근할 때도 9시까지 가야 하는 모습에서 ‘내가 스스로 8시 50분까지 도착한다’로 바꾼다든지 환자가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휴가도 3~4일로 한정하던 자세에서 ‘내가 즐거울 만큼 쉬고 오자. 이번에는 10일 정도’라는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 외에도 하루의 순간순간을 내가 결정해서 하고 싶은 것들로 하나씩 바꾸어 가는 것이 리모델링의 시작이다.

솔직히 스스로도 내 인생을 100% 주도하고 있지 못하다. 아직은 관계 속에서 발생되는 많은 의무들을 수행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내가 주도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분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주위에 앞만 보며 달리다가 40~50대에 병을 얻는다든지, 인생의 목표 자체가 가족의 부양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하지만 학창시절 꿈꾸던 인생이 지금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우리도 이제 내가 주도하고 내가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 되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고 관계속의 나와 개인의 나 사이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한의사 선후배분들이 다 같이 행복하면 좋겠다. 그리고 필자 스스로도 행복하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Live보다는 Lived에 가깝지만 이제는 내가 주도하는 인생으로 바꾸어보려 한다. 시작한 지 꽤 되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목표라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이루고 싶다. ‘길을 잘못 든 사람은 걸음을 재촉한다고 한다.’ 시간은 재촉하면 할수록 인생의 종착역도 빨리 오는 게 아닐까?
이 글이 영화 ‘어바웃 타임’처럼 ‘오늘을 어제 살아본 하루처럼 조금 더 여유 있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면서 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생과 시간여행의 동반자로서 조금 더 천천히 음미하듯이 느리고 여유 있게 살아가는 <2014년 오늘, 현재, Present(선물)> 되시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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