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출입(氣交)과 생명율동(氣化)을 거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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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출입(氣交)과 생명율동(氣化)을 거론한다
  • 승인 2014.01.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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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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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16>
升降屈伸의 동물적 神機와 出入轉化의 식물적 氣立이 서로 보완하여 어울릴 때,
생명체는 존재 가능하다. 그러나 기교와 기화는 형체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원문 해석]「素問·六微旨大論」 제68편에서 “出入이 폐기되면 神機1)가 퇴화해서 소멸하고 升降이 종식되면 氣立2)이 고립되어 위태로워지니, 그러므로 出入이 일어나지 않으면 生, 長, 壯, 老, 已[동물성-神機의 生滅]의 과정을 이행할 수 없으며, 升降이 일어나지 않으면 生, 長, 化, 收, 藏[식물성-氣立의 循環]의 과정이 일어날 수 없다. 升降과 出入은 形體[器]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으니, 형체가 흩어지면 분열하여 生命의 氣化[生化]가 그치리라.”3)고 하였다. …

1) 神機는 神明의 樞機 즉 生命性의 發動機이다.
2) 氣立은 氣力의 獨立 즉 生命律動의 耐久力이다.
3) 여기서 ‘器’는 形體이니, 형체가 氣를 담는 것을 그릇(容器)이 물건을 담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생명체는 자연으로부터 받아들인 氣[天氣와 地氣]를 수용하여 간직할 수 있는 형체라는 독립적인 空間을 확보함으로써, 비로소 精, 氣, 神, 血 등 四寶를 한 곳에 담아 서로 엮어서 외계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 존재하고 살아갈 수 있다. 반대로 형체가 분열해서 사라지면 四寶도 흩어져 생명이 소멸한다.

河間은 “피부의 汗孔은 땀을 배설하는 孔竅라고 하는데, 일명 氣門이라고 하니, 氣를 배설하는 문호를 나타냄이다. 일명 氣理라고 하니, 氣液의 통로 때문에 생긴 무늬결이며, 일명 鬼門이니 幽冥(직감)의 門路이다. 일명 玄府이니 玄奧하고 미묘한 변화의 府庫이다. 그러나 玄府는 물건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으므로, 사람의 장부, 피모, 기육, 근막, 골수, 爪牙로부터 만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있다”고 하였으니, 出入하고 升降하는 道路이자 門戶이다. 「內經」에서 “승강과 출입은 容器[형체]가 없으면 일어남이 없다”고 하였으니, 그러므로 사람의 眼, 耳, 鼻, 舌, 身, 意, 神, 識 등이 능히 작용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은, 모두 승강, 출입의 通暢과 滑利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폐색당하는 바가 있으면 작용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눈은 보는 바가 없고 귀는 듣는 바가 없으며 코는 냄새를 맡지 못하고 혀는 맛을 느끼지 못하며, 筋??, 骨痺, 손톱의 탈락, 이빨의 부식, 탈모, 피부의 감각 이상, 腸胃가 ??透하고 배설할 수 없는 경우 등은, 모두 熱氣의 ??鬱로 玄府가 폐색되어 津液, 血脈, 營衛, 淸濁 등의 分氣를 승강, 출입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각기 ??鬱의 미약하고 극심함을 따라 病變의 크고 작음이 이루어진다.

[평주] 神機는 神明의 樞機 즉 生命性의 發動機이고, 氣立은 氣力의 獨立 즉 生命律動의 耐久力이다. 모든 생명체는 神機가 있어 자기의 獨立性을 주창하고, 氣立으로 독립한 自體의 恒律性(항상성)을 유지한다.

出入은 생명체와 천지자연이 氣交를 통해 陰氣와 陽氣를 교류하는 陰陽出入을 말하고, 이 때 얻어진 氣力으로 생명성의 發動機[神機]가 升降屈伸할 수 있다. 升降은 생명성 發動機의 유도에 따라 일어나는 生氣의 五行勝復 율동을 말하니, 이 승복의 율동에 따라 陰化와 陽化가 교차하면서, 신체 내외 陰陽의 편차를 만들어 氣의 出入轉化를 일으킨다.

陰·陽氣의 出入은 神機를 실천하는 動力이며, 五神의 升降은 氣立의 교류를 이끌어주는 指針이다. 神機와 氣立이 서로 어울려 생명체의 整體性과 獨立性을 유지할 때, 둘은 陰陽의 互根하는 이치에 따라 서로 化生, 制御하는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升降出入이 일어날 수 있는 관건은 器[形體]의 존재 유무이다.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승강출입이 일어날 수 있는 터전[獨立空間]이 없으므로, 승강출입 자체가 아예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素問·五常政大論」에서는 神機와 氣立의 內外的 位相에 대해 “根于中者, 命曰神機, 神去則機息, 根于外者, 命曰氣立, 氣止則化絶. 故各有制, 各有勝, 各有生, 各有成, …”이라고 하였다. 이를 토대로 독립적 주체성이 강한 면(根於中者)의 神機와 외부 의존성이 강한 면(根於外者)의 氣立으로 구분해서 논변한다면, 馬蒔처럼 神機를 동물성으로 氣立을 식물성으로 분류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생명체 내에서 동물성과 식물성을 완전히 구별할 수는 없으며, 또 구별해서도 안 된다. 생명체의 존재는 陰陽互根의 이치처럼 동물성과 식물성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 가능하며, 다만 정도의 차이에 따라 神機와 氣立의 강약과 성쇠 정도가 다를 뿐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神機 즉 神明의 樞機는 生命性의 發動機로서 意志를 갖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氣立을 얻지 못하면 作用도 形體도 없는 신기루처럼 실체 없는 아지랑이 일뿐이다. 氣立 즉 독립적인 氣力으로 생명율동을 확립하여 외부의 방해로부터 자체를 보호하는 내구력을 보지한다고 할지라도, 神機를 통한 자기 意志의 발휘 없이 외세에 좌우된다면 생명체라고 하지 못할 것이다. 생명성의 발동기는 意志로 氣立을 작동시켜 실재적인 생명율동을 조율하고, 생명율동의 내구력은 神機를 실체화시켜 생명성을 보존하여 獨立守神한다.

형체에는 神志와 氣力의 승강, 출입하는 통로로서, 승강출입이 크게 일어나는 九竅와 미묘하게 일어나는 玄府가 있어, 비로소 神機의 生長壯老已와 氣立의 生長化收藏이 滅息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원인으로 九竅나 玄府의 승강출입이 장애를 받으면, 안으로는 五臟의 升降轉化에 이상을 유발하여 神機를 어그러뜨릴 수 있고, 밖으로는 淸氣와 濁氣의 흡수와 배설에 문제가 생겨 氣立을 고립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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