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마라톤…뜻 깊은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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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라톤…뜻 깊은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 승인 2013.12.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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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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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중장기 자문단’ 선발… 스리랑카 국립아유르베다 교육병원 파견 김인규 한의사

“제3세계에서 한의학이 인정 받는다면 큰 자부심 느낄 것”

세계속으로 뻗어가는 한의학.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계획보다는 몸으로 직접 실천해야 한의학의 우수성도 알리고 전 세계인의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본지에서는 지난호에 이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제9기 월드프렌즈 중장기자문단으로 선발된 한의사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호에서는 스리랑카 국립아유르베다 교육병원으로 파견되는 김인규 한의사(53·前김인규한의원 원장)를 만나 포부를 들어보았다.


▶금번 KOICA 해외의료봉사를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88년 개원해 10년 넘게 경영하다가 심신이 지쳐 안식년을 갖기로 생각하고 2년간 학생비자로 캐나다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온가족이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많은 추억도 쌓고 재충전의 시간도 가졌다. 당시 캐나다에서 가진 재충전의 시간은 더욱 진료를 잘 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10년 동안 환자 치료를 열심히 하던 중 우리 인생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라고 생각해 이번에는 건물도 신축할 겸 1년을 쉬어보자고 계획을 한 후 한의원 문을 닫았다. 그러다 진주의료원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열심히 근무를 했지만 8개월 만에 의료원이 폐업을 하게 됐다.
그 후 한의사 카페에서 KOICA 중장기 자문위원을 선발한다는 내용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고 바로 내가 가야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뜻깊은 일에 도전해 보고자 지원했다. 한의학을 중국이나 일본도 아닌 제3의 지역에서 인정 받는다는 것이 한의사로서 뜻깊은 일이라 생각했다. 지금 파견 발표가 난후 출국일이 며칠 안 남아서 걱정이 많이 된다. 영어로 우리 학문을 강의 한다는 것이 내겐 큰 숙제다.

 

▶국제협력한의사로 간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어떠했나.
다들 경이롭게 봤다. 대부분 우리 나이면 자식들이 대학을 다니고 직업 전선에서 열심히 일해야 되지 않나? 서울에서 아들 둘이 대학을 다니고 있다. 아들들에게도 경제적인 도움을 줘야 되지만 이제 스스로 독립해서 제 앞길을 찾아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중장기 자문으로 가는 나라는 개발도상국이다. 생활 여건이 어려워 말리는 사람도 몇 있었다. 하지만 한 곳에 안주하지 않는 성격임을 아는 사람들은 평범한 한의사의 길을 가지 않고 도전하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해외에 가서 한의학을 통해 봉사를 한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마음가짐이나 각오가 있다면.
지금은 어떻게 나의 임무를 수행할지 온통 그 생각뿐이다. 지금 근무해야 하는 병원에서 강의도 하고 진료도 해야 된다. 우수한 한국의 한의학을 알리고 그 나라 전통의학과 같이 융합 내지 협진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연구도 하려고 한다.

▶평소 스리랑카라는 나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나.
사실 KOICA 중장기 자문위원에 지원하기 전 스리랑카는 전혀 생각 안 했었다. 그 나라 옆에 있는 몰디브가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정도로만 알았다. 동양의 진주요 인도의 눈물이라고 들었다.

▶타지로 가서 봉사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얻어오고 싶은 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나의 삶에 대한 욕구요 안주하고 싶지 않는 무한도전 정신에 대한 만족이다. 그리고 삶의 거의 전부가 되는 한의학을 공부한 후로 학문에 대한 욕심, 우리 한의학이 제3세계에서 인정을 받는다면 크게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한의학쪽으로 관심분야가 있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
기회가 된다면 노인성 질환에서 치매질환에 대해 연구를 한번 해보고 싶다. 현재 요양병원에서 치매 환자들을 단순히 케어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우리 한방으로 연구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갖고 있는 상태다.

▶지면을 통해 한의계 선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족함이 많은 제가 한의사로서 개발도상국에 나가서 봉사를 하게 돼 한편 부끄럽고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얼마 전 협회 부회장과 국제이사를 만나 도움도 요청했고 좋은 이야기도 들었다. 중국의 한의학이 아니라 우리의 한의학이 세계로 뻗어 한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표준화와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문판 한의학 서적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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