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虛實변증 ①
상태바
제5편 虛實변증 ①
  • 승인 2013.12.05 1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무학회 학술팀

동무학회 학술팀

mjmedi@http://


특별기고 : 동무학회 ‘새로운 사상의학을 논하다’(10)

1.과거의 虛實변증을 현시대에 적용하기는 부족하다
「傷寒論」에 나오는 六經辨證에서 實證은 太陽病, 陽明病, 少陽病이고, 虛證은 太陰證, 少陰證, 少陰寒化證, 厥陰證이다. 이것은 外感病 진행과정에 따른 人體精氣消失의 전변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東醫壽世保元」은 「傷寒論」을 더욱 발전시켜서 4가지 유형으로 세분류하여 인체정기소실의 전변과정을 기술하였다.
한의학의 고전이라고 말하는 책들에 기술되어 있는 虛證들은 상당수가 外感病에서 病情이 重한 형태의 증상이 많다.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기술되어 있는 虛證 표현은 面色蒼白或萎黃, 精神萎靡, 身疲乏力, 心悸氣短, 形寒肢冷, 五心煩熱, 自汗盜汗, 大便滑脫, 小便失禁, 舌狀少苔或無苔, 脈虛無力 등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外感病 虛證표현을 현대 한의원에서 흔히 접하는 內傷雜病에 사용할 수 있는 가인데, 이를 심각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가슴이 뛰면서 숨이 차고, 얼굴색이 누러면서 안색이 안 좋고, 땀이 계속 나오고, 대변이 줄줄 나오고, 소변을 참을 수가 없고, 설태가 싹 벗겨지는 이런 전형적인 환자는 내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정도의 환자는 外感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오는 환자이거나 아주 가난한 나라의 못 먹고 헐벗은 환자이기 때문이다. 傷寒과 溫病을 연구하고 처방하는 한의사들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 과거 外感病에서 말하는 虛實변증을 현대 內傷雜病에 적용시키면서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東醫寶鑑」에도 外感病과 內傷雜病의 虛實이 혼재되어 있어, 변증에 어려움을 겪는 수가 많이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현시대 한의원에서 흔히 접하는 환자의 수준에서 虛實증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2. 內傷雜病 虛實변증은 현재의 증상만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는다
外感病에서 환자가 호소하는 주증은 虛實판단의 기준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內傷雜病에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虛實판단의 기준이 될 확률이 낮다. 傷寒이나 溫病에서 말하는 虛實은 환자가 호소하는 현재의 증상을 가지고 판단을 할 수 있다. 현재 환자가 땀이 많이 나면 실제로 인체의 陽氣가 극도로 적어져서 기력이 쇠한 것(亡陽證)이고, 설사를 계속하면 탈수가 된 것이므로 명백한 虛證(亡陰證)이 확연하다. 또한 外感病 초기에 열이 난다면 당연히 實熱證일 것이고, 병의 말기에 열이 나타난다면 陰虛證일 것이다.

그렇다면 內傷雜病에서 현재 상열감이 심한 증상이 3년 되었다고 했을 때, 이것을 무조건 陰虛證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3년 된 이 상열감을 虛火라고 규정할 때의 기준과 實火라고 해야 할 때의 기준이 무엇인가? 환자가 호소하는 상열감의 패턴(상열의 빈도, 시기, 面赤有無 등)만을 가지고 實證과 虛證을 구분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렇지만 「새로쓴四象醫學」의 虛實변증법을 따른다면 虛證과 實證은 명확히 구분된다.
 
3. 현시대에 맞춘 虛實변증… 장부변증이 명확해진다
「새로쓴四象醫學」은 虛證과 實證의 구분법을 현시대에 맞추었고 外感病과 內傷雜病의 기준에 의거하여 각각 다르게 상세히 기술하였다. 특히 內傷雜病에 대한 虛實변증은 그 실효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오장육부변증을 하기 위해서는 寒熱변증과 더불어 虛證과 實證을 구분하여야 하는데, 이 기준을 세우면 장부변증을 하기가 매우 쉬워진다. 중의학 오장육부변증은 「內經」에서 시작하여 梁代 陶弘景, 金元代 張元素, 唐代 孫思邈, 宋代 錢乙, 明代 薛立齋 등을 거쳐 근대에 와서 서양의 생리·병리·해부학적 지식과 결합되어 정교하게 만들어졌는데, 그 정교함과 세밀함은 인정한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쓰려고 하면 수많은 장부변증에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곤란하다. 이때 한의학의 가장 큰 장점인 이분법적인 사고로 나누면 선택의 기준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이분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寒熱과 虛實인데, 이 寒熱과 虛實만 구분하면 매우 손쉽게 변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肝病이라고 했을 때, 肝氣鬱結證, 肝火上炎證, 肝陽上亢證, 肝陰虛證, 肝經濕熱證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매우 애매할 때가 있다. 이때 寒熱변증을 통해 寒證이고, 虛實변증을 통해 實證이라면 肝氣鬱結證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변증상에 熱證이고 虛證이라면 肝陽上亢證과 肝陰虛證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肝氣鬱結證은 寒者이면서 평소 인간관계, 업무, 학업, 금전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잘 오는 증후로 임상에서 흔히 접한다. 피로를 호소하고,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가슴도 답답하고 한숨도 잘 쉬고, 신경 쓰면 잘 체하고, 대변이 시원치 않고, 가스도 잘 찬다. 여자라면 생리통도 있는 편이고, 생리 시에는 짜증이 심해지고, 생리 전으로 乳房脹痛도 있다. 태음인일 경우 葛根疏肝湯을 썼던 환자도 있었고, 蓮子疏肝湯을 썼던 환자도 있었다. 환자 사이의 차이점은 虛實이다. 葛根疏肝湯을 쓴 사람은 蓮子疏肝湯을 쓴 사람에 비해 잘 먹는 편이고 대변이 굳으며 장실자 맥이었다. 蓮子疏肝湯을 쓴 사람은 평소 입이 짧고 무른 변을 볼 때가 많은데 신경 쓰면 더했고 허약자 맥이었다. 이러한 평소 상태를 고려했기 때문에 증상은 유사하고 같은 증후였지만, 장실자에게는 葛根이 군약인 葛根疏肝湯을 투약하고, 허약자에게는 薏苡仁炒와 蓮子肉이 군약인 蓮子疏肝湯을 투약한 것이다. 장실자에게 蓮子疏肝湯을 쓰면 대변이 막히게 되고, 허약자에게 葛根이 군약인 葛根疏肝湯을 쓰면 입맛이 줄고 복통이 생길 수 있으며 가스도 더 차고 대변을 자주 보게 된다.
 <동무학회 학술팀>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