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교육(繼續敎育, continuing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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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교육(繼續敎育, continuing education)
  • 승인 2013.12.0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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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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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계속교육? 다소 생소하다. 어느 나라 말인가? 우리말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수교육, 연수교육 혹은 평생교육이라는 용어가 쓰인다. 평생교육은 국민이 생애주기에 따라 원하는 교육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교육부에서 관장하는 내용이다. 국가 면허제도하에서 관리되는 전문직교육은 보수교육이라는 용어가 보편적인데, 이는 일본에서도 생애교육(生涯敎育)이라는 말로 바꾸어 우리만 사용하고 있다.

계속교육(繼續敎育)이라는 용어가 중국어인 건 맞는 말이다.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사용하는 자격유지 전문직 교육을 이르는 말이다. 공교롭게도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사용하는 용어는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CPD)이다.

지난달에 대한한의학회 전국한의학 학술대회 평가회가 있었다. 한 해 동안 대전, 부산, 광주, 서울 등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던 학술대회에 대한 결과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아직도 한의사보수교육 평점만을 원하는 회원들이 있었다. 등록만 하고 실제 강의는 듣지 않는 회원들이 아직도 많았다. 하지만 조금은 학술대회장 풍경이 달라지기도 했다. 작년부터 전자출결관리시스템이 도입되고, 강의내용이 질적으로 좋아지면서 교육장에서 경청하는 회원들이 다소 많아지기는 했다. 아직 사전등록시스템에 대한 회원들의 이해도가 부족하여 현장에 줄을 늘어서는 일도 있기는 하였으나 이전같이 회비수납을 위해 주우욱 늘어선 줄이 짜증스럽게 하지는 않았다.

관리시스템도 변화가 있었다. AKOM보수교육센터가 있어 의료법 및 관련규정, 대상자와 면제자 및 유예자에 대한 자격소개, 전체 보수교육 연간계획, 온라인 오프라인 프로그램 등을 일러주고 있으며, 회원 자신의 이수현황과 사전등록 상황을 확인하기가 수월해졌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었다. 계획되었던 보수교육 일정이 변경되거나 장소가 변경되기도 하고, 강좌의 내용이 지나치게 장황하거나 빠르게 진행되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거나 시연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혹은 현장에서 한번 해보고 싶은 것들도 있었다. 강의 자료나 동영상을 한 번 더 보았으면 하는 강좌들도 있었다. 강의내용을 자료화하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관리하면 좋을 것 같은 대목이다.

부족한 점도 있었다.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도우미 역할을 잘 수행하였으나 좀 더 전담해서 착착 일을 잘 진행하는 직원들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바쁘겠지만 좀 더 상세하게 안내해주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했다. 강의 내용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우리에게 교육은 중요한 화두이다. 한의사라는 전문직을 질적으로 우수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졸업 후 교육이 필수적이다. 전문직교육의 일환으로 호주에서는 2012년 1월부터 Health practitioner regulation national law act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 법에 따라 중의사, 침사, 중약사 등이 계속교육을 받아야 한다. 1년에 20시간을 수료하고 면허 갱신시 CPD 이수 시간을 신고해야 한다. 캐나다에서는 coutinuing competency activitie log라는 것을 제출해야 한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에서 중의사나 침구사들은 2년 동안 50시간의 professional development units(PDU) 활동을 이수하여야 한다. 이 내용에는 대면교육도 있고, 워크숍이나 세미나 참석 혹은 수련과정도 포함될 수 있으며 24시간의 필수이수시간을 마쳐야 한다. 알바타주는 2년 50시간, 온타리오주는 1년 15시간, 퀘벡주는 3년 6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물론 우리와 같은 강의교육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학습이나 자유이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보다 다양하다. 미국은 각주별로 상이하기는 하지만 NCCAOM에서는 침술사자격, 본초치료사자격, 수기요법사자격, 동양의학사자격 등 4종류의 자격증을 관장한다. 여기에서는 professional development activities(PDA)를 4년 동안 60점을 이수하여야 한다. 이 중 30점은 핵심역량이나 핵심적인 지식 술기 등 한의학 훈련, 심폐소생술, 안전과 윤리 및 기타 지식과 술기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주마다 이수시간은 2년 15시간에서 50시간까지 차이가 많이 있다.

중국에서는 국가 중의약 관리국 보수교육위원회에서 계속교육을 관장한다. 1년에 25점을 이수해야하며 관주도로 시행하는 전문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 이외에 자율학습, 학술회의참석, 학술지 논문발표, 저작출간, 연구보고나 출장연수 등도 포함된다. 대만에서는 중화민국 위생서에서 중의사공회 전국연합회에 위탁하여 계속교육을 시행하며, 6년에 180점을 이수해야 한다. 홍콩은 3년 동안 60점 정도의 계속교육(continunig education)을 이수해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8시간이 좀 작아 보인다. 현재 우리 협회는 규정상으로는 평점제를 가지고 있으나 정부 보고는 8시간을 기준으로 보고하였다. 이수단위가 시간이냐 평점이냐 하는 것도 논의해야할 중요한 것이지만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점수부여가 1시간 1점과 같은 기계적인 적용보다는 전문분야의 임상 실기뿐 만아니라 의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술기, 감염 및 안전관리, 의료인 윤리 등 요소를 분야별로 포함하는 점수제 적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협회의 보수교육 평점인정기준에 의하면 논문게재, 사이버교육 외에는 대면 강의를 통해서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의임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보험이나 의무행정관련 내용, 분쟁이나 법률관련 문제, 커뮤니케이션이나 리더십 관련 강의도 좋은 주제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강좌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 의사들은 한국의 의사상-5차본(2013)을 완성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추구해야하는 가치와 역량을 5개영역 30가지 핵심역량으로 요약하였다. 환자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직업성, 교육과 연구라는 다섯 개의 축으로 정리한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여 의사회는 이를 완성하여 공표하고 보급하며, 주기적으로 개선하고 보수교육에 포함하여 한국에서 Doctor’s Role-2010을 확립해나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보수교육 프로그램 사전계획서 평가지침을 마련하였다.

전문직으로서 우리는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주변국의 변화를 읽어야 하고, 앞서가는 타 직능 의료전문직의 향배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정말 세상에 할 일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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