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66] 小兒醫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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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66] 小兒醫方
  • 승인 2003.08.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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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명의 崔三登의 遺稿集


이 책의 서명 앞에는 ‘夢庵遺稿’란 부제가 달려 있다. ‘夢庵’은 저자인 崔奎憲(1846~?)의 雅號이고 자는 胤章이다.

그는 대한제국 말기 고종황제 재위 시에 어의로서 소아과 치료에 탁월한 공적을 인정받아 ‘3登郡守’에 임명되었기에 당시 巷間에서는 ‘소아의 扁鵲 崔三登’이란 별명을 얻었으며, 행림계의 扁倉으로 떠받들어졌다. 19세 때인 1864년 甲子式年試에 의과로 등과하였고 그 뒤 1892년 太醫院典醫로서 삼등군수를 역임하였다.

이 책의 처음 간행시기는 분명치 않으나 저자의 原序가 韓日合倂 이후인 1912년(明治 45)으로 밝혀져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후인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936년에는 李基榮과 李命七 등에 의하여 石印本이 편집 간행되었으며, 또 같은 해에 李承天이 최규헌의 유고라 하여 『經驗?方 小兒保鑑』을 발간하였다. 이 두 가지 책은 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아 어느 것이 진본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전자의 ‘小兒醫方淵源(原因)’에는 “이 책은 저자가 생존시 자기가 屢試屢驗하여 백발백중하는 소아에 대한 의방과 비방만을 초록한 것이다” 라고 적고 있어 이 약방들은 거의가 저자의 경험방을 수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卷尾의 跋文에는 “吾友崔夢庵 …… 鳴於世者五十年于玆, 而尤明於兒科, ……”라 하여 저자의 오랜 의학경험 끝에 체득한 내용이 담겨져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발문의 작성자인 비庵 朴準承이란 인물은 독립운동가로 천도교주 손병희의 권유로 독립만세 운동에 궐기하였으며 민족대표 33인중의 하나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1943년에는 행림서원에서 ‘茶山丁若鏞先生監修, 夢庵崔奎憲先生編著’라고 표방하며 『丁茶山先生 小兒科秘方』이라는 서명으로 鉛活字本을 간행하였지만 두 분의 활동시기가 서로 맞지 않아 근거가 빈약하다. 다만 이 책에는 한문투의 문장을 풀어쓰고 주해를 더하였으며 부록으로 難字釋義와 처방색인을 덧붙여 놓아 활용하기에 편리하다. 또 이 책에는 原序에 앞서 杏坡書齋藏本의 書影이 실려 있는데 이것이 아마도 초간본의 모습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전체 내용은 小兒調護法, 察色法, 脈法 등 총설로부터 初生諸症, 變蒸, 기병, 客오中惡, 天弔 등 90여 종의 병증이 수록되어 있다. 매 병증은 간략한 병론과 함께 다시 원인, 증상별로 세분되어 있으며 對症投劑하기 쉽도록 짤막한 처방이 일목요연하게 소개되어 있다.

또 부록에는 소아과에서 常備해야할 환산제 처방 17종을 수록하였는데 膽星抱龍丸, 牛黃淸心丸, 麝香蘇合元, 瀉靑丸, 紫霜丸, 牛黃抱龍丸, 龍腦安神丸, 天乙丸, 燒鍼丸, 益元散, 消滯丸, 神保元 등이며 이를 각종 증상에 병용하고 있다.

또 까다로운 한문투의 문장이나 난해한 용어는 괄호 안에 쉬운 우리말로 풀어 놓아 독자의 이해를 돕도록 배려해 놓았다. 예를 들면 瞳神(눈정신), 週歲(돌), 牙床(니틀), 南瓜穗(호박순), 해逆(딸꾹질), 飛絲入眼(가시눈), 淡漿(뜨물), 蚊迹(모기물은자욱), 艮醬(간장)과 같은 것들인데, 정감있고 애틋한 우리말 풀이도 재미있고 다소 무심했던 용어에도 새롭게 눈길이 가는 것이 흥미롭다.

小兒調護法에는 초생아 육아법의 기준과 주의사항을 제시해 놓았다. 예컨대, 가급적 의복은 얇게 입혀야 하며 온기가 너무 심하면 口舌瘡이 나고 근골이 약해지며, 온돌에 눕히고 이불을 겹으로 덮어놓아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살이 약해져서 병이 생기기 쉽다고 경고하였다. 젖과 밥은 적당히 먹여야 하며, 두 가지를 한꺼번에 섞어 먹이면 癖積이 생기기 쉽다고 하였고 生人異物(낯선 사람과 괴상한 물건)을 갑자기 마주치면 놀래어 울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또 어린애 잠자리는 머리와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등과 배, 발은 마땅히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察色法에서는 청색은 驚風, 황색은 食傷, 적색은 熱痰, 백색은 虛瀉, 흑색은 危症으로 구분하였다. 脈法에 있어서 1~3세 이하는 虎口三關脈法, 3~5세는 一指脈法, 6~13세는 大指三部脈法, 14, 15세 이상은 大方脈法에 의거하여 진맥한다고 하였다. 이 책은 간편함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효성 때문에 당시 소아과 진료에 많이 활용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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