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영의 중국경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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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영의 중국경제산책
  • 승인 2003.08.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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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거인, 그가 깨고 있다


인구통계 오차가 남한인구보다 많은 나라, 중국.

개혁과 개방이후 무서운 속도로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끼여들어, 이미 중국 경제가 몸살이 난다면 세계가 그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될거라는 두려운 존재로 급부상했다.

과거 반공의 장벽과 천민자본주의의 이식으로 인한 멸시속에 중국의 모습은 우리에게 굴절된 이미지로 존재하고 있었고, 어느 순간에 한국경제를 잡아먹을 무서운 괴물로서 등장했다. 거인 중국은 이미 그렇게 다가와 있다.

서구의 각종 보고서는 대략 2030년쯤 미국이 국내총생산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줄 것으로 예측하는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일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TV는 세계 시장의 1/3를 점유하고 있으며 에어컨은 1/2, 세탁기는 1/4을 차지하여 가전부문에서는 일본을 앞지르고 있으며 농업과 철강부문에서는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중국은 백색가전, 섬유, 신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발전설비, 플랜트건설 등에서는 선진국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손으로 곡물을 타작하는 것과 대륙간 탄두탄을 쏠 수 있는 인공위성 기술이 공존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세계 극빈의 생활을 한다면 한쪽에서는 100만위엔 이상의 현금자산을 가진 1억의 중산층이 존재하고, 몇몇 특구의 실질적인 소득은 이미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상하이 거지라도 소주 미인을 얻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빈부격차는 가장 심하다는 미국의 수준으로 벌어져 있다.

이러한 비약적인 경제성장의 동력을 단순한 저가의 노동력에만 찾을 수는 없다. 한국이 강점을 쥐고 있는 이제 겨우 몇몇 남아있는 산업의 경우, 반도체 핸드폰으로 대표되는 몇몇 상품의 경우 5년 이상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별로 없다.

“중국인을 ‘되놈’으로 부르고, 칫솔 1개씩만 팔아도 10억개가 넘는다는 행복한 산술에 흥겨워한 적이 있다. 이제 꿈을 깨자. 중국이 우리를 바라보는 눈길을 짐작할 만하다. 작은 나라가 그럭저 럭 버티니 기특한 것은 사실이지만, 크게 배울 것은 없다는 생각일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얻어내려 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한국의 성공 사례보다는 오히려 ‘실폐사례’에 있는 듯했다.”

100분 토론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던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인 정운영 씨의 전공은 마르크스 경제학이다. 서울대 김수행 교수와 함께 전후 한국의 1세대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손꼽 히는 그가 2001년 중국을 다녀오면서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글을 다시 엮어 펴낸 책이다.

경제에서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자본주의적인 체계와 정치에서는 사회주의 체계를 시험하고 있는 거대한 땅 중국에 대한 그의 고민이 묻어있다.

권 태 식(서울 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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