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기혈을 거론한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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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기혈을 거론한다(6)
  • 승인 2013.10.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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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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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11>

五神은 血氣와 친밀도에 따라 神明(이성), 神志(감성), 七情(감정) 등으로 질적 변이를 일으킨다.

[원문 해석] 五神은 血氣之體의 本性이다. 喜情, 怒情, 思情, 憂情, 恐情 등은 天命에 本源하므로, 사람이면서 이것이 없다면 大痴라고 부르니, 그 본성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神의 병변은 그 변화를 예측할 수 없고 치료하기도 가장 어려우니, 곧 그 本末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대저 神이 충만할 때는 조화롭고자 하고, 神이 조화로울 때는 안정하고자 한다. 「素問․痺論」 제43편에서 “陰氣라는 것은 안정하면 神이 잠장하고 躁動하면 (神이) 消滅된다”고 하였으며, 「生氣通天論」 제3편에서 “陽氣라는 것은 안정하면 神을 기르고 柔順하면 筋肉을 기른다”고 하고, 또 “陽氣는 大怒하면 形氣와 교류가 끊어져 血이 상부에서 울체되어 사람에게 薄厥을 앓게 하는데, 筋에 손상이 있으면 늘어져 가누지 못하는 듯하다”고 하였다. 

「靈樞․本神」 제8편에서 “심장은, 怵惕(동요)하고 思慮(집착)하면 神志를 손상당하고 神志가 손상받으면 저절로 두려움이 일면서 망연자실하니, …비장은, 우수에 빠져 풀지 못하면 意를 손상당하고 意가 손상받으면 神志가 답답하고 헷갈리며 사지를 거동할 수 없으니, …간장은, 悲哀로 中心(心志)을 흔들면 魂을 손상당하고 魂이 손상받으면 마음이 狂妄스러워 (생각이) 정교하지 못하고 정교하지 못하면 정당하게 상대하지 못하며 陰莖이 위축되고 근육이 뒤틀리며 양쪽 脇骨이 들리지 않으니, …폐장은 喜樂으로 한계를 둠이 없으면 魄을 손상당하고 魄이 손상받으면 미치며, 미친 이는 의식에 다른 사람을 염두에 두지 않고 皮革(살갗)이 타니, …신장은, 끓어 넘치는 성냄(盛怒)을 그치지 않으면 志를 손상당하고 志가 손상받으면 자주 앞에 한 말을 잊어버리고(健忘) 腰脊을 숙이고 젖히거나 굴신할 수 없으니, 

저절로 두려움이 일면서 풀리지 않으면 精을 손상하고, 精이 손상받으면 뼈마디가 시리고 痿厥을 앓으며 精液을 때때로 흘립니다. 그러므로 오장은 精을 간직함을 주재하는 것으로 損傷받아서는 안되고, 손상받으면 職分을 잃어 陰氣가 허약해지니, 陰氣가 허약해지면 生氣가 없어져 죽습니다”고 하였다. 

[평주] 본단에서 學海는 五神과 五性[仁, 義, 禮, 智, 信], 五情(七情) 등을 두서없이 혼용해서 쓰고 있어 정리의 필요성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性’字 보다 ‘神’자를 더 빈번하게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神’자를 통해 생명체의 정체성 곧 生命性을 구현하였으니, 그 대표적인 예가 “心者, 君主之官, 神明出焉”이며, 본단의 첫 문구 ‘五神’등 헤아릴 수 없다. 이에 반해 ‘性’자는 ‘性向’ 정도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本於天命’에서 ‘天命’의 원래 의미는 「中庸」의 '天命之謂性'에서 나왔는데, 모든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보편적 本性의 外在 原理이다. 이 천명을 수용하여 內在化하였을 때 性[本性]이라고 한다. 우리는 ‘神明’안에 이를 포함시키고 있다. 血氣로 이루어진 사람이 천명을 수용해서 여과없이 이끌어 낸 神明[五神] 즉 魂, 神, 意, 魄, 志 등은 개별자에 따른 편차가 없는 普遍者이니, 저들의 말을 빌려 본성 또는 이성이라고 해도 어긋나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특정 사건을 접할 때 개별자에 따라 喜, 怒, 思, 憂, 恐 등이 緩急强弱의 차이를 두고 감응하는 까닭은 血氣의 陰陽에 盛衰虛實의 조성상태가 각 개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素問·靈蘭秘典論」에서 “膻中者, 臣使之官, 喜樂出焉”이라고 하였다. 개별자에 따른 감응의 차이 때문에 각 개체별로 善惡是非에 대한 판단기준이 다르고 혈기의 반응 또한 차이가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다른 기준과 지향점을 가진 개별자의 감응태도를 곧 개체의 感性이자 個性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神明 안에서 志意가 魂魄을 따라 출입하면서 개별자의 意志를 확립한다고 보며, 이를 神明의 意志 곧 神志라고 부른다. 個性은 곧 개체가 본인의 血氣로 理性을 편곡해서 만들어 낸 感性이니, 개체의 感性과 神志의 개별성은 서로 상통한다.

喜, 怒, 思, 憂, 恐 등이 어떤 자극을 받아 발동하면 이를 感情이라고 하며, 혈기도 또한 감정의 성향을 따라 요동치므로, 안팎으로 여러 가지 변고가 일어난다. 이 상황이 지속되고 제어가 이루어지 않는다면, 神志의 입장에서는 五神의 균형이 깨진 불안정상태이므로 경우에 따라 다양한 감정의 폭주상태를 야기할 수 있지만, 血氣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상적인 生命律動을 운영할 수 없는 질병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본단에서는 血氣로 이루어진 사람에게 있어서 感情의 변동은 타고난 것으로 없을 수 없지만, 이것이 안정을 잃고 절도를 잃으면 질병을 일으켜 치료하기 어려움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怒情은 血氣를 급격하게 上衝시키면서 폭주하므로 薄厥(厥逆中風)과 같은 중병을 일으킬 수 있어, 가장 위험스러운 감정에 속한다. 또한 이러한 감정들의 독특한 性向은 서로 相衝하기도 하고 相補하기도 하므로, 인위적으로 相制할 수 있는 감정을 유도하여 질병의 實症을 치료하고, 相補할 수 있는 감정을 유도하여 虛症을 치료할 수 있다. 감정의 유도에는 음악이나 빛깔과 그림, 연극 등 다양한 방법을 쓸 수도 있다. 張子和는 그의 저서 「儒門事親」의 ‘因憂結塊’,‘病怒不食’,‘不寐’,‘驚’ 등에서 이에 대한 臨床例를 들고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怵惕思慮’라는 神志(感性)의 안정상태를 깨는 變故는 五神(五性)의 태두인 心臟의 神明을 혼미하게 만드니, 모든 神志病症 발작의 전제조건이다. 여기에 덧붙여 悲哀, 喜樂, 愁憂, 盛怒 등 감정의 폭주나 지속 등은 이미 안정을 잃은 神志의 혼란을 틈타, 각기 다른 형태로 血氣의 움직임을 유도해서 독특한 病機를 유발한다.

심장의 神明은 神志활동의 주체로서 安靜과 和平상태에 있을 때 가장 명료하게 빛난다. 怵惕(마음의 동요 또는 혼란)이나 思慮(마음의 미련과 그리움 또는 집착) 등은 神志의 안정상태를 파괴해서 혼란으로 이끄는 感性의 변고이자, 자신에 대한 不信과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켜 恐懼(두려움과 이어지는 자신감 상실)를 조장한다. 지속적인 怵惕이나 思慮 등은 神志의 근간[神明]을 흔들어 知覺과 判斷을 흐릿하게 만들어 두려움을 야기하고 자신감을 잃게 한다.

心臟의 火氣[君火]는 내외로 照明하여 神志의 경로를 비추니 神明이다. 肝臟의 木氣는 신명의 경로를 따라 神志를 방출하니 魂이고, 脾臟의 土氣는 외부로부터 겪은 神志의 경험을 안정적으로 보관하니 意이다. 肺臟의 金氣는 외부로 떠도는 神志를 거두어들여 정돈하니 魄이고, 腎臟의 水氣는 정돈되어 압축된 神志를 굳건하게 세우니 志이다. 부적절한 감정의 발동은 결국 神志의 이러한 전화과정을 혼란상태로 만들어 感性의 정상적인 흐름을 깨뜨림으로써, 그 원인이나 단계, 위상 등에 부합하는 病症을 일으킨다. 예로 지나친 憂愁는 意識을 고이고 낡아지도록 이끌어 헷갈리게 만들고, 悲哀는 意志를 흔들어 꺾어서 난동과 우울을 반복하게 만들며, 喜樂은 神志를 절제 없이 들뜨도록 부추겨 광망스럽게 만들고, 盛怒는 記憶을 파괴해서 감정의 흐름을 예측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이끈다. 이렇게 감정의 변동이 감성의 안정상태를 오래도록 파괴하여 오장 精氣의 氣機의 紊亂과 疲弊를 유발하면, 끝내 生氣(血氣)의 發源處인 精을 훼손하고 精의 훼손으로 陰氣가 竭盡되면 生氣가 발생할 근거가 없어져 죽는다. 특히 오장 중 간장과 심장은 陽臟으로 神志를 일으키고 발현하는 臟들이고, 비장, 폐장, 신장 등은 陰臟으로 神志를 거두고 정리하는 臟들이다. 특히 간장과 심장은 神志의 발동을 직접적으로 선도하므로 神志 病變을 발현하는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심장은 생명율동의 실력인 元氣를 압축해서 타오르는 君火의 火力으로 搏動치도록 전화시켜 생명체를 力動體로 이끌고 君火의 照明(神明)을 내외로 비추어 知覺과 意識이 활동할 수 있도록 주지한다. 심장은 생명체에 力動性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神明을 出行하여 神志활동을 통솔함으로써 오장의 주체로서 君主의 직분을 수행한다. 신지의 활동이 적절함을 유지하려면 方向性과 決斷力이 보좌되어야 한다. 膽腑는 中正之官으로 오장과 육부의 사이에 위치하여 五神臟의 神志가 육부를 비롯한 身形 및 外界로 출입할 때 그 方向과 發動의 강약을 결단하니, 神志를 주지하는 심장과 神志 발동의 강약과 방향을 결단하는 담부는 五神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頭腦는 신장이 주재하는 精明之府로서 神志의 始終이 精化되어 쌓이는 會集處이고, 五官이 붙어 있어 신지를 움직이는 역량인 神氣가 내외로 출입하는 곳이다. 따라서 怵惕이나 思慮 등으로 神志를 격동시키거나 고단하게 하면, 심장의 박동에 이상을 일으켜 심장 자체를 병들게 하고 생명율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심한 경우 神志의 출입에 착란을 일으켜 나머지 장부에 영향을 끼쳐 神病을 야기하는 모순을 만들 수도 있다. 그 중 담부와 정명지부에 붙어 있는 五官은 특히 많은 영향을 받는다. <매난국죽한의원 원장>

1)血氣之體는 血氣를 가지고 있는 事物 즉 生命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血氣를 生氣와 유사한 의미로 써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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