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아토피피부염, 한약과 침으로 안전하고 효과적 치료
상태바
임신 중 아토피피부염, 한약과 침으로 안전하고 효과적 치료
  • 승인 2013.10.04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구동향팀

연구동향팀

editor@http://


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80

[출처] Minhee Kim et al. Three cases of atopic dermatitis in pregnant women successfully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2013

[개요]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는 피부와 피부부속기의 변화를 유발하는데, 이로 인하여 임신시 기존의 피부질환이 악화되거나 혹은 새로운 피부질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한국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Atopic Dermatitis, AD)을 가지고 있는 여성 환자 중 61%는 임신 중 악화를, 4%는 임신 중 호전을 경험하였다고 합니다.(J. Ann Dermatol. 2010; 22(2):180-185) 그런데 임신 중인 환자들은 한약물 복약의 안전성에 대한 염려로 치료에 소극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피부과에서 임신 중 AD 환자를 한약물과 침치료를 통해 부작용 없이 호전시켰으며, 태아의 출생까지 추적조사한 결과 태아의 건강에도 이상이 없었음을 확인하여 그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논문 내용] 이 보고는 강동경희대병원의 한방피부과에서 AD로 치료를 받은 26~32세의 임산부 3명에 대한 증례보고입니다. AD는 Hanifin & Rajka의 진단기준으로 진단되었습니다.

치료는 한의사에 의한 한약치료, 침치료, 한약재 습윤 드레싱이 실시되었습니다. 한약치료는 임신 중기(임신 15~28주)이후 실시하였고, 침치료와 한약재 습윤드레싱은 임신 중 모든 기간에 시행하였으며, 이외에 치료기간 중 환자에게 행해진 다른 한방적, 양방적 처치는 없었습니다.

침치료는 인당, 합곡, 곡지, 족삼리, 태충 및 병변 부위에 10개의 아시혈을 더하여 15분간 유침하였고, 입원 치료 중에는 1일 2회, 외래 치료 중에는 1~2주 1회 시행했습니다.

한약치료는 생지황, 활석, 감초, 창출, 차전자, 용담, 목통, 나복자, 사삼, 토복령, 황금, 당귀로 구성된 처방을 1일 3회 사용하였습니다.

한약재 습윤 드레싱은 항균, 항염 효과가 있는 황백, 고삼, 맥문동, 소엽, 형개로 구성된 처방을 열수추출한 뒤 4~5장의 멸균된 거즈에 충분히 적셔 병변부위에 15분간 부착하였고,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1일 2~3회 시행했습니다.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치료시작 후 1~5주의 간격으로 SCORAD 점수를 평가하였으며, 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간기능(AST, ALT)과 신기능(BUN, creatinine) 검사를 입/퇴원일과 출산일에 각각 시행하였고(퇴원일은 3명 중 1명에게만 시행), 그 외 출산주수, 신생아의 체중, Apgar점수를 관찰하였습니다.

3명의 환자 모두 SCORAD 점수와 촬영된 병변사진으로 AD의 호전을 확인할 수 있으며(표, 사진 참조), 간기능과 신기능에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고, 모두 조산, 사산 없이 정상 분만하였으며, 신생아 체중, Apgar 점수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치료기간 중 부작용으로 판단될 수 있는 오심, 구토, 어지러움, 피곤함, 소화불량, 설사, 부종 등의 증상도 없었습니다.


[필진 의견] 최근 고운맘 카드의 한의원 적용이 시작될 즈음에 임신 중 한약 복용에 관한 논란이 제기된 적이 있었습니다. 발단이 되었던 연구는 2013년도 3월 J. Planta Medica에 게재된 임신부의 일반의약품 복용에 대한 연구로, 이를 근거로 하여 한국 마더세이프는 감초가 사산을 유발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의 185례 감초복용자 중 56.8%인 105례는 복합감기약에 처방된 소량의 감초를 섭취한 것이었고, 실험설계 자체가 일반의약품에 섭취된 감초가 위험한지 아닌지 밝혀내기 어려운 디자인이며, 연구 결론에서 ‘not a major human teratogen(우리 연구는 감초가 인간에 있어 주요 기형유발물질임을 보이지 못했다)’이라고 하여, 임신 중 감초 복용이 사산율을 올리는 위험인자로 볼 수 없다는 연구의 결론을 스스로 부정한 꼴입니다. 그러므로 이 연구로 감초가 임산부에게 위험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임신 중에 생약을 사용하는 비율은 연구자에 따라 7%에서 55%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으며(J. Complement Ther Nurs Midwifery. 003;9(4):176-181) 스웨덴에서 이루어진 임신 초기 생약 복용의 안전성에 대한 후향적 연구에서는 임신 초기에 생약을 사용했다고 밝힌 임신부와 그렇지 않은 임신부 간에 태아의 건강에 유의한 차이가 없어 임신 중의 생약 복용이 영아에게 끼치는 영향이 없다고 보고한 바도 있습니다.

윤리적인 문제로 임신 중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약 임상연구를 시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임신 중의 한약 복용의 안전성, 유효성에 관한 연구는 질적, 양적으로 매우 부족합니다. 이 논문은 한약과 침치료를 시행하여 임신 중 AD가 호전되었으며 태아의 출생까지 추적하여 태아의 건강에도 이상이 없었음을 확인한, 임신 중 AD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첫 증례보고입니다. 증례보고만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임상현장에서 임산부들이 AD치료에 한약치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의 한약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의 첫 에비던스가 구축되었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나아가 추후 이와 관련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의료계 일부에서 임신 중 여러 문제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한의치료를 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임상에 이용하는 외래 처방 가이드와 같은 서적에 한약의 처방용례까지 설명이 되어있는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임신 중 한의치료가 널리 이용되고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연구가 점차 이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하여, AD 뿐만 아니라 임신 중 여러 문제에 대하여 기존의 서양의학적 치료에 한계가 있었던 환자들이 한의진료를 받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링크] http://www.complementarythera piesinmedicine.com/article/S0965-2299(13)00122-2/abstract

※10월 참여필진: 권찬영 정창운(2) 박정경 유정은 유도영 임정태(2) 권승원 이선행
연구동향팀 필진을 모집합니다. 특히 일본어나 중국어 가능하신 분, 연구자, 전공의, 전문의 선생님의 참여 기다립니다. 기사에 대한 문의, 요청하고 싶은 주제는 editor@mjmedi.com 으로 메일 보내거나 신문 홈페이지에 의견 남겨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