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 글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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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 글을 열며…
  • 승인 2013.09.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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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학회 학술팀

동무학회 학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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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동무학회 ‘새로운 사상의학을 논하다’

의학의 목적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이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류는 다양한 치료 방법론을 연구 중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의학과 양의학의 이원화된 의료체계 때문에 그 방법론이 더욱 혼란하다고 볼 수 있다. 양의학적 방법론은 논외로 하고, 한의학적 방법론은 한약과 침, 뜸 등의 도구가 있는데, 그중 한약과 관련된 방법론은 「상한론」을 근간으로 하는 고방, 「동의보감」을 근간으로 하는 후세방, 「동의수세보원」을 근간으로 하는 사상방으로 크게 나뉜다. 이러한 방법론들이 합일되지 못하다 보니 한의학계 내에서조차 ‘맞춤의학인 사상의학이 최고다’, ‘간결한 고방이 가장 효과적이다’, ‘무난한 후세방이 가장 좋다’와 같은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환자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여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다양한 방법들을 이용할 수 있는데, 굳이 하나만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고방, 후세방, 사상방 등의 방법론은 짧게는 100여 년, 길게는 수천 년간 질병치료에 쓰여 왔고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각각의 장점을 합하고 단점을 버릴 수만 있다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스마트폰 시대를 연 스티브 잡스는 “창조성이란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역설하면서 모든 위대한 창조는 연결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고방, 후세방, 사상방 이론이 서로 연결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나? 지금까지 한의계는 고방, 후세방, 사상방을 서로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여 각각의 장점만을 부각시켰다. 종전까지 별개의 것이라 서로 융합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방법론들에 대해서 각각의 특장점을 연결하여 치료의 효율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면 어떻게 되겠나? 다시 말해 육경변증, 팔강변증, 장부변증에 체질변증까지 함께 연결하여 치료 도구로서의 그물을 더욱 촘촘히 만들 수 있다면 괄목할 만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에 대해서 기존의 사상의학을 하는 분들은 사상의학의 순수성을 훼손시켰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상의학이라는 학문을 뛰어넘어 임상적인 치료율을 높일 수만 있다면 이러한 시도는 해봄 직하지 않겠나?

일각에서는 이제마 선생님의 「동의수세보원」을 아무 비판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바뀌어야 한다.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에 적용하여 잘못된 부분은 고쳐 나가야 한다. 「동의수세보원」 원문에 근간하여 연구하되 임상에 실제로 적용하면서 현대적 관점에 맞도록 확충하는 것이 이제마 선생님의 유지라고 생각한다.

이제마 선생님은 「격치고」 서문에서 “이 글이 후학들로 하여금 진실로 격물치지할 수 있게 하여 쪽빛보다 푸른 청색이 쪽빛에서 나오게 된다면 이 「격치고」 역시 곽외의 죽은 천리마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셨고, 또한 「동의수세보원」 말미에 “소음소양인론은 대략 상세하게 되었으나, 태음태양인론은 간략한 정도만 완성하였으니, 대개 경험이 미치지 못하고 정력을 이미 다했기 때문이다. 「예기」에 이르기를 책을 열어 보고 통달하지 못하면 생각하라고 하였으니, 만약 태음태양인편을 생각하여 해득한다면 간략하다고 하여 어찌 부족하겠는가?”라고 하셨다. 즉, 사상의학 이론이 완전하지 않음을 이제마 선생님 스스로 인정하셨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후학들이 더욱 연구하여 계승 발전시키시기를 염원하신 것이다.

그간 이제마 선생님의 사상의학론은 많은 임상가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오늘날 적용하기에는 미비한 점이 적지 않다. 사상의학으로 5년 이상 임상을 해보신 분들은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한의사 류주열은 고방, 후세방, 사상방의 모든 이론을 섭렵한 후 치열하게 임상을 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변증법을 비롯하여 여러 한의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하고 체질별 약물분류를 확충하였고(동의수세보원에 등재되어 체질별로 분류된 약물 이외의 분류되지 않은 약물들에 대해서도 사상인별로 구별하여 사용), 사상의학에 적용한 결과 임상적으로 훨씬 더 우수한 사상의학이 탄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새로쓴四象醫學」이다.

이제마 선생님은 「동의수세보원」 ‘사상인변증론’편에서 “만 가구 고을에 한 사람이 그릇을 만들면 그릇이 모자랄 것이고, 백 가구 마을에 한 사람이 의원을 하면 사람 살리는 것이 부족하다. 반드시 사상의학을 널리 밝혀 집집마다 의학을 알게 하고 사람마다 병을 알게 한다면 가히 世人은 장수하고 元氣는 보존될 것이다”라고 적시하고 사상의학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서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한 몫하기를 바랐다. 따라서 이러한 이제마 선생님의 유지를 받들고 사상의학을 확충하여 질병치료와 예방에 조금이나마 기여해야 하는 것이 후학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이제마 선생님의 사상의학을 확충하여 임상에 적용해 본 결과를 동료 한의사분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그래서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좀 더 나은 방법론을 만들고자 ‘東武學會’를 창립했다. 학문은 소수 몇 사람의 힘만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낱낱이 공개되어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때에만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에 동의하고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동료 한의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면서 순서에 따라 연재할 것이다.

제1편 사상의학은 한의학의 발전된 모습이다.
제2편 지인론
제3편 사상인 구분을 위한 맥진법
제4편 한열변증에 대하여
제5편 허실변증에 대하여
제6편 외감병 변증에 대하여
제7편 사상본초에 대하여
제8편 간병증의 증상을 통한 변증의 이해와 임상적 활용
제9편 심병증의 증상을 통한 변증의 이해와 임상적 활용
제10편 비병증의 증상을 통한 변증의 이해와 임상적 활용
제11편 폐병증의 증상을 통한 변증의 이해와 임상적 활용
제12편 신병증의 증상을 통한 변증의 이해와 임상적 활용
제13편 기혈, 진액, 담음병증의 임상적 활용(어혈, 담음병증에 대한 변증과 치료)
제14편 초보 한의사의 임상 경험기
제15편 사상의학과 한의사의 미래 ― 왜 사상의학을 해야 하는가?

<동무학회 학술팀>

동무학회는?
동무학회란 동무 이제마 선생님의 사상의학 이론을 토대로 류주열 원장이 현대에 맞게 확충한 이론과 임상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한의사의 모임으로 현재 전국에 150여명의 회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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