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국제표준화 대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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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국제표준화 대책 있나?
  • 승인 2003.03.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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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제제도 논의대상...한의계 시험대 올라

KFHH구성, 실무작업 착수

한약과 한약제제의 국제표준을 정하기 위한 한중일 3국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한의학계의 입장을 어떻게 국제표준 제정에 반영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우려와 함께 새로운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표준에 대한 논의는 그간 선언적이고 당위적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작년 11월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에서 WHO 서태평양지역 주관으로 열린 ‘한약규격조화에 대한 전문가회의’에서 ‘전통의약규격의 국제조화포럼(FHH)’을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올 3월 정식으로 포럼을 발족함에 따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FHH는 지난 4월 24일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강당에서 한국한약규격국제조화포럼(KFHH)를 구성함으로써 실무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KFHH는 민간 기술인력 모임인 상임위원회(의장 장일무 천연물과학연구소 교수) 산하에 제1분과인 한약(생약)자원분류 및 규격기준분과(분과장 하광원 식약청 생약평가부장)과 제2분과인 품질인증 및 기술정보화분과위원회(분과장 강삼식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교수)를 구성했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상임위원회는 보건복지부 한의약담당관과 식의약청 생약평가부장·의약품안전국장, 한의계·양약계·생산자·제약사 및 학계, 산업계 대표 20명이 단체 대표로 참여하고 연구력있는 개인 4,5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한의계는 한의협을 비롯해서 한의학연구원, 우리약재살리기운동본부, 본초학회 등이 상임위원으로 참가한다.

이에 따라 향후 2년간 명명, 품질기준, GAP 및 GMP 등을 집중 논의하게 되는데 우선 5월 21일부터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FHH 제1분과 제1회 협의회에 우리측 입장을 수렴하기 위한 논의를 조속히 진행시켜야 하는 처지에 있다.

KFHH의 의장이자 FHH 기술분과위원장인 장일무 교수는 “한약재와 한약제제를 연구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표준화되지 않아 무역이 촉진되지 않는 등 한약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지 못했다”고 말해 이 모임의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케 했다.

FHH의 상임위원인 주창림 복지부 한의약담당관은 “이번 포럼은 모든 한약의 판을 새로 짜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결의사항을 각국이 따라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의계 참가자들은 제1분과와 제2분과, 그리고 각 분과 산하의 소분과에 적극 참여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약재와 한약제제의 표준을 정함에 있어 어떤 기준을 갖고 회의에 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한의계 자체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테면 약리학적 기준으로 표준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의학적 기준인 관능검사나 기미론을 어느 정도 관철시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럼은 또 한약재뿐만 아니라 한약제제의 표준도 제정할 방침이어서 한의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표준의 향방에 따라서 제제의 사용주체가 결정된다는 문제가 걸려 있어 주의가 요망되기 때문이다.

이날 참가한 한의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관능검사와 기미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그간의 한의학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의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약의 국제표준 제정 논의라는 시험대에 오른 한의계가 어떤 역량을 발휘할 지 일선한의사들은 소리 없이 지켜보고 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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