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91) - 「居家必用事類全集」③
상태바
고의서산책(591) - 「居家必用事類全集」③
  • 승인 2013.06.27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mjmedi@http://


건강수명을 늘려주는 修養秘論

「居家必用」 전서 10권의 내용 가운데 역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壬集과 癸集에 실려 있는 養老食治, 治病經驗, 延壽修養이라고 볼 수 있다. 전호에 이어 癸集에 들어 있는 三元參贊延壽書와 修養秘論의 내용을 중심으로 개략적인 면모를 좀 더 살펴보기로 하자.  

◇「거가필용사류전집」

癸集 근신편 첫 머리에 실린 도론에서는 인간의 수명을 天元 60세, 地元 60세, 人元 60세로 정하고 도합 180세까지 사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사람이 精氣不固, 謀爲過當, 飮食不節의 이유로 각각 주어진 천수가 감해지게 되고 마땅히 아껴야 할 줄을 모르고 당연히 꺼려야 할 금기를 피하지 못해 정신이 모손되고 날이 갈수록 병이 찾아오고 명을 재촉하게 된다고 하였다.

결국 수명을 늘리는 길은 애초에 주어진 三元壽, 즉 天元壽, 地元壽, 人元壽를 잘 보전하는 방법으로 구분한다. 그중 天元壽는 慾不可絶, 慾不可縱, 慾不可强, 慾有所忌, 慾有所避 등 욕정을 조절하는 법과 嗣續有方, 姙娠所忌, ??兒所忌등의 항목으로 나뉘어져 의경에 나온 故事를 예로 삼아 전개되어 있다.

또 地元壽는 희락, 분노, 비애, 사려, 우수, 驚恐, 憎愛 등 갖가지 감정과 視聽, 의혹, 담소, 陰謀, 嘲??, 稽謔 등 정서적 표현과 변화, 津唾, 기거, 行立, 坐臥, 목욕세면과 같은 일상적인 행위까지도 일일이 수명과 직결됨을 예시하고 있다. 끝에는 天時避忌, 사시조섭, 旦暮避忌, 잡기 등 금기가 기술되어 있다.

人元壽는 오미, 음식, 식물, 果食, 미곡, 채소, 飛禽, 走獸, 鱗介, 昆蟲, 잉부식기 등으로 세분하여 각종 음식으로 인한 질병 초래와 수명과의 관계가 기술되어 있다. 이것은 곧 음식에서 비롯된 각종 장애가 인간이 스스로 수명을 단축하는 행위임을 의미한다.

이어 수양비론에는 「雲??七籤」에 수재된 내용 가운데 일부를 채록한 것으로 總序로부터 修養大略, 오장론, 保聖纂要 등의 논설과 함께, 소동파, 杜景升의 服玉泉法, 장자, 稽康의 양생론, 주자(晦庵)의 調息箴 등이 소개되어 있다. 또한 勸善錄에는 人與物同, 衆生愛戀性命, 修爲果報, 五戒之首, 仁壽必鑑 등 선행에 따른 인과응보의 사례가 33종이나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이 전해진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아마도 고려 말에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선에서는 「의방유취」 引用諸書에 ‘居家必用’이라는 略書名으로 등재되었고 외과, 부인, 잡방문 등에 대거 인용되었다. 비슷한 서명으로 ‘必用全書’, ‘必用之書’가 있으며, 동시기 「향약집성방」에도 다수 인용되어 있다. 또 「동의보감」에는 ‘必用’, ‘必用方’, ‘必用全書’라는 이름으로 出典이 밝혀져 있어 비슷한 계통의 서적들이 폭 넓게 이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1560년경 尹春年이 간행한「醫家必用」이란 책도 전해지고 있어 후대 기록에 ‘必用方’이라 밝힌 책이 어떤 책을 말하는지 확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五臟門 單方에 수록된 蓮子에 관한 기록은 그 출전이 ‘居家必用’으로 명시되어 있어 이 책이「동의보감」 저술시기까지 중요한 참고서로 사용되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후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책은 洪萬選의 「山林經濟」로 攝生, 治農, 治圃, 種樹, 牧養, 治膳, 治藥, 救荒 등 각 편에 골고루 인용되어 있다. 또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鼎俎志에 다수 인용되어 있기에 국내에는 몽고풍의 가정요리 백서로 소개되어 있다. 대략 이러한 면모를 통해 이 책이 조선 중기 「山林經濟」나 「攷事撮要」, 나아가 후대「閨閤叢書」,「林園經濟志」의 원천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