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진료 한의사로서의 소양을 가르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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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진료 한의사로서의 소양을 가르쳐달라”
  • 승인 2003.06.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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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에서 자신감 갖게 하는 교육 필요”
제3의학회, 개원의 입장에서 한의대 교육 조명


개원의가 한의학교육에 바라는 최대의 희망사항은 ‘유능한 1차진료 한의사의 양성’이지만 현실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과 동시에 독립된 진료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의사면허 제도상 한의대의 교육목표는 1차진료 한의사의 양성에 있어야 하는데도 다빈도 질환에 대한 임상술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한의학적인 관, 한·양방 기본지식에 대한 임상적 교육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한송한의원에서 개최된 제3의학회(회장 김완희) 월례 토론회에서 지적됐다. <422호 해설칼럼란 지상중계 참조>

‘개원의가 평가하는 한의학교육’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양인철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사무총장은 “한의대의 지나친 암기위주의 교육은 대학공부를 단지 시험을 보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학문과 임상을 외부에서 해결케 하여 예비한의사들의 교육의 뿌리를 한의대 밖으로 몰아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임상가로서 의학적 술기를 습득하고 이론을 학습하는 것만큼이나 사회적 윤리와 책임을 교육하는 것도 한의대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한의사들이 양의사보다 치부하지도 못하면서 욕을 더 먹는 것은 사회적 책임부분에 대한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학교에서 조금만 교육시키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졸업 후 한의학교육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 사무총장은 정규수업시간 이외에 이루어지는 전공과목선택제나 졸업 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임상강의를 들으러 가는 현상이나 천차만별의 경험과 소양수준을 가진 채 개원하게 되는 현실 등이 개원한의사를 위한 교육이 필요함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수련의를 거친 개원의가 바라본 한의대교육의 문제점도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발표에 참가한 오영제(서울 키즈앤맘한의원) 씨는 한의학 교육의 문제점을 철학의 문제, 양방 교육의 문제, 한의학 전승의 단절 문제 차원에서 접근했다.

한의대 수련의를 거쳐 한방병원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오영제 씨는 현 한의대 교육이 유교철학에 치우친 나머지 한의학의 기반이 되는 도교철학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실질적인 양방지식도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무엇보다 한의대와 병원에 임상적 권위를 가진 원로 한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개원가에서 진료하다 막히면 자신을 가르친 교수에게 자문을 구해야 할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한의학 정보나 이론은 개원가에서 만들기 일쑤여서 대학과의 연계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씨는 수련의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서 ‘한방에 자신감 없음’을 꼽았다.

병원에서 안되는 것만 보았지 하나의 질환이라도 고치는 모습을 기대만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양방적 지식은 철저히 무장했으면서 정작 환자가 오면 자신감을 잃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씨는 현재 가장 필요한 한의학 교육은 ‘자신감을 심어주는 교육’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참석자들은 발표자의 주장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일부 이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완희 회장은 “한의대에 권위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기초와 임상의 가교역할을 차단하는 현행 교육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한의학교육의 문제가 너무 광범위하여 한두번의 토론회로 문제점을 도출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도 몇 번 더 발표회를 가지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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