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 한의 교육과 한의사의 생애 교육 어떻게 바꾸어야하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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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한의 교육과 한의사의 생애 교육 어떻게 바꾸어야하나(3)
  • 승인 2013.04.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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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덕

송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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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미 덕
경희한의원 원장
최근 대한한의사협회의 협회장선거와 면허신고제를 통해서 협회비 납부, 보수교육 취득평점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한의대에 입학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은 모범생이었을 텐데, 어떤 불만의 표시로 혹은 다른 바쁜 일정으로 보수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회원들이 아주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교육은 임상의로 활동하고 있는 한의사에게 협회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추가교육 프로그램이다. 의료법 시행규칙으로 “의료인은 제1항에 따른 보수교육을 연간 8시간 이상 이수하여야 한다”는 법적인 부분을 떠나서, 이러한 추가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꽤 많은 한의사들이 이런 추가교육에 대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 있는 수강거부 외에도, 의무적으로 참여했던 회원으로서도 보수교육은 그야말로 개선되어야 할 점들이 너무 많다.

임상의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할 퀄리티 컨트롤(quality control)의 목적성을 상실한 점, 임상 연차별 필요한 교육보다는 시간 때우기 식인 점, 협회비 징수의 장소로 이용하는 점 등 한의계의 지표 없는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같다.

한의사들처럼 버젓한 직업을 가지고도, 수많은 시간을 사교육에 쓰는 직종도 없는 것 같다. 정작 활성화 돼야 할 학회는 너무 많고, 술기를 위주로 하는 각종 학회와 세미나가 넘쳐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슨 일만 나면 꾸려지는 TF(task force)가 아니고, 100년 대계라는 교육의 원칙과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정규교육으로 부족한 점을 보강하기 위한 feed back - 생애교육

생애교육은 자신의 관심과목과 또한 연관과목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시대상을 반영하여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개념이다. 영구불변의 진리야 고칠 것이 없겠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의료환경에서 의료인으로서의 위치를 다지는 자리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행돼야 한다.

이것들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단체가 학회이다. 기존 학교에서 각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교수님들은, 매년 누적되는 기초지식, 임상지식을 자신의 의견 뿐 아니라,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타 전문분야의 교수님들과 의견을 조율하여, 자신이 속한 학회에 제공하고, 이를 학회에서 일정 과정으로 만들어 관심 있는 회원들과 나누어야 한다.

이러한 학회활동을 통해, 전공분야와 관심분야에 대해 이수학점과 상관없이 자신의 역량을 쌓아나가는 임상의로서 일생동안 받을 교육, 즉 생애교육의 개념을 도입했으면 좋겠다. 현재 대부분의 한의사는 같은 임상요법이나 이론을 공유하는 각자의 스터디그룹들이 있을 줄로 안다. 이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 서로 이해 불가한 다른 언어를 쓰는 한의사들이 되고 말 것이다. ‘자신의 관(觀)’을 세우는 목표에서, ‘우리의 관(觀)’을 세우는 목표로 한의계 전체가 궤도수정을 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이용할 한의사들만의 리그 -보수교육

자부심 넘치는 엘리트에서 한의사라서 ‘마이너리티’가 되어버린 이 현실에서, 한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같은 주제의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 그저 교육만의 목적으로 쓰기에는 아깝다. 1년에 2차례 큰 자리를 가지는 형식을 빌어, 협회에서는 그 해에 이슈가 될 주제를 근거와 함께 다루어 한의사의 역량을 외부에 과시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강한 협회는 제도적으로 가능한 한의사의 업무범위 확대를 위해, 향후 우리가 얻어야 할 부분을 시기와 수위를 조절하여 보수교육의 주제를 정해야 한다. 이를테면 향후 진행될 4대중증질환(뇌질환, 심장혈관질환, 암,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보험급여에 한의사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을 국내외 자료를 취합하여 대규모 보수교육을 진행하거나, 정식 한의사의 시술만이 인정받을 수 있는 질환군에 대해 정립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매체에 보도한다면, 불법의료에 일일이 대처해야 하는 상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임상의의 연차별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보수교육 또한 진정한 협회의 할 일이다. 오늘 배워 내일 사용할 목적의 기술을 전달하는 공부는 보수교육에서 다루어질 차원이 아니다. 오히려 진단과 치료용 도구들의 다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하는지를 다차원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보수교육이라고 할 것이다.

한의사에게 교육이란

교육은 미래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홍보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더 이상은 뭐에 뭘 하니 좋더라는 식의 단발적이고 개인경험에 근거한 공식교육은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제도적인 교육프로그램은 우리의 역량을 외부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한의사로서 잘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대내외적으로 오픈하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외연을 넓혀야 한다. 침이나 뜸, 한약 등의 방법론으로만 우리의 역량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 한의학적인 생활요법도 훌륭한 의료가 되도록 공식적인 교육의 자리를 통해 외연을 넓혀야 한다.

선배님들의 말씀 중 ‘한의학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한의학은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특징이므로, 수많은 배리에이션(variation)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늘 머릿속을 맴돈다. 각종 정부시책과 제도에 편승해서, 오직 고등교육을 받은 한의사만이 개개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교육과 홍보정책을 통해 실현하기를 바라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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