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미래 짊어질 젊은 연구자들(13)-이준혁 팀장(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정책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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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미래 짊어질 젊은 연구자들(13)-이준혁 팀장(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정책연구센터)
  • 승인 2013.01.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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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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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시선으로 한의학 미래 정책 지도 만든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정책연구센터(센터장 송미영)는 2011년 11월에 국가 한의약 발전 정책 수립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고 지난해 5월에 문을 열었다.
이준혁 팀장은 지난해 5월에 센터의 팀장직을 맡은 이후 한의학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도적 정책연구와 한의학 R&D 전반에 대한 기획 업무를 맡아 이끌고 있다.

한의학정책연구센터는 ▲한의학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도적 정책연구와 한의학 R&D 전반에 대한 기획 기능 ▲국내외의 정책·시장·연구 데이터 수집 및 분류 ▲정책분야 전문가의 네트워크 구축 및 정책·기획인력 양성 등을 주요 추진사업으로 두고 있다.

2001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후 로컬한의사로 4년 남짓 임상을 하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2007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정치 경제학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7년 9월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정책팀에 입사한 이래 줄곧 연구정책 관련 업무를 익혀왔다.

“처음에는 로컬한의사로 있으면서 보건정책관련 분야 공부를 했는데, 막상 취업을 할 때는 과학기술분야로 해서 그동안 배운 것과 실무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었다. 게다가 연구정책팀 내에서 한의사는 저 혼자였기 때문에 부서 업무를 소화하는데 매우 힘들었다”
그가 5년 남짓 근무한 연구정책팀은 연구원 중장기 발전계획을 총괄하는 부서로 ▲한의약 정책 개발 및 연구사업 기획 ▲국내 외 한의약 분야 기술 개발 및 산업동향 분석 등을 맡는 중요 부서였다.

R&D정책 기획 및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져야 하는데, 스스로 업무를 소화하기 위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다른 전공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객관적으로 제가 ‘한의사’라는 메리트를 갖고 들어온 측면이 강했다는 걸 느꼈는데, 다른 부문에서는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업무를 좀 더 빨리 익히고 싶어 2009년에는 카이스트 경영학 박사과정에 입학해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의학정책연구센터에서도 센터가 향후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할 것인지 중장기 플랜을 짜는 일을 맡아 진행 하고 있다.

한의계 정책입안을 위해서는 ‘기획기능’ 강화 돼야
그는 ‘한의사’라는 정체성 보다는 한의학 R&D 분야를 기획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직업적 위치를 찾았다. 그가 정책연구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제가 R&D연구 기획 업무를 해오면서 한의계가 정책기능과 기획기능이 취약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은 어느 부처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기능이다. 처음부터 지도를 그리지 않고 추진되는 사업은 결코 목표에 도달할 수 없고, 지도를 그리는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 팀장은 “한의약 분야의 학문적 특성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기획 능력을 지닌 연구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타 분야에 비해서 그 역량도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보니 정책이나 사업이 기획단계의 부실로 인해 채택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부터 센터에서 주최하는 정책·기획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들의 시선’에서 한의약 정책 기획해야
그는 한의약 R&D연구뿐 아니라 과학자나 공학자들이 연구를 하더라도 그 연구결과물이 국가에 어떻게 쓰일 수 있고 국민들의 삶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들이 정책적으로 녹아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분야에서든 지금은 수요자의 시선, 국민의 시선으로 정책을 기획하는 게 핵심”이라며, “한의계 내부시선으로 바라본 논리를 고스란히 외부로 갖고 나오는 경향이 종종 있지만, 그런 부분들은 오히려 한의학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측면들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의계 자체가 정책연구 역량이 높은 필드가 아니기 때문에 한의학정책 전문가들을 최대한 모아서 싱크탱크역할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도 크다.
센터에서 지난 해 12월 말 발간한 「한의정책」창간호도 그중 하나의 결실이다. 국내 한의학 분야의 정기적인 정책관련 전문도서가 부재한 가운데 사안별로 핵심 주제에 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국내외 연구현황을 파악하여 정부 부처에 정책적인 제안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타 전공자들에게 열린 연구풍토 만들어야
그는 한의학정책연구센터에서 중의학, 병원경영학, 특허법 등을 전공한 연구원들과 함께 팀워크를 맞춰가며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그에게 지금의 한의계의 연구풍토에서 변화해야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연구분야는 한 분야의 전공자가 할 수가 없고 모든 학문들은 융합해서 발전하기 때문에 타 전공자들이 한의학을 연구할 수 있는 개방적인 환경을 열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동시에 한의학 전공자들이 한의계 내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는 세 분야를 공부하면서 어느새 한의학정책의 미래 지도를 만들어가는 자리에 성큼 와 있었다. 한의사 출신 연구인력이 절대 부족한 현실에서 그와 같은 젊은 연구원의 역할이 앞으로 더 기대된다.

대전 = 김은경 기자 carax30@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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