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산, 아무나 먹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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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산, 아무나 먹어도 될까요?
  • 승인 2013.01.0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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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겸

김한겸

gksru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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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여름 보약, 혹은 여름에 늘 먹으면 좋은 한약으로 알려진 ‘생맥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생맥산이 정말 아무나 먹어도 좋은지? 부작용은 없는지? 누가 먹어야 되는지? 말이죠.

지난 여름 한 일간지에서 “자주 마시는 아이스커피 대신에 몸에 좋은 생맥산을 먹자”라는 칼럼이 게재된 적이 있는데요, 한의사로서는 좋은 얘기일 수 있겠네요. 그렇죠? 신문에서 한약을 먹으라고 해주니 말이죠.

그래서 인터넷으로 ‘생맥산’이란 검색어를 입력하고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만 군데서 생맥산 재료를 넣어서 팔고 있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통 받아들이시기에는 한의사의 처방 없이 아무나 먹어도 되는 쉬운 한약의 개념이네요. 그러니까 우리가 “두통 치통 생리통엔 게보린”을 의사 처방 없이 먹듯이, 쉽게 먹으면 된다는 것이죠. 뭐 이렇게 된 것이야 식약공용품목 덕분이겠죠.

쉽게 얘기하면, 식품으로 먹어도 문제 없어 보이는 한약재를 쉽게 구해서 먹으라는 뜻에서 입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아무나 약을 조합해서 만들어 먹고, 중금속, 농약에서 자유로운 식품 한약재를 만드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약 180여 종이 식약공용품목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은 75종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이 식약공용품목에 들어가 있는 한약재의 문제점은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죠. 즉 한의사가 쓰는 규격품 한약재는 각종 까다로운 검사와 절차를 통과해야 하고 한의원과 한방병원에만 유통되고 있는 반면, 한방의료기관을 제외한 식품용으로 유통되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하거든요. 따라서 한의원 한약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지만, 재래시장을 비롯해서 여기저기서 아무나 파는 약재들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시 오늘 포스팅의 주제인 “생맥산이 아무나 막 먹어도 건강에 도움이 되느냐”로 돌아와 봅시다. 생맥산은 오미자·인삼·맥문동 등 3가지로 이루어진 처방입니다. 처방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기운이 나고, 진액 넣어주는 처방이네요.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을 하는 분들이 먹으면 좋겠죠?

그런데 이 처방은 몇 가지 부작용이 있습니다. 맥문동 덕분에 쉽게 체할 수 있고(소화가 약한 사람은 설사, 복부 불편감) 인삼 때문에 열이 오를 수 있습니다. 오미자, 인삼은 염증이 있는 사람에겐 좋지 않고요. 때문에 종종 “아무나 막 먹어도 된다는 생맥산”을 먹고 좋지 않은 소리를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멀미, 머리가 무겁고, 소화가 잘 안되고, 간혹 설사도 하는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것이지요.

또 땀을 흘리는 것으로 진액이 부족한 것을 넘어서, 진액 손상, 혈허(한의학에서 말하는 혈액의 부족현상)를 일으킨다면, 생맥산으로는 부족하고, 다른 처방을 생각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한의학에서는 “여름에 피곤하고 진액이 빠지는 사람을 위하여 여러 가지 처방”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체질에 따라서, 여름에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냐에 따라서 구분을 해놓은 것이지요.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올 보중익기탕, 청서익기탕, 생맥산, 쌍화탕 등이 다 사람마다 다르게 쓰라고 이름이 다르게 나온 처방이거든요.

옛말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름에 아이들, 남편, 부인, 어른들을 위해서 잘하겠다고, 쉽게 구해서 커피처럼 늘상 마신 생맥산이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여름을 위한 제대로 된 ‘한약’을 드시겠다면, 한의원-한방병원에 가서 정확한 증상을 말씀하시고, 몸에 딱 맞는 처방을 받아서 드시고 건강한 여름을 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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