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희망을 말한다(Ⅰ) - 임정태 공보의, 한의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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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희망을 말한다(Ⅰ) - 임정태 공보의, 한의내과 전문의
  • 승인 2013.01.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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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태

임정태

julcho@naver.com


한의계에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임정태
거창군립노인요양병원
공보의, 한의내과 전문의
공중보건의사로 거창에 있는 거창군립노인요양병원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다.

한의내과 전문의 입장에서 보면, 요양병원에 근무하다보니 요양병원의 전문의 가산 수가가 인정되는 유관전문의(현재는 양방의 내과, 외과, 신경과 등 8개 과만 유관전문의로 인정되며 유관전문의가 상근의사 수의 50%를 넘으면 입원료의 20%가 가산되고 그 미만이면 10% 가산)에 한의과전문의를 포함시켜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평소에 많이 들었다.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한의사는 수익 면에서 GP와 전문의가 차이가 없지만 유관전문의에 한의과전문의가 포함되면 한의과 전문의의 수요가 늘고 페이도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공보의 입장에서 보면, 2011∼12년 전국 허브보건소에서 매뉴얼 하나 없이 중구난방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상체질교실사업을 개선해 보자는 T/F가 구성되어 거기에 참여했다.

태음인이 가장 많으니까 태음인을 대상으로 특정 처방을 투여하고 생활관리를 하면서 12주간 f/u 하고 사업 전후에 혈액검사나 체중, 혈압, 복부둘레 등을 측정하여 비교해보고 한의학적 대사증후군 관리의 데이터를 확보해보자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 출발점이 되는 사업으로 보건복지부 도장이 찍혀 나온 ‘보건소 한의약 공공보건사업(사상체질)’ 책자가 발간되어 각 보건소에 배포되었다. 하지만 그 후 2012년도 대공협 집행부가 사퇴했고 현재는 표류 중이다. 그 때 1년차로 참여했던 인원들은 이제 3년차가 되어가고 인원 충원은 없었으니 1년만 지나면 공보의 중에서는 아무도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를 것이고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할 것 같다. 다시 빨리 대공협이나 대한예방한의학회, 한의학정책연구원, KIOM 한의학정책연구센터 등등의 정책을 담당하는 파트에서 이 사업을 계속 진행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실 가장 잘 풀렸으면 하는 것은 이것이다. 지금 이 지면에도 여러 사람들이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써 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즐겨 들어가는 페이스북 한의사당이나 그밖에 AKOM이나 한의쉼터 같은 한의계 커뮤니티 내에도 하루에도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게시판 뒤로 저 멀리 흘러가고 있다.

동료 한의사들이 지금도 여기저기서 열변을 토하는데, 그 열변들은 다 허공으로 사라진다. 누군가는 그런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을 수집하고 검토하고 논의해서 실제로 그 일을 담당하는 곳에 전달하거나 직접 수행해야 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실현할 길 없는 소망을 쓰면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얼마 뒤면 한의사협회장 선거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한 일은 절대로 몇 년 임기의 한의사협회장이 자신의 임기 내에 다 실현할 수 없을 것이다. 한의협 회장 임기와는 무관하게 한의계 발전을 위한 장/단기적 제안들을 수집하고 논의하고 집행해 나가는 상시적인 컨트롤 타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의협 회장은 그 컨트롤 타워에서 제시하는 비전을 수행하는 일꾼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한약분쟁 때의 의제들은 이제 대부분 실현된 것 같은데, 그 이후에는 공통된 아젠다가 없고 모아진 것이 없으니 당연히 실현된 것들도 별로 없다. 100년 뒤를 바라보는 한의학 혁명을 위해서는 100년 뒤를 바라보는 비전과 로드맵이 정해져야 한다.

열정적으로 떠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는 묵묵히 그 아이디어들을 모으고 가공해서 필요한 곳에 전달하고, 집행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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