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한국의농학회 정국영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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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한국의농학회 정국영 수석부회장
  • 승인 2012.12.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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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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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과 농업의 만남, 의농(醫農) 실천

 

한국의농학회 정국영 수석부회장(한의사)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의 대안으로서 먹거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자연에서 난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나아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존 의학을 보완 대체할 수 있는 의농의 개념을 만들어 체계화하고 있는 이가 있다. 한의학박사(본초학)이자 의학박사이며 한국의농학회 수석부회장인 정국영(42·의토리한의원) 원장을 만나 의농학의 개념과 필요성, 한의학의 새로운 정책적 대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의농학회의 설립동기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학교 때 배웠던 지식이나 한의학의 강점을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시킬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한의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핵심 역할과 가치는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결국 생명을 살리는 일과 관련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전통적으로 한의사가 해온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의농(醫農)의 개념이 나왔습니다. 한의사가 처음 제안을 했으며, 의농의 뜻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려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알려줄 필요성에 공감해 지난 2011년 8월 한국의농학회를 창립했습니다. 현재 한의사,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 30여 명과 농업인, 식품업계 관계자, 건강소통전문가 등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농업의 융합을 모토로 하는 ‘의농학’의 정확한 개념은?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우리가 인류의 건강증진이나 질병치료수단을 위해서는 친환경적인 의학지식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건강증진이나 질병치료수단에 있어서 자연이라는 부분을 소외시켰던 측면이 있습니다.

의농은 한의학적 지식과 농업이 결합한 것을 의미하는데, 한의학뿐 아니라 서양의학 등 친환경적 의료지식이 총화된 개념으로, 자연과 생명과 인간의 조화를 통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인류의 모든 행위를 의미합니다.

의농학은 의농의 정의에 입각해 의농의 뜻과 취지를 이어나가며 한의학과 서양의학 그리고 의학과 농업의 전통적 연구와 더불어 의학과 농업의 융합으로 새롭게 파생되는 분야들을 연구하는 학문을 뜻합니다.

-‘의농학’의 필요성이 있다면?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현재 의사도 한의사도 소비자가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들이 원하는 안전성, 편리성, 치료의 우수성, 전문성 등의 개념을 담아낼 수 있는 의료서비스가 필요했습니다. 예전에는 의사 스스로가 환자의 생존권과 치료권을 가진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들이 변화됐으며 의사스스로도 자연치료나 셀프케어 등에 눈을 떴습니다.

특히 먹거리는 의학적으로 상당히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음식치료는 이제 세계적인 대세입니다. 한의학에서 질병의 발생과 치료가 음식으로 기인한다는 것은 보편적인 병리학 이론으로 음식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시켜왔던 기록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기본적인 것들을 잠시 놓치고 있었습니다. 이제 음식을 통해서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이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한테 건강증진과 질병 치료의 수단으로서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민들에게는 의농학에 대한 지식을 보급해 기능성 작물 재배를 통해 고부가 가치룰 창출할 수 있도록 하며, 의사들에게는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해 좀 더 확장된 개념의 의사로서 사회적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합니다.

-‘의농학’과 관련해 원장님의 활동내용이 궁금합니다.

저는 본초학을 가장 좋아했고, 본초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한의사가 약초를 재배하거나 환자를 위해 항암무나 항암배추 같은 기능성 작물을 재배한다고 했을 때 환자들은 전문성을 가진 한의사로 인정하며 신뢰합니다. 스스로도 농사를 짓다보니 이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제가 처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약재와 채소 재배로 현재는 항암무와 오트밀(귀리) 등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종자전쟁이라고 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토종종자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흰꽃민들레는 발아율이 높지 않아 흔히 볼 수 없는데, 3년 이상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씨앗을 대량생산하기도 했고, 발아율을 높이는 실험 등을 진행했습니다. 항암무의 경우 국내 최고의 무박사를 찾아가 무 종자 이야기를 듣고, 그 종자를 유전자원센터에 연구 신청을 했고 성분분석도 의뢰했습니다.

종자를 개발·연구하고, 직접 농장에서 재배하며, 논문도 쓰고, 숨겨진 스타작물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또 의농학과 관련해 의사나 농부 등을 대상으로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정국영 한의사가 재배하고 있는 항암무

-한의학의 새로운 정책적 대안으로서 제시한 ‘농업’과 관련해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의농학회의 설립도 농업과 관련해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의사가 한약재를 재배한다고 해서 그것을 의농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농사를 짓는 행위를 넘어 그것이 교육, 관광, 가공 등 다양한 영역과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의농의 초기 사업 모델은 기능성 작물·약초재배 가공 및 공급, 의농 휴양 관광, 의농타운 등입니다. 꼭 한의사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것을 원하는 소비자 내지 관계자들이 할 수 있도록 한의사가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겁니다. 식품, 관광, 제약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의사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 보았고, 우리가 하는 진료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농학회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사업과 기대효과는?

의농학회는 의학계와 농학계의 연계 R&D사업, 정부와의 연계를 통한 정책과제 수행 사업, 소비자 단체와 환자 단체들과의 네트워크 사업, 학교를 비롯한 교육 기관과의 연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의농의 학문적 정립을 계속적으로 해나가며, 우선 교육사업에 힘써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각계 전문가들 누구나, 때로는 농부가 중심이 되어, 때로는 생태 숲 해설자가 중심이 되어 때로는 의사, 한의사 등 누구나 코어가 될 수 있도록 TF를 조직했습니다.

의농학의 확립과 전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의농학’이 하나의 사회적인 개념이 될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합니다. 내년에는 대안학교 형식의 ‘한국의농대학’을 만들 계획입니다. 자원봉사활동을 근간으로 하여 각계각층의 참여로 이루어지는데, 농부·소비자·의사 등과 함께 21세기의 농촌문제와 의료서비스 문제를 공통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특히 농업과 의학의 연계를 통하여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와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의계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의농학 입장에서 본다면 한의사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은 자연이다’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것을 활용하지는 못했습니다. 활용이 미진했다면, 함께 실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교육에서도 질병치료의 목적과 건강증진의 목적을 가진 학문들은 좀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수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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