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치료가 고혈압 환자의 혈관내피기능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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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치료가 고혈압 환자의 혈관내피기능에 미치는 영향
  • 승인 2012.11.2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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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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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40)

[개요] 혈관내피세포 기능장애는 본태성 고혈압 환자에게 만성적인 혈압 상승에 의한 2차적 결과로 종종 발견되며 흡연,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고호모시스틴혈증 등의 심혈관 위험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소견입니다. 혈관내피에서는 nitric oxide(NO, 산화질소)라는 혈관확장물질이 분비되는데 NO는 비정상적 혈관수축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혈소판의 응집, 대식세포의 부착과 침투 등을 억제하여 혈관을 보호합니다. 혈관내피 기능저하로 NO의 생체 이용률이 감소되면 동맥경화를 유도하는 염증반응이 시작됩니다.
즉, 내피세포 기능장애는 혈압상승이라는 혈역학적 변화가 동맥경화성 혈관 변화에 이르기 전의 중간 연결고리이며 주요 심혈관 질환에 앞서서 나타나는 심혈관 질환의 예측인자입니다.

혈관 내피세포 의존성 혈관확장반응(FMD, Flow-mediated Endothelium dependent vasodilation)은 내피세포 기능을 평가하는데 이용되는 검사 중의 하나로 과거에는 침습적인 방법으로 도자를 이용해 관상동맥에서 측정했지만 최근에는 고해상도 초음파를 이용하여 상완동맥에서 측정하고 있습니다.

측정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초음파로 상완동맥 직경을 측정하고(기저치) 혈압계 커프의 압력을 높여 상완동맥에 혈류가 5분간 흐르지 않게 한 후 급속도로 커프 압력을 0으로 내리면 저산소상태를 보완하기 위해 과혈류 상태가 일어나고 상완동맥 혈관이 확장되는데, 그 늘어난 직경과 기저치를 초음파로 측정하게 됩니다.

침치료는 혈관내피세포유래 산화질소(Endothelial nitric oxide, eNO)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침치료가 혈관내피 기능을 개선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는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순환신경내과에서 수행된 침치료의 혈관내피기능 개선효과에 대한 예비연구가 2010년도 JACM에 게재되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고혈압을 진단받고 혈압약을 복용 중인 15명의 환자가 모집되었으며, 2차성 고혈압은 배제했습니다. Crossover 디자인이기 때문에 (1)양측 족삼리 (2)양측 내관 (3)양측 족삼리 +내관 (4)가짜혈위(족삼리 외측 1cm 淺刺, 득기없음) 의 네 가지 치료법 모두 환자에게 적용하는데 순서는 무작위 선택하여 각각 일주일 간격으로 (1)~(4) 중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하여 자침했으며, 치료 전과 자침 15분 후 각각 FMD와 혈압을 평가했습니다. 침은 2cm 자입 후 득기과정을 거쳤으며 15분간 자침했습니다.

연구결과 족심리군과 족삼리+내관군에서 FMD가 각각 0.266±0.078 ⇒ 0.306±0.077mm, 0.284±0.098 ⇒ 0.332±0.103mm로 유의하게 변화했지만 나머지 군에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혈압은 치료 전후 네 군 모두에서 변화가 없었으며, 저자들은 치료 당시 환자들의 혈압이 정상범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서술합니다.

또한 치료 직전 환자들의 혈압이 정상범위에 있었음에도 과혈류에 의한 FMD(혈류매개 혈관확장)평균은 동맥직경의 7.7±2.4%로 15명 환자 중 13명에서 10% 이하를 나타내 과혈류에 의한 혈류매개 혈관확장 정도가 정상이하 였습니다.

[필진 의견] 이 연구를 통해 족삼리 자침이 단기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혈관내피기능을 개선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피세포 기능장애의 정도는 혈압수치와는 관련이 없으며, 혈압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고혈압 환자의 혈관내피기능을 개선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피세포 기능이상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에 정상상태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의 침치료는 단순히 강압 목적이 아니라 혈관 내피기능을 개선해 장기적 심혈관질환 진행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결고리를 밝혀낸 점이 이 연구의 의의입니다.

물론 이 연구는 장기적인 효과를 확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에 관해선 추가연구가 필요합니다. 이 연구가 중요한 것은 침치료를 통해 혈압이 낮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고혈압 환자에게 있어 내피세포 기능개선을 위해 조기에 침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침치료의 강압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많습니다. 이 연구는 침치료의 강압효과를 알아보려는 목적의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이 연구만 가지고 침치료로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간단히 지난 연구들을 살펴보면 2007년 「Circulation」에 실렸던 논문에서 침치료 기간 동안 혈압강하 효과를 보였고, 2007년 「Neurological research」에서 80명의 환자를 침치료군과 sham침 대조군으로 나누었을 때 치료군에서 평균혈압이 136.8/83.7 mmHg에서 122.1/76.8mmHg로 유의하게 낮아졌다는 연구도 있지만, 2006년도 「Hypertension」에 실렸던 ‘SHARP’연구에서는 침치료와 대조군으로 사용한 인체에 침습적인 placebo침 사이에 혈압강하 효과 차이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와 Kaplan과 Moffet 간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2010년 Cochrane library에서 고혈압 침치료 효과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프로토콜이 제출되었는데 관심을 갖고 지켜볼 연구 중 하나입니다.

[출처] Park JM et al. The acute effect of acupuncture on endothelial dysfunction in patients with hypertension: a pilot,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crossover trial. J Altern Complement Med. 2010 Aug;16(8):883-8

[링크] http://www.ncbi.nlm.nih.gov/pubmed/20673141

11월 참여필진 : 이승훈(2편) 이주현(2편) 임정태(2편) 정의민 정창운 조준영(2편) 진속창(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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