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의 한약치료에 변증을 고려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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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 피부염의 한약치료에 변증을 고려해야 하는가?
  • 승인 2012.11.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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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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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개요] 아토피성 피부염(Atopic Dermatitis, 이하 AD)은 점차 유병률이 높아져 가는 염증성 피부질환입니다. 많은 한의약연구들이 변증이나 그 밖의 한의학적 고려 없이 특정 질환에 특정 한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AD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D환자 치료에 한약이 증상 점수를 14.7% 감소시켰다거나(Jr B Dermatol, 2007), 기허로 변증된 AD환자에게 보중익기탕 투여를 통해 국소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사용을 감소시켰다는 논문 등이 있지만(eCAM, 2010) AD의 한약치료에서 변증에 따라 다른 한약을 투여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급성기 상태에 가장 많은 습열증(濕熱, Dampness and Heat syndrome)환자에 서로 다른 한약을 투여한 pilot 연구가 JACM 2012.6월호에 게재되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황련해독탕(TJ-15)은 熱毒을 없애는 처방으로 비감염성 만성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며 뇌혈관질환 등에도 응용됩니다. 오령산(TJ-17)은 체액을 조절하고 과도한 濕을 제거하는 처방으로 부종, 핍뇨 등을 나타내는 신장질환에도 사용됩니다. 이 연구는 습열증(濕熱)에 황련해독탕+오령산 투여가 황련해독탕 단독 투여보다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가 하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예비연구입니다.

연구 4주 전에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던 환자는 제외했습니다. 다음 습열 증상 9가지 중에 4가지 이상 만족한 경우를 습열증으로 진단했습니다.<(1)증상이나 컨디션의 급격한 변화 (2)과도한 가려움 (3)수포 (4)삼출성(oozing) (5)배변곤란 (6)복부팽만 (7)적갈색소변과 배뇨시 불편감 (8)설홍후태 (9)빈맥 증상이 있으면 각각 1점씩 부여>.

각 군 12명씩 총 24명의 환자 중 황련해독탕+오령산 병용군(이하 병용군)은 8명이 연구를 완료했고, 각 1.25g씩 합쳐 2.5g을 매일 3번, 황련해독탕 단독투여군(이하 단독군)은 11명이 연구를 완료했고 황련해독탕만 2.5g을 매일 3번씩 4주간 복용했습니다. 연구 중간에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의 복용이나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연고의 도포는 금지했습니다.

평가도구로는 피부질환의 평가도구인 SCORAD(SCORing Atopic Dermatitis), EASI(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를 이용했습니다. SCORAD는 병용군이 56.1±6.9 ⇒ 28.7±10.1 (27.2±8.9 감소) 단독군이 50.9±10.3 ⇒ 25.0±11.0(24.9±13.7감소) EASI는 병용군이 23.8±19.7 ⇒ 10.4±11.8(16.9±12.1감소) 단독군이 21.4±13.7 ⇒ 9.7±9.8(10.4±7.9 감소)로 변화하여 양군 모두 증상이 호전되었고 병용군이 단독군에 비해 호전된 정도가 더 좋았지만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습열증 점수도 양군 모두 호전되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고 濕과 관련된 증상에서는 병용군이, 熱과 관련된 증상에서는 단독군이 더 많이 좋아진 경향을 보였지만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신기능, 간기능, 부작용 등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필진 의견] 엄밀히 말하자면 이 논문을 통해 아토피치료에 한약이 효과가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논문의 핵심은 변증을 고려하여 한약처방을 달리 했을 때 치료효과에 차이가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두 군 간에 차이가 나는 경향성은 존재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저자들은 환자 수가 너무 적어 제2종 오류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또한 AD의 표준화된 변증안이 존재하지 않아 평가자 간에 서로 차이가 존재할 수 있는 점, 만성 질환인 AD에서 4주의 연구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 등의 한계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변증에 따른 투약이 치료결과에 차이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긴 하지만 이 연구는 예비연구이고 환자수가 적어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환자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한의학 임상연구 결과에 대해 일부 한의사들은 “획일화된 처방을 투여하는 한약 임상연구는 한의학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연구”라며 한약치료의 EBM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제 한의학 임상연구도 표준처방뿐만 아니라 개별화된 치료법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연구방법론이 도입되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한약의 처방에 있어서도 강의록을 뒤적이거나 심지어 한의사 커뮤니티 내의 문답을 통해 처방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발표된 한약 임상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출처] In-Hwa Choi et al. The Effect of TJ-15 Plus TJ-17 on Atopic Dermatitis: A Pilot Study Based on the Principle of Pattern Identification. J Altern Complement Med. 2012 Jun;18(6):5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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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참여 필진 : 이승훈(2편) 이주현(2편) 임정태(2편) 정의민 정창운 조준영(2편) 진속창(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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