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S와 溫疫病(上) - 강병수(동국대 한의대 교수·본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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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와 溫疫病(上) - 강병수(동국대 한의대 교수·본초학)
  • 승인 2003.06.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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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는 온병이 빠르게 확산되는 온역병으로 봐야
바이러스 억제 한방처방 줄이어


요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때문에 온 세계가 들끓고 있다. 2003년 5월말 현재 8,312명이 감염, 이중 764명이 사망했으며 이밖에 추정 또는 의심환자도 상당수라고 한다. (표 참조)

국립보건원 발표에 의하면 5월말 현재 우리나라는 다행히 추정환자 3명, 의심환자 15명 뿐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병은 처음 중국 광동성 동물 시장에서 닭 취급자들 사이에 2002년 11월부터 발생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인구가 조밀하고, 중국 음식 문화의 대표적 고장으로 중국에서 가장 큰 動物시장과 魚시장이 있고, 특히 동물시장에는 닭, 오리, 돼지 등의 가축은 물론 야생동물인 너구리, 사향, 살쾡이, 뱀 등에다 곤충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는 곳이다.

주민들이나 여행객들이 이들을 이용해 요리음식을 해먹고 또한 밀착되어 생활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그 결과 사람의 대소변에서 가축이나 야생동물 중 닭이나 사향, 살쾡이, 너구리 등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특히 사향, 살쾡이는 바이러스 항체까지 가지고 있어 이 동물이 집중적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동물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 인간에게 감염되고 이들은 인체의 항체를 피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호흡기 전염병이 발생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중에서도 아주 작고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는 RNA 구조를 갖고 있는 사스코 코로나 바이러스 (SCV)라는 것이 처음 홍콩 의료 연구진에 의하여 정체가 밝혀졌다.

그 후 캐나다 연구팀이 토론토에서 발생한 환자의 가검물을 채취해 바이러스의 유전자 (백혈구) 구조를 밝혔고 지난 3월 1일에는 네덜란드 연구팀에 의해 변종 바이러스가 폐렴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지금까지 중국 광동성에서 발생한 괴질은 광동성 선야센병원 호흡기 내과 과장이었던 류젠륜 교수가 홍콩에 가서 이 병이 발생하여 입원한 홍콩병원에서 치료하던 의사와 간호사가 감염 발병하였고 그가 투숙했던 아모이 가든 APT에서도 집단 발병하여 국제 교류가 빈번한 홍콩감염자들이 비행기와 선박을 통하여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므로서 싱가포르, 미국, 베트남, 캐나다, 대만, 독일, 영국 등으로 퍼져 나갔다.

이 병이 초기에는 감염 환자의 사망률이 4% 정도 였으나 차츰 15%까지 높아졌고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 중 약 50% 정도 사망하고, 특히 활동성이 강한 20대 젊은층의 감염이 전체 감염자의 30%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잠복기는 13~15일 정도이며 감염 환자는 6개월 후에도 전염성이 있으며 SCV는 공기 중에서도 약 24시간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병균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惡寒을 느끼다가 고열(38℃ 이상)이 발생하면서 두통이 생기고 몇 일이 지나면 기침이 나고 차츰 폐렴이 발생하면서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폐조직 내에는 항체가 과다하게 생성되어 조직에 손상이 일어나면 폐조직에 물이 차게되고 따라서 저산소증, 잦은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특히 저항력이 약한 노인 환자 또는 기관지 환자, 만성병을 앓는 환자는 사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SARS에 대하여 현대의학에서는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과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계통의 고강도 부신 호르몬제를 사용하지만 독성과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재발하여 악화되는 부작용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치료약이나 예방약이 없는 상태에서 대증 치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대의학적 고민이다.

그러므로 이 질환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 개인 위생과 격리 수용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정 전염병 제4군으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다.

현재 이 질환에 대해 중국이나 한국 한방계에서는 예방과 치료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는가?

중국 국가 중의학 관리국에서는 예방약으로 창출(蒼朮), 곽향(藿香), 관중(貫衆) 각 12g, 금은화(金銀花) 20g, 황기(黃기), 사삼(沙蔘), 백출(白朮) 각 15g, 방풍(防風) 10g을 넣고 달여 이틀에 한 첩씩 3회 복용한다고 대전대학 한의과에서 소개하고 있다.

특히 한의계는 5월에 사스 관련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하여 한의사협회, 대한 한의학회, 국립의료원 한방진료부, 동의과학연구소, 우리 한약재 살리기 운동본부 등 5개 단체가 모여 한의사가 권하는 사스 예방, 한방차 재료와 국민 생활 건강 지침을 발표하였다.

이 차(茶) 중에는 연교(蓮翹), 박하(薄荷), 우방자(牛蒡子), 현삼(玄蔘), 어성초(魚腥草)를 각각 차로 달여 먹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삼백초(三白草)와 서각(犀角) 등의 이용을 소개했고, 우리나라 생명과학연구소에서는 산초(山椒), 고삼(苦蔘)의 추출물이 바이러스 증식 억제와 숙주 세포에 대한 독성이 매우 낮아 이들 약초가 SCV에 이용 가치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민간 요법으로 젖소의 오줌을 달여 황소 뿔을 갈아 박하 잎, 메론 껍질을 넣고 마시는 요법도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느 한의학자가 인터넷에 비방을 올려 즉, 천축황(天竺黃), 천패모(川貝母), 상백피(桑白皮), 차전자(車前子) 등 10가지 약물을 배합한 처방이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SARS는 전염성과 사망률이 대단히 높아 전염병으로도 무서운 병이지만 국제 사회에 미치는 관광, 무역, 경제에 악영양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처음 발생한 중국은 천안문 사태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긴장과 공포 분위기를 낳았고, 관광업계는 9.11 테러 때보다 5배 이상이나 충격을 주는 등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 9.9%를 하향조정하게 되었고 향후 3개월 이상 이 병이 진정되지 않으면 무역수지 적자는 20~30억불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SARS 전염병은 한의학적 입장에서 어떻게 보아야 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한의사협회는 SARS를 공식적으로 溫疫病이라 규정짓고 그 대책을 발표했다.

이 溫病은 이미 內經이나 難經에 기술되어 있고, 임상치료 의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傷寒論에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傷寒과 溫病, 溫病과 溫疫을 구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傷寒論이란 毒感이나 장티푸스, 잡병 등의 질환이 발생하였을 때 겨울에 寒邪 즉 찬 공기나 병균이 체표에 침입하여 나타나는 증상이 차츰 체내로 침입하는 증상과 원인의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 치료하는 병이다.

그러나 溫病은 상한병과는 달리 병사가 이미 겨울에 침입하여 봄이 다가오면서 따뜻해질 때 병균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인체의 저항력이 완화될 때 체내에 발병하여 침입경로의 단계나 과정없이 직접 고열을 일으키는 병을 溫病이라고 한다.

특히 온병이 급성적으로 발병하여 전염력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溫疫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 있어서 溫病이 가장 많이 발생된 때는 崇禎 14년(1641년)에 지역적으로 溫疫病이 크게 유행하여 백여가구 중 환자 발생이 없는 가구가 없었고 한 집안 수십명 가족중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청대에 들어오면서 중국 사회가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고 강남(江·浙) 일대는 수로가 그물처럼 연결되고 인구가 조밀했기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淸代에 溫病에 대한 자극을 받아 의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되면서 섭천사(葉天士)와 같은 溫病 전문의가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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