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동체 ‘선애빌’ 시골한의사 이우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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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동체 ‘선애빌’ 시골한의사 이우정 씨
  • 승인 2012.09.1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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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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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동체는 행복한 삶의 대안”

자연에서 필요한 자원과 먹을거리를 얻고, 자연은 진화의 기회를 얻음으로써 서로 도우며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생태공동체 선애빌은 ‘하늘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을’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4년째 이비인후과 질환을 중심으로 수많은 환자를 진료해온 이우정(48) 원장(두이비안한의원)를 만나 생태공동체를 선택한 이유와 삶에 대한 철학을 들어보았다. 


진정한 행복을 찾아 만난 생태공동체
“호흡기질환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환경오염이에요. 현대의 감기는 傷寒 傷毒이기에 치료가 어렵습니다. 오염된 공기를 계속 들이마시니 그 독기를 제거할 수 없어 불치병이 되는 거죠. 세상의 호흡기 치료에 관여하는 의사들이 조금만 더 트인 시야로 본다면 당연히 환경보호가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코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해온 이 원장은 이 같은 생각을 해왔고 ‘현대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는 그것들이 제 위치를 벗어났기에 생긴 문제’임을 인식, 그 대안을 찾는다. 때마침 명상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미국인강사, 보육교사, 한의사, 직장인, 환경운동가 등 8명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커뮤니티 사람들은 서로의 생각과 뜻을 모아 생태공동체를 탄생시켰다. 

“생태공동체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삶이 아니라 삶에 대한 생각이 바뀐 만큼 가장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려고 온거죠.”
이 원장은 명상을 통해 삶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던진 결과 ‘이기적인 삶을 넘어선 이타적인 삶’이 진정으로 사람답게 사는 삶임을 깨달았고, 삶에 있어 행복의 조건이나 개념 등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했다.

전남 고흥에 2010년 12월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해 최소한의 자재와 최소한의 비용, 최소한의 노력을 들여 2011년 7월 뚝딱 완성된 생태명상공동체 ‘선애빌’. 그 구성원들은 농사를 통해 먹거리를 해결하고, 자연의 재료를 비누와 세제로 사용하며, 생태화장실을 지어 사용하는 등 도시를 벗어나 자연친화적인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치료뿐 아니라 환자를 위한 자가 치료법도 지도
“고흥의 작은 마을에서의 진료, 처음엔 많이 힘들었어요. 젊은 사람들만 상대하며 치료하다가 평생 농사만 지어오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허리, 무릎, 어깨 등 근골격계 치료를 하면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떠올리며 치료의 한계와 진정한 치료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 원장은 한의사로서 고흥에 내려온 후 병을 치료하는 개념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서울에서 병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확실하게 빨리 치료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반면, 고흥에서는 연세가 많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료하면서 생로병사를 받아들이고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명상을 하면서 진정한 치료는 병을 잘 고쳐주는 것 뿐 아니라, 같이 공감하며 환자 스스로 치료 할 수 있도록 지도를 잘하는 것이 보다 수준 높은 의사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선애빌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고흥군 포두면 상대리에서 두이비안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 원장은 생태공동체 안에서 건강을 담당한다. ‘자기병은 자기가 관리한다’는 모토아래 생태공동체 사람들을 대상으로 걷는 자세, 척추교정치료, 뇌파건강법, 두뇌건강, 채식위주의 체질식이 등 자가치료법 강의를 하고 있다. 또 1주일에 2번씩 마을회관을 찾아 의료취약계층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침치료 등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 인지해야 
마을의 한 주민으로서 마을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며, 한의사로서 마을 주민의 의료 상식 수준을 높이며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킬 수 있도록 건강에 대한 강좌를 계속 해나가려 한다는 이 원장은 현재 「비염 축농증 이제는 치료할 수 있다」의 집필을 마치고 출판을 앞두고 있다.  

“생태공동체가 충분히 행복한 삶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이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한번쯤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지구 전체의 상황에 대해서 눈을 돌리고,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이곳에 온 이후 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보면서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이 원장은 자신의 환자만이라도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며, 더 나아가 생태공동체에 합류하는 식구들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고흥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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