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경? 양명경? 편두통 치료에 어떤 경혈을 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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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경? 양명경? 편두통 치료에 어떤 경혈을 취할 것인가?
  • 승인 2012.07.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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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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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개요]  지금도 한의원에서 수많은 두통환자들이 한의학 치료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두통환자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에 대해 2009년에 cochrane review가 발표되었는데, 편두통에 있어 침이 sham침과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지만, 일반적인 치료에 비해서는 효과가 유의하다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얇게 자침하는 천자(淺刺)법을 sham침 군으로 둔 연구들은 그것이 생리적 활성을 일으키지 않는 진정한 placebo인가에 대해서 논란이 많습니다. 얇게 자침하는 천자법도 엄연히 임상에서 사용되는 침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두통의 침 치료 효과는 인정되었으니 앞으로 어떤 방식의 치료법이 더 효율적이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임상에서 편두통 치료의 경혈선택에 도움이 될 만한 논문이 있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소양경은 인체의 측면을 흐르는 경락으로 편두통 치료에 소양경의 치료가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 논문은 특정 경혈점 자침이 비경혈점의 자침보다 효과적인가에 대한 연구입니다.
다기관, 단일맹검 시험으로 소양경의 두통 특이혈(외관, 양릉천, 구허, 풍지), 소양경의 비특이혈(노식, 삼양락, 슬양관, 지오회), 양명경의 두통 특이혈(두유, 족삼리, 충양, 편력), 대조군(비경혈점)의 4군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연구대상자는 조짐편두통 혹은 무조짐 편두통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로 급성두통발작을 1년 이상 경험했고, 지난 3개월과 4주간의 baseline 기간 동안 1달에 최소 2회 이상의 두통발작이 있는, 50세 이전에 편두통을 진단받은 18∼65세의 환자입니다. 연구 참가자는 두통일지를 기록해야 하며, 지난 한 달간 편두통 예방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하고, 20회의 침 치료를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기질적 원인에 의한 두통환자는 배제했습니다.
혈 자리는 이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했으며, 좌우를 번갈아 치료했습니다. 대조군을 제외한 3개의 치료군에서만 득기를 유발하고 4군 모두 4주간 20회(5일 연속 치료 후 2일 휴식) 매회 30분간의 전침치료를 했습니다. 양약의 복용은 금지되었으며 매우 심한 통증을 호소할 때만 ibuprofen 투약이 허용되었으나, 복용한 약의 이름과 용량, 복용시간, 호전된 시간, 부작용을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일차 평가변수는 환자에 의해 기록된 두통일지에서 두통을 호소하는 일수, 2차 평가변수는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VAS & 0-3으로 구분된 Scale)였습니다. 두통일지는 Baseline(치료 4주 전부터 치료직전까지), 치료기(1~4주), 추적기(5~8주 & 13~16주) 이렇게 4차례 기록하게 하였습니다. 423명의 환자가 20회의 침 치료를 마쳤습니다.
연구결과 1차 평가변수(두통일수)에서는 추적기인 5~8주차에는 치료군과 대조군 간에 차이가 없었으나 13~16주차에 대조군에 비해 두통일수의 감소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는 유의하나 임상적으로는 minor한 의미를 가집니다. 치료군 간에 두통일수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2차 평가변수인 두통의 빈도, 강도에서는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모든 기간에서 호전되었습니다. 치료군 간에는 명확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표 참조>
이 논문의 결과에 대해 저자들은 경혈점의 선택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침의 비특이적 효과(기대감, 환자-의사 관계)가 많은 영향을 줬을 것이고, 전침자극이 그것을 더 증폭시켰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자극은 중국에서는 널리 사용되며 맹검을 위해 대조군에도 전기자극을 사용했습니다. 전기자극은 단기간 통증완화에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 그것이 치료 초반에는 치료군과 대조군 사이에 차이가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발생한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코크란 리뷰에서는 편두통 예방에 있어 침이 가짜침과 차이가 없다고 했지만, 이 연구에서는 13~16주째에 가짜 침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는 의미가 적습니다.
이 연구의 한계는 추적기간이 짧고 환자들이 직접 작성한 두통일지에 의해 치료효과를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연구 방법상 시술자를 맹검할 수는 없었습니다.

[필진 의견]  이 논문의 초점은 침 치료가 두통에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편두통 치료에 있어 선정된 특정 혈위조합이 치료 효과에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연구만으로 두통의 침 치료에 경혈특이성은 없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침의 경혈특이성이 없다고 결론이 나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침은 아무나, 아무 곳에나 자침해도 되는 것일까요? 한의사와 일반인의 차이는 무얼까요? 중요한 것은 진단에 있습니다. 치료사는 경혈점만을 고민하면 되지만 의료인은 이 질환이 침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가, 아니면 상급 의료기관에서 추가적인 검사를 통한 진단과 다른 (한)의학적 처치, 위험인자와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한가 판단해야 하는 것이지요.
진단을 놓치면 환자의 예후가 달라집니다. 또한 진단에 따라 환자의 생활 관리도 달라집니다. 특히, 편두통으로 진단됐다면 카페인 섭취를 엄격하게 금해야 합니다. 카페인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편두통 증상이 많이 호전되니까요. 치료법 선택에 투자하는 시간만큼 진단을 위한 투자에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출처] Li Y, Zheng H et al. Acupuncture for migraine prophylaxi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MAJ. 2012 Mar 6;184(4):401-10

[링크] http://www.ncbi.nlm.nih.gov/pubmed/2223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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