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한의학의 새로운 과학적 연구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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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한의학의 새로운 과학적 연구방법론
  • 승인 2012.07.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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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업

김창업

eopchang@snu.ac.kr


제가 이 칼럼을 통해 소개드리게 될 내용은 한의학, 그리고 과학에 대한 것입니다. 진부하죠? 네 진부합니다. 정말 진부한 만년떡밥거리입니다.

한의학의 과학화?
한의학을 과학화한다는 건 한의학이 지금 과학이 아니란 말이냐? 과학은 서양과학만이 아니다. 동양과학도 과학이다. 언어가 다를 뿐. 철지난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소리하지 마라. 유행 지난 지가 언젠데….
야 다 웃기지마. 서양과학, 서양의학과 한의학, 동양학문은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 융합불가능이야. 억지스런 융합은 한의학을 훼손할 뿐이지.
한의학엔 동양철학, 동양과학이 필요한데 이게 지금 사장돼서 문젠거야. 오운육기, 상수학부터 공부해라.
분석, 환원적인 서양과학은 한의학의 홀리스틱한 관점을 도저히 설명 못한다니까. 과학, 실험 연구논문은 그냥 외부에 보이기 위한 것뿐.
맞아. 생쥐 갖고 실험하는 거? 다 필요 없어. 어차피 그렇게 해서 한의학 답이 안 나와. 순수한의학 이론 궁구와 임상경험밖에 답이 없어.
그래도 근거는 필요해. 그니까 임상연구 같은 거? 생쥐 갖고 하는 무슨 분자 어쩌고…. 이런 거 말고 낫나 안낫나 보여주는 임상연구 말야.
과학적 연구? 필요는 하지. 근데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도 다 파악 안 되는 한약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분석 불가능하다잖아. 그니까 실험연구 이런 건 그거 전공한 생명공학연구원들 하라 그럼 되고…. 우리는 전통적인 처방 공부를 하는 게 최선이야.
그래도 요즘 천연물신약개발이 대세라며? 그런 거 한의사가 만들고 쓰고 그래야 하는 거 아냐? 그럼 한의사가 실험도 하고 막 논문 쓰고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천연물신약 그게 한약이냐? 변증도 없고 체질도 없고, 그냥 한약재들 스크리닝 해서 유효성분 뽑아서 약 만드는 게 무슨 한의학이야? 그건 한의학의 과학화가 아니라 그냥 양방이라니까? 한의학을 망가뜨리는 거라고!

어떠십니까. 스테디하게 다뤄져온 주제답게 참 말도 많고 의견도 다양하죠?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제가 주로 다룰 이야기는 바로 이 진부한 주제에 대한 것입니다.
‘과학의 정의란 무엇이냐?’ ‘서양과학만이 과학이냐?’부터 시작하는 다소 심오한 주제는 피해가려 합니다. 이 부분은 좀 더 과학철학 쪽으로 식견이 있는 분들께 미루도록 하고 저는 좀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제로 바로 들어갈 것입니다. 바로 한의학을 연구하는 ‘새로운 과학적 연구방법’이 그 주제입니다.
네트워크 과학(network science), 네트워크 의학(network medicine), 네트워크 약리학(network pharmacology), 시스템 생물학(systmes biology), 의료정보학(biomedical informatics)…. 각기 비슷하고 오버랩핑 하면서도 다른 뉘앙스를 갖고 있는 첨단학문분야의 다양한 이름들입니다.
갑자기 웬 뚱딴지같은 소리일까요. 대용량 분석기기의 발달로 인해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의생명 데이터 홍수. 그리고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컴퓨터와 수리, 통계학적 분석기술의 발달. 무엇보다도 그간 축적되어온 환원적 분석의 결실들에 이제는 정말 실을 꿰어야만 한다는 강력한 시대적 요구. 이 삼박자가 갖춰져 태동하고 있는 새로운 학문분야들입니다.
그리고 독자분들도 이미 느끼고 있겠지만 이러한 새로운 학문분야들은 한의학에서 인식하고, 개념화하고, 체계화하고, 시행해오고, 추구해왔던 그것!과 같은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동양에서 발전해온 한의학과 서양에서 발전시킨 과학기술은 물과 기름이 아닙니다. 절대 만날 수 없는 패러다임의 간극 따위는 없습니다. 과학과 경험의 발전단계상 미진한 단계와 조금 더 성숙한 단계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아직 태동기에 불과하고,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벌써 할 이야기는 너무나 많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신논문 혹은 서적에 대한 소개들도 이뤄질 것입니다.
칼럼 특성상, 한의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부터 한의대생, 한의사까지 폭넓은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때로는 한의학 전공자가 아니면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들어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질문 주시면 제 지력과 물리적 시간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답을 드리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김창업
제마나인 한의과학 게시판
서울대 의대 생리학교실 박사과정
 (http://www.zema9.com/hani_science)

 

이 지면은 온라인상에서 한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한의학 위키’와의 제휴로 만들어집니다. 더 많은 한의학 칼럼들이 www.kmwiki.net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의학 위키 필진으로 생각이 젊은 한의사, 한의대생 블로거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여를 원하시면 임정태 씨 메일(julcho@naver.com)로 보내주세요.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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