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연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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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연가시」
  • 승인 2012.07.0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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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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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100%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감염의 공포

감독 : 박정우
출연 : 김명민, 문정희, 김동완, 이하늬
영화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의 영화들은 어느 정도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체로 블록버스터 영화이거나 공포영화라는 것이다. 만약 두 가지를 다 겸비한 영화라면 완전 대박이겠지만 지금까지 블록버스터는 공포보다는 다른 장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주로 재난이나 선악이 뚜렷한 액션 영화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재난 영화는 쓰나미, 화산, 지진,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둔 뒤 최근에는 외계인이나 바이러스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한 재난을 다루며 관객들에게 초자연적인 공포를 느끼게 하는 영화들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변종 기생충에 의한 재난을 다룬 제목부터 독특한 영화 ‘연가시’라는 작품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고요한 새벽녘 한강에 뼈와 살가죽만 남은 참혹한 몰골의 시체들이 떠오른다. 이를 비롯해 전국 방방곡곡의 하천에서 변사체들이 발견되기 시작한다. 원인은 숙주인 인간의 뇌를 조종하여 물속에 뛰어들도록 유도해 익사시키는 ‘변종 연가시’ 때문이다. 짧은 잠복기간과 치사율 100%의 연가시는 4대강을 타고 급속하게 번져나가며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킨다.

한편, 일에 치여 가족들을 챙기지 못했던 제약회사 영업사원 재혁(김명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연가시에 감염 되어버린 아내(문정희)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치료제를 찾아 고군분투한다.
‘연가시’는 2009년 귀뚜라미랑 비슷한 ‘꼽등이’가 화제에 오르면서 덩달아 세인들의 관심을 얻은 것으로 꼽등이나 사마귀, 메뚜기 등에 기생한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연가시가 곤충의 몸으로 유입하여 어느 정도 자라면 신경조절 물질을 분비해 숙주 곤충을 조종, 물가로 유인해 자살을 유도하고, 자신은 곤충의 몸에서 빠져나와 물속에서 생활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믿기 힘들지만 실제하는 기생충이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항상 변종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만약 사람들에게 감염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생각한 후에 영화를 만들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를 보고 나면 약간의 걱정거리가 생길 수도 있다. 여하튼 ‘연가시’는 매우 빠른 전개로 인해 감염으로 인한 재난 상황들을 그려내고 있으며, 단지 가족을 구하는 가장의 모습만이 아닌 우리 사회의 여러 모순 등을 표현하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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