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미쓰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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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미쓰 GO」
  • 승인 2012.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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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심부름 한번에 500억이 걸려있다

감독 : 박철관
출연 : 고현정, 유해진, 성동일, 고창석, 이문식, 박신양
최근 영화나 TV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을 보면 20대 여배우들이 극히 드문 편이다. 그로인해 올 상반기에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극중에서는 아니지만 배우들의 실제 나이를 고려하면 연상연하 커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틈새를 공략하면서 아이돌 걸그룹의 젊은 멤버들이 출연한 작품들도 있지만 의외로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아마 원숙함에서 오는 여배우들의 연기 내공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유료관객을 유치해야 하는 영화의 경우 더욱 더 검증된 연기 내공자들이 필요해서인지 주로 30~40대 여배우들의 출연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출연하는 작품마다 큰 이슈를 몰고 다니고, 그동안 맡은 역할만을 놓고 봤을 때에도 여타의 여배우들과는 사뭇 다른 선 굵은 연기를 펼치며 흥행 보증수표라고 불리는 그녀, 바로 고현정이 홍상수 감독의 작품 후에 본격적으로 상업영화로서는 첫 작품인 ‘미쓰 GO’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소심한 여인 천수로(고현정)는 어느 날 수상한 수녀님의 심부름을 하면서 500억짜리 범죄에 휘말리게 된다.
이에 그녀는 ‘미쓰고’를 사랑한 스파이인 빨간구두(유해진)와 까칠하고 허당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수상한 경찰 성반장(성동일), 말을 너무 더듬어 속을 알 수가 없는 완벽한 말더듬이 소형사(고창석), 아는 거 없는 마약조직 보스 사영철(이문식) 그리고 폼만 잡는 범죄조직 최대 갑부 백봉남(박신양)을 만나게 되고, ‘미쓰고’라 불리며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한다.

마치 고현정을 염두하고 만든 것 같은 ‘미쓰 GO’는 고현정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명품 조연들이 대거 출연하고, ‘달마야 놀자’를 통해 웃음으로 한 판 놀았던 박철관 감독의 작품이기에 그동안 웃음이 고팠던 관객들의 배꼽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천수로라는 이름이 대변하듯이 촌스러운 모습의 대인기피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 범죄의 여왕으로 변신해 나가는 모습을 멋지게 소화해낸 고현정의 연기와 평소 볼 수 없었던 유해진의 멜로 연기, 비록 특별출연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박신양의 등장은 영화의 재미를 극에 달하게 한다.

그러나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쓰 GO’는 영화의 초반부의 깨알 같은 재미를 통해 관객들의 기대치를 한껏 올려놓지만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병폐를 답습하듯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야기가 허술해지면서 모처럼 즐거운 한 판을 원했던 관객들은 극중 천수로처럼 공황상태에 빠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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