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Nature」誌에 소개된 아시아 전통의학(13) - 12. The clinical trial barriers(임상연구의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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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Nature」誌에 소개된 아시아 전통의학(13) - 12. The clinical trial barriers(임상연구의 장애물)
  • 승인 2012.06.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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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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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은 시스템생물학 통해 소통될 수 있을 것

<글 싣는 순서>
1. NATURE OUTLOOK - TRADITIONAL ASIAN MEDICINE(아시아 전통의학)
2. TCM - Made in China(전통중의학)
3. Where West meets East(서양과 동양이 만나는 곳)
4. All systems go(시스템 과학과 한의학)
5. That healthy gut feeling(장내 미생물과 한의학)
6. Modernization-One step at a time(현대화 - 한 번에 한 걸음씩)
7. Protecting China's national treasure(중국의 국보 보호)
8. Modern TCM - Enter the clinic(현대 전통중의학-진료실에 들어 가 보다)
9. Will the sun set on Kampo?(일본 전통한방의료는 저물 것인가?)
10. Herbal dangers(한약의 위험성)
11. Herbal medicine rule book(한약 허가규정)
12. The clinical trial barriers(임상연구의 장애물)
13. Endangered and in demand(멸종위기와 수요)

전통 아시아 의학은 서양의학과 달리 예전부터 치유 예술(art to healing)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며, 기예와 과학은 질병을 치료하고,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예의 부분은 전통 아시아 의사들이 시행하는 진단법에서 드러난다.

의사는 인체 전반 상태를 고려하여 다양한 징후와 증상을 확인하고, 이들을 개개인에 따른 조합이나 패턴으로 간주한다. 처방, 치료 및 용량은 각각의 환자에 맞춰 결정되며, 종종 치료 진행과정에서 수정되기도 한다.

그러한 복잡성과 변화를 현재 정형화된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들(RCTs)을 통해 온전히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전통 아시아 의학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하지만 엄격한 임상연구 디자인이 필요하다.

RCTs는 실제 임상을 반영하기보다 고도로 통제된 조건에서 약물의 효능(efficacy)을 평가하는 설명적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ERCTs)와 피험자가 치료계획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바로 연구에서 제외하지 않아 실제 임상에서의 치료효과(effectiveness)를 평가하는 실용적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PRCTs)로 나뉜다.

ERCTs의 엄격성은 ‘평균 환자’의 개념에 의존하고 있으나, 그러한 환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이런 방법의 연구는 맞춤식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 유전학의 고려 없이 특정 연구의 대상이 된 환자들에게 그들의 유전형에 부적합한 약물을 투여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위험할 수 있다. 인간의 유전적 변이가 치료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임상연구 디자인 또한 그러한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

목표된 분자나 유전체형에 따른 치료를 가능하게 하여 치료를 향상시키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약물유전체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RCTs는 그러한 학문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면 폐암 치료제인 제피티닙의 초기 임상연구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못해 효과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개별화된 맞춤의학의 원리를 RCTs에 적용하면, ERCTs나 PRCTs에서 환자들을 기존의 임상진단이나 생물학적 특징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체에 따라 환자들을 선택한다. 더욱이 이러한 맞춤의학의 개념은 전통 아시아 의학에서 환자에 따라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따라서 개별화된 맞춤의학에 대한 임상연구 디자인은 전통 아시아 의학의 검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추측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아시아와 서양의학의 진단 원리는 기존의 환원주의적인 분자생물학적 관점이 아닌, 전체의 관점에서 복잡한 체계를 연구하는 시스템생물학을 통해서 서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전통 아시아 의학에 따른 ‘한증’과 ‘열증’의 변증이 유전체, 대사체학적인 프로파일에 따른 차이 및 치료결과의 차이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전통적인 아시아 의학이 서양의학과 통합되기 위해 RCTs에 대안적인 선정, 배제 기준 및 결과 평가의 방식이 새롭게 고안될 필요가 있다. 결국 서양의학과 전통 아시아 의학은 모두 환자를 조화된 방식으로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들은 개별화된 의학의 통합된 형태로서 함께 발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된 임상연구들이 필요하며, 이는 두 의학체계의 통합을 촉진하여 인류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해석 및 요약 / 연구동향팀

앞으로 당분간 ‘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기사를 ‘네이쳐 아시아 전통의학 특집기사’로 대신합니다. 번역본 전문은 한의쉼터 논문자료실에 올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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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linical trial barriers(임상연구의 장애물)를 읽고

새로운 한의학 임상연구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

엄격한 임상연구방법론은 한의학의 임상적 효능을 증명하는데 넘지 못할 장벽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임상의학연구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임상연구에는 임상증례연구, 환자대조군연구, 코호트연구, 임상시험 등이 있으며, 가장 근거수준이 높은 것은 무작위대조군연구이다. 대개 이때는 설명적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ERCTs)를 지칭한다고 보면 적당하다.
임상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비뚤림(bias)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비뚤림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3가지를 제거하기 위해서 무작위화(randomization), 눈가림(blindness), 탈락(drop-out)의 엄격한 관리가 중요하다. 결국 이러한 비뚤림을 최소한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RCT)은 최적의 조건에서 효과(efficacy)를 재는 것이다.

다만, 최적의 조건에서 특정 연구집단에서 시행된 임상시험이 실제 임상상황을 설명하기에는 다소간 한계가 있다.

즉, 엄격한 무작위대조임상시험이 어렵게 진행된다 해도 이 연구에 포함되는 성별, 인종, 연령대 이외에는 결과를 외삽 할 수 없으니 적용할 수 없다. 제외기준에 포함된다면 또한 적용할 수 없다.
예를 든다면 임산부, 어린이, 노인, 취약한 피험자 등은 흔히 연구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 있는 연구가 빈약하다.

뭐, 굳이 특별한 예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엄격한 임상시험에서 정해진 진단법과 치료법대로 수행된다는 것 자체가 실제 임상상황과는 많이 다를 것을 누구나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실용적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PRCT)이다.

실용적 무작위대조임상연구가 나오면서 고전적인 엄격한 임상시험으로 수행하기 다소 어려운 연구, 혹은 좀 더 개별화된 진단이나 치료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디자인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효율적인 신약개발이나 최적화된 치료적 사용 등을 위해서 임상시험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임상시험 설계를 하고 있다. 약물계량학(pharmacometrics)이라고 불리는 약물반응의 집단적 분석 접근방법은 집단의 데이터로부터 비선형혼합효과모형 및 여러 가지 통계학적 방법으로 약물반응의 구조적 모형과 개인 간의 변이를 동시에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다.
이 분야의 초기연구는 이미 1979년 Lewis B. Sheiner (1940~2004)에 의해서 NONMEM이라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상용화되어 있다.

한의학에서 진단치료에 주로 이용하는 다양한 진단법과 변증에 의해 구분되는 다양한 병증은 이전에는 양적연구의 대상이 되기 어려워 부정되거나 배제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이미 개인차와 개별화된 치료에 부합하는 약물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신약개발에는 피험자의 약동학, 약역학의 차이를 고려해서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환자의 체질이나 개인차를 고려하여 다양한 징후와 증상을 확인하여 변증하고 치료하며, 처방과 용량을 각각의 환자에 맞춰 결정하는 복잡함이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들(RCTs)을 통해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물론 한의학의 전통적인 개념에 입각하고 실제 한의사의 임상현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적절하지만 엄격한 임상연구 디자인이 필요하다.
21세기에 들어서 인간 유전체 전체가 sequencing되고 개별화된 맞춤의학이 등장한 이후 이 원리를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에 통합시키는 것은 개별화된 설명적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와 개별화된 실용적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로 이어진다.

이러한 종류의 임상 연구들은 환자들을 기존의 임상진단이나 생물학적 특징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체에 따라 환자들을 선택한다. 더욱이 이러한 맞춤의학의 개념은 분명 한의학의 변증논치의 개념이나 체질진단과 치료와 닿아있다.

새로운 개별화된 맞춤의학에 대한 임상연구 디자인을 통해서 한의학의 과학적 검증에도 적용할 수 있으리라는 추정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며 당연하다. 최근 전체의 관점에서 복잡한 체계를 연구하는 생물의학의 한 경향으로 각광받는 시스템생물학을 통해서 서로 소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의학 임상연구,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한의학의 과학성을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임상연구 디자인을 개발하자.

한창호 / 동국대학교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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