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밥상(16) - 경남 양산 대광한의원 설경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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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밥상(16) - 경남 양산 대광한의원 설경도 원장
  • 승인 2012.05.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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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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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채식과 소식(小食)으로 깨끗한 장기 관리 가능”

봄 기운이 만연한 4월 말, 8년째 비건(Vegan)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설경도(60) 한의사를 만나기 위해 경남 양산에 있는 대광한의원을 찾았다.
설 원장은 과거 오랜 시간 술, 담배와 육류 등 동물성 식품과 고량진미의 식습관으로 살아온 결과 가벼운 뇌경색, 협심증, 고혈압까지 건강이 밑바닥까지 내려간 경험이 있었다.
2004년, 우연한 계기로 비건채식을 시작한 그는 술과 담배 커피 등도 온전히 끊은 후, 차츰 건강을 회복했단다. 
“제가 지금까지 채식을 실천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이 세상을 떠났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채식하는 것이 건강에 중요하다고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채식을 시작한 후 가장 큰 변화라면 정신과 육체가 날이 갈수록 고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가 비건채식을 한 후부터 부인과 지금은 타지에 사는 두 자녀도 자연스레 채식으로 식습관을 바꾸었다. 우리나라의 식문화는 채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해 그는 베지닥터에서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미밥을 기본으로 한 채식

설 원장의 섭생노하우는 쾌식, 쾌면, 쾌변이 전부라고 할 만큼 이에 준하는 식생활습관을 지키는 것.
“젊었을 때는 잘 못 느꼈지만 차츰 나이가 들고 신체가 녹슬다보니 오장육부를 혹사시키지 말고 현미채식을 기본으로 한 소식으로 소화와 배설을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많이 먹으면 그만큼 쓰레기도 많이 나오듯이, 우리 인체도 동물성 음식물섭취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적게 먹고, 활동을 적게 하면서 배설기능을 좋게 해야만 몸이 쾌적해지는데, 젊은 사람들도 장기를 깨끗하게 관리해주는 식생활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그는 평소 현미밥을 기본으로 한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 해조류 콩 깨 견과류 등이며, 심신을 편안하게 이완시켜주는 100% 무설탕 코코아가루, 연잎차 등의 차종류도 곁들여 조화로운 식사법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와함께 맑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적당한 운동을 즐기는 것도 필수다. 설 원장은 특히 현미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몸에 있는 환경호르몬은 지방질에 거의 다 침착 되어 있습니다. 현미를 먹으면 몸속에 있는 지방을 마치 싸리 빗자루로 쓸어내리듯이 내장을 씻어내기 때문에 몸 속에 있는 환경호르몬도 지방을 통해서 같이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장도 깨끗해지는데, 장이 깨끗해지면 간도 깨끗해져서 우리 몸 전체가 쾌적하게 됩니다.”

그는 또 “흰쌀밥은 기운을 빨리 상승시키면서도 기운을 빨리 떨어뜨리기 때문에 먹고나면 뭔가 부족해서 사람들이 과식을 하는 것”이라며, “현미는 여러 가지 미네랄과 비타민이 충분하기 때문에 절대 과식을 할 수가 없고, 기운을 서서히 상승시키면서 서서히 가라앉히기 때문에 지구력이 오래 간다”고 설명했다.

봄에 나는 부추는 맛과 영양이 최상
요즈음 같은 봄철, 설 원장의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봄은 간이 주관하는 장기입니다. 해독이 되는 제철 채소 위주로 먹는데 냉이, 달래, 돌나물, 미나리, 부추, 상추, 버섯 등이 주를 이룹니다. 저는 가능한한 가열하는 요리를 피하고 기름에 튀기거나 굽지 않고 찬을 만들어 먹습니다.”
조리과정이 최소화된 음식을 즐겨먹는다는 그의 밥상에는 살짝 구운 마른 김과 미역, 다시마, 생들깨가루, 나물종류, 샐러드는 늘 빠뜨리지 않는 편이다.

설 원장은 봄철 음식으로 “옛 어르신들은 ‘봄에 나는 부추는 자식한테도 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봄 부추는 물이 올라 맛뿐 아니라 영양가도 좋다”며 적극 소개했다.
“부추는 따뜻하여 속을 데워주고 기운을 아래로 내려 보신강장을 시켜줍니다. 남자의 양기는 강장시켜 조루를 다스리고, 여자의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 냉대하를 다스려주며, 설사를 멈추고 소변빈삭증과 복통을 달래는 데도 효험이 있습니다.”

부추는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은 물론 칼륨, 칼슘 등 무기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도 풍부해서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단다. 또 부추무침에는 들깨감자국이 어울리는 궁합인데, 들깨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알레르기와 염증,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작용을 하여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영양보다 신선하고 오염 안 된 음식섭취 중요
설 원장은 또 “우리 몸은 자율신경이나 내분비호르몬을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영양자체보다 신선한 음식을, 오염이 안 된 음식을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한의학은 음양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의학이기 때문에 특히 이런 문제를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제내경」에 한의학의 가장 근본적인 기초가 있고, 한의학이 자연을 따르는 의학인만큼 한의사로서 그런 기초에 충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한의원의 내원환자들의 70∼80%가 70세 이상 노인들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그중에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암질환에 대해 식이요법지도를 함께 하는데, 거의 모든 환자들의 질병이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발병되고 있단다.

그는 우리가 먹는 음식 중 가장 중요하게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해 특히 강조하며 내원환자들에게도 현미밥으로 바꿀 것을 권하면서 현미밥을 맛있게 짓는 법에 대해서도 적극 지도하고 있다.
환자들 중 현미밥으로 먹다가 소화불량에 걸려서 오는 경우도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급하게 먹어서 발병하는 것이라며, 현미밥은 입안에서 오래 천천히 저작해서 침이 충분히 섞인 후에 삼키며 과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음식을 물에 말아먹거나 짜게 먹으면 입안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침이 섞이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싱겁게 먹고, 반찬은 채식으로 하되 가짓수를 적게 하여 염분섭취를 줄이고 설탕 사용을 최대한 금하고 대신 수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로 식단을 짜도록 권했다.

■  설경도 원장의 소박한 건강밥상

메뉴 

 현미밥, 울외장아찌, 부추무침, 들깨감자국

 1. 부추무침
양념장은 간장 2티스푼, 고춧가루 3티스푼, 깨소금 약간, 레몬즙 1티스푼, 물1티스푼의 비율로 섞어 만든 후 부추를 달지 않게 버무린다.

2. 들깨감잣국
다시마와 무를 물에 넣어 먼저 끓이고 천일염으로 간을 해 국물을 우린다. 다시마와 무를 건져낸 후엔 미리 썰어둔 감자를 넣고 익힌 후 들깨가루를 3큰술 넣는다. 건져낸 다시마와 무는 기호에 따라 채를 썰어 다시 넣어도 좋다.
 
Tip.   봄은 오장육부 중에서 간(肝)이 주관하기 때문에 오미(五味) 중에서 신맛이 간(肝)과 상응하여 활동을 도우며 묵은 것을 배설하게 한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보다는 담백하고 새콤한 음식으로, 과식보다는 소식으로 간의 기운을 잘 살려야 한다.

3. 들깨차
식후 1~2시간 뒤에는 오메가 지방산의 보고인 들깨차를 든다.

양산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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