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한약의 이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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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한약의 이해-1
  • 승인 2012.04.0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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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언

이정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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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바라보는 시각 크게 넓힐 수 있는 계기 마련

증류한약의 개발 동기
증류한약이라는 새로운 제형의 한약을 개발하고 연구한 지 벌써 12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힘들고, 어려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의학계에 조금이라도 도움 될 수 있다면 결코 헛된 시간낭비가 아닐 것이라고 스스로 자위하면서 긴 시간을 버텨왔습니다.

처음 증류한약을 개발하려고 했던 모티브는 한약의 쓴맛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한약을 복용하지 못하고, 때문에 원하는 치료를 할 수 없어 어린아이들이 쉽게 복용할 수 있는 한약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다가 개발된 한약이 바로 ‘증류한약’입니다.

증류한약이 나온 초기에는 여러 한의사 선생님들도 증류한약을 치료에 많이 활용하다가 최근에는 “약효가 없다”는 이유로 증류한약을 잘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처음 증류한약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여러 한의사 선생님들께 죄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증류한약을 치료에 사용할 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 성분이 없는 물과 같다”고 생각해서 증류한약의 복용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약 성분이 일반 한약과 똑같이 검출되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탕약과 똑같은 약효성분, 치료효과는 들쭉날쭉
지금은 일반 탕약을 증류할 수 있는 증류기계가 일반화 돼 있지만, 증류한약을 처음 만들 때는 약효성분이 검출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많은 연구와 실험 끝에 저온-감압법으로 일반 탕약과 같은 약효성분을 함유한 증류한약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연구했던 자료들을 정리해 특허신청을 했고, 2003년 8월 11일 드디어 특허(번호 ; 10-0395650)를 획득했습니다.

특허를 획득한 후에 자신감에 차서 기존에 있는 처방을 증류해 사용해본 결과, 원하는 치료율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기존 처방의 탕전 원액과 증류한 증류한약의 지표성분을 검사해 보면 분명 똑같은 약재성분이 검출되었는데도, 치료효과가 너무 달라서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로컬(Local)에서 증류한약이 나온 초기에 증류한약을 많이 사용하다가 현재는 치료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초기에 제가 겪었던 경험과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약효성분 검출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하면 증류한약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가장 중요한 치료율이 낮다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치료율을 일정 수준 끌어 올리는 데 온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시간이 무려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이제야 증류한약에 대해 동료 한의사 선생님들께 감히 “증류한약은 이런 것 입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증류한약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구되어 탄생된 새로운 증류한약이 동료 한의사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한방증류제형학회’를 창립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초기라서 학회 회원 수는 적지만, 정회원 선생님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한의학계에 증류한약이 진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약재를 우려내는 방법 시도
연구 초기에 쓴 한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어린 환자들을 보고, 어린아이들도 편하고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한약을 연구하다가 처음 시도한 방법이 약재를 우려내는 방법이었습니다.

녹차를 뜨거운 물에 우려내서 마시는 것을 보고, “한약도 뜨거운 물에 우려내도 약효가 있지 않을까?” 라는 아이디어로 한약재를 뜨거운 물에 우려내 소아 환자에게 처방을 해봤습니다.

主症으로 夜尿症과 尿意頻數이 있는 6세의 남자 아이가 내원을 했습니다. 환자 부모님께 치료하려는 취지와 방법을 충분히 설명 드리고, 6일간 杜     4g을 뜨거운 물 50cc에 10분간 우려내서 1일/2회 복용할 수 있게 杜    약재 1가지만 12첩을 싸서 드렸습니다.

6일 후에 내원한 환자의 부모님과 진료상담을 했는데, 야뇨증상은 여전하지만 빈뇨증상은 조금 호전 되었는데, 아이가 두충을 우려낸 약물의 향과 맛이 너무 강해서 인지 마시기 매우 힘들어 했다는 설명을 듣고, 다시 6일분의 두충을 드리면서 이번에는 두충을 1분간 우려낸 다음 1일/2회 복용케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6일 후에 내원을 했는데 지난번과 달리 우려낸 두충 약물을 잘 마셨고, 3일 정도 두충을 우려낸 약물을 복용하고 야뇨증과 빈뇨증상이 50% 정도 호전되어 기분 좋게 한의원에 다시 내원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듣고,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의학계에서는 처방된 약을 탕전기에 달여서 얻은 탕약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치료방법이었는데, 전혀 한약 같지 않고, 한약이라기보다 실제로 차를 우려낸 찻물로 환자에게 투여를 해서 치료효과를 얻었다는 사실이 한약을 바라보는 시각을 크게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어린이 환자가 오면 단방 약재 또는 2∼3개의 약재를 조합해서 뜨거운 물에 우려내 복용케 하는 처방법으로 많은 수의 어린이 환자에게 투약치료를 했습니다. <계속>

이정언 / 한방증류제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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