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 전국 한의대에 화상회의실 구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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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전국 한의대에 화상회의실 구축을 제안한다
  • 승인 2012.03.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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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왕

김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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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왕(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자리에 적당하지 않은 주제일 수도 있으나, 이번에는 평론이 아닌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한다. 바로 전국 한의대에 동일 규격의 화상회의실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므로, 굳이 지금 꺼내야 할 주제인가 반문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논의를 시작한다면 그 효과가 작지 않으리라 생각되어 생뚱맞은 이야기란 비난을 무릅쓰고 후속 논의의 불씨를 던져 보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한의계에는 많은 학회가 있다. 대다수가 전국적인 조직이다. 또한 전국한의과대학학생회연합이나 대학 간 연합동아리와 같은 여러 지역에 걸친 학생 조직도 있다. 한의사들의 전국 조직은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조직이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결국 구성원들이 서로 만나야 한다.

근래에는 유무선 네트워크의 각종 수단을 사용해 급한 연락을 취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좋은 통신수단을 이용한다 해도 현장에서의 만남(오프라인 모임)이 주는 교류의 깊이나 강한 동기유발 효과는 온라인 모임이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것에 적지 않은 분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이러한 모임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의 장소도 구해야 하고 기차, 자동차 등이 움직여야 한다. 모두 돈이다. 낭비되는 시간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화상회의의 도입이다. 그러나 각자의 컴퓨터 앞에서 조그만 화면을 보며 진행하는 지금의 화상회의는 좋은 대안이 아니다. 회의 집중도나 논의의 진행 속도, 그리고 주관적으로 느끼는 ‘교류의 질’이 직접 만남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따라서 최대한 현장감을 살릴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으로서는 대화면(폭 3m 정도) 스크린을 3면(전면, 측면)에 설치한 5mx3m(15제곱미터, 약 5평) 정도의 화상회의실이 효과적인 대안이라 생각한다.

나의 제안은, 이런 방을 전국 한의대에 모두 설치하자는 것이다. 좁은 지면에 상세한 설명을 할 수는 없으나 오늘날의 유무선 인프라를 고려할 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화상회의실이 동일 규격으로 전국 한의대에 모두 설치된다면 각 학회의 운영회의 및 편집회의, 동아리 모임, 양방향 임상강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고, 한의계의 인적, 학술적 교류는 양적, 질적으로 비약적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어떤 분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화상회의실이 이곳저곳 설치될 것 아닌가? 앞서가는 IT 학과들도 시도하지 않는 일을 굳이 우리가 앞장서서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반론을 제시할 지도 모르겠다.
흥미롭게도, 내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는, 국내의 주요 관공서나 대기업, 그리고 국내 대학의 어떤 학과도 이런 형태의 화상회의실과 운용망을 갖고 있지 않다. 의심이 가는 분은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업체들이 각자의 모범적 사례로 홍보하고 있는 ‘구축 사례’들을 찾아보시라.

바로 이 점 때문에 나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이 일을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그간 한의계는 현대 문명을 뒤쫓아 가기에 바빴지 그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 했던 것 같다. 이제 우리가 한 번쯤 그 선봉에 서 보면 안 될까.

독자 중 한 분이라도 한의계의 공적 자금을 집행하는 분이 계시다면 한의계의 화상회의실 구축이 갖는 뛰어난 비용 효익을 한 번쯤 고려해 보실 것을 권한다.

김 기 왕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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